비제의 오페라 진주조개잡이 중 '귀에 익은 그대 음성'
오페라 진주조개잡이는 비제가 스물다섯 살이던
1863년 만들어져 그 해 9월 초연되었습니다.
이 작품은 스리랑카의 한 섬마을을 배경으로
세 남녀의 비극적이지만 아름다운 사랑을 다뤘습니다.
주요 등장인물은 브라만교 여사제인 레일라,
진주조개잡이꾼 나디르,진주조개잡이꾼 대장이자
마을 촌장인 주르가입니다.
오래 전 나디르와 주르가는 레일라를 사모했지만
둘은 우정을 위해 여자를 잊기로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나디르는 여사제가 된 레일라를 다시 만나 위험한
사랑에 빠집니다. 사제와의 사랑은 금기 사항이었거든요.
이들의 밀회는 들통이 났고, 주르가는 촌장의 지위로
두 사람에게 화형을 내립니다.
종교적인 금기를 어긴 데다, 나디르가 우정을 위한
약속을 저버린데 대한 배신감 때문이었죠.
바로 그 때 주르가는 레일라의 목걸이를 보고
놀랍니다. 도망자 시절, 베일을 쓴 여사제의 도움으로
목숨을 구하자 그녀에게 고마움의 뜻으로 건넨 바로
그 목걸이었거든요.
레일라가 생명의 은인임을 알게 된 주르가는, 마을에
불을 지르고 그 혼란을 틈 타 두 사람을 몰래 풀어줍니다.
그러나 불을 낸 게 알려져 주르가는 죽임을 당하고 말죠.
오늘 감상할 곡은 1막에서 목소리를 듣자마자
베일을 쓴 여사제가 레일라임을 알아 챈 나디르(테너)가 부른
매우 아름다운 아리아입니다.
"부드럽고 깊은 그녀의 목소리가
산비둘기의 노랫소리처럼 들려오네.
오 고혹적인 밤이여 성스러운 황홀감이여
오, 즐거운 희열이여 광기 어린 도취여
달콤한 꿈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