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브람이 새를 쪼개지 않아서 후손이 애굽의 종이 된 것인가?(창15:6-21)
본문의 내용은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아브람이 하나님께 제사를 드리는 이야기가 아니라 하나님과 아브람이 짐승의 희생을 통해 언약을 맺는 장면이다. 그러니까 짐승의 피를 뿌려서 드리거나 불에 태워서 향기로운 냄새로 드리는 헌물이 아니라 구약시대에 이스라엘 사람들이 언약을 세울 때 짐승을 죽여서 둘로 쪼개고, 언약을 맺는 당사자들이 그 쪼갠 조각들 사이로 함께 지나감으로써 언약이 확실하게 체결되었음을 선언하는 언약의 의식이다(창15:10, 렘34:18,19).
본 내용은 희생헌물을 잘 드려서 하나님께 인정을 받는다거나, 희생헌물을 잘못 드려서 저주를 받는다는 이야기가 아님에도 아브람이 하나님께 제사를 드리면서 새는 작기 때문에 우습게 여기고 둘로 쪼개지 않은 불순종의 죄로 인해 그 후손들이 애굽에서 400년간 종살이를 하게 된 것이라고 말하는 분들이 있다. 그러니까 맹세할 때의 의식인 본문을 죄와 관련한 희생제물과 연결을 시켜서 해석을 하는 것부터 잘못된 것이니, 이런 이해를 전제로 제물을 잘못 드림으로 후손들이 저주를 받는다고 하는 것이 바른 해석이 될 수 없는 거다.
설령 제사를 드리는 의식이라고 해도 레5:7-8의 말씀에 보면 ‘만일 힘이 어린 양에 미치지 못하거든 그 범과를 속하기 위하여 산비둘기 둘이나 집비둘기 새끼 둘을 여호와께로 가져가되 하나는 속죄 제물을 삼고 하나는 번제물을 삼아 제사장에게로 가져갈 것이요 제사장은 그 속죄 제물을 먼저 드리되 그 머리를 목에서 비틀어 끊고 몸은 아주 쪼개지 말며’ 라고 했으니 아브람이 새를 쪼개지 않은 것은 잘못된 방법이 아니라 말씀을 따라 바로 한 거다. 따라서 아브람이 제사를 잘못 드려서 그의 자손이 애굽에서 400년 간 종노릇을 하게 된 것이라고 볼 수 없고, 하나님께서 아브람과의 이 언약의식을 통해 가나안 땅을 그와 그의 후손에게 주시겠다고 하신 약속을 보다 더 구체화 해주신 거다.
성경은 아브람이 제사를 잘못 드렸기 때문에 아브람의 후손들에게 저주를 내려서 그의 후손들이 400년간 종살이를 하며 괴로움을 당한 것이라고 하지 않고 아브람과 그의 자손들에게 복을 주셨다고 한다. (창15:1-5. 이 후에 여호와의 말씀이 이상 중에 아브람에게 임하여 가라사대 아브람아 두려워 말라 나는 너의 방패요 너의 지극히 큰 상급이니라 아브람이 가로되 주 여호와여 무엇을 내게 주시려나이까 나는 무자하오니 나의 상속자는 이 다메섹 엘리에셀이니이다 아브람이 또 가로되 주께서 내게 씨를 아니 주셨으니 내 집에서 길리운 자가 나의 후사가 될 것이니이다 여호와의 말씀이 그에게 임하여 가라사대 그 사람은 너의 후사가 아니라 네 몸에서 날 자가 네 후사가 되리라 하시고 그를 이끌고 밖으로 나가 가라사대 하늘을 우러러 뭇별을 셀 수 있나 보라 또 그에게 이르시되 네 자손이 이와 같으리라.)
그러면 하나님께서 아브람의 후손들로 하여금 애굽생활을 하게 하신 이유가 무엇일까? 그것은 창15장 이후의 말씀을 보면 아브람의 잘못된 제사 때문에 후손들을 벌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미 아브람에게 하신 가나안을 후손들에게 주시겠다고 하신 언약의 성취를 위해 애굽의 풍부한 자원으로 그들을 강하고 번성한 민족으로 키우기 위함이었다. (창15:14. 그 섬기는 나라를 내가 징치할찌며 그 후에 네 자손이 큰 재물을 이끌고 나오리라. (창15:18. 그 날에 여호와께서 아브람으로 더불어 언약을 세워 가라사대 내가 이 땅을 애굽강에서부터 그 큰 강 유브라데까지 네 자손에게 주노니.)
하나님께서는 아브람의 후손들을 애굽에서 강성하게 만들어서 큰 재물을 가지고 나오게 하셔서 그들을 가나안 땅에 들어가게 해서 그 땅을 차지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하셨는데 이것이 어찌 저주가 될 수 있느냐? 이것은 저주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아브람의 후손들에게 주시는 큰 복이다.
아브람의 후손이 애굽에서 노예생활을 한 것은 역사적 표면적으로 보면 요셉을 알지 못하는 새 왕이 일어나서 노예로 부려먹었기 때문인데, 이면적으로는 아브람의 후손들에게 하신 언약의 성취를 위해서는 이스라엘에게는 애굽이라는 나라와, 애굽에서의 종살이가 반드시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애굽의 고센평야는 곡창지대라서 땅이 비옥하고 곡식의 소출이 많은 곳인데, 이스라엘이 이곳에서 생육하고 번성하고 창성하고 중다하게 되어 한 민족을 이루어서 하나님께서 주시기로 약속한 가나안에 살고 있는 원주민들을 없애고 이곳에 정착할 수 있는 실력을 키우게 하기 위함이었다. 이렇게 보는 게 연단과 훈련을 통한 이룰구원의 원리에도 맞는 거다.
또한 성경에 보면 아브람의 후손이 400년간 이방의 객이 되는 이유를 가나안 땅 사람 전체를 의미하는 아모리 족속의 죄가 아직 관영치 않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이는 아무리 이방족속이라고 해도 이유 없는 징계나 심판을 행치 않으시는 하나님께서는 앞에서 말한 이유와 함께 이스라엘이 애굽에서 종살이를 하는 동안에는 아모리 족속의 죄가 이스라엘을 통해 멸망시킬 정도까지는 충만하지 않다가 400년이 될 때 죄가 충만해질 것임을 아시고 이때에 이스라엘을 통해 아모리 족속을 심판하시겠다는 뜻이다.
아브람의 후손인 야곱의 자손들이 애굽에서 종살이를 하게 된 것은 마치 요셉이 종으로 팔려갔지만 이것은 애굽의 총리가 되기 위한 과정이었던 것과 같은 것이니, 그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는 하나님의 경륜인 거다.
이 모든 과정은 아브람이 기근을 피해 애굽으로 내려갔을 때 그곳에서 아내 사라를 애굽 왕 바로에게 빼앗겼다가 하나님의 은혜로 다시 찾은 후에 많은 재물을 가지고 가나안으로 돌아오는 사건과 비슷한데, 이는 하나님께서 이때와 같은 방식으로 아브람의 후손들을 애굽에서 가나안으로 돌아오게 해 주신다는 것을 말씀해 주는 거다.
야곱이 애굽으로 들어가게 된 이유가 무엇이었느냐? 가나안 땅의 기근 때문에 야곱과 그의 가족들 70명이 요셉이 총리로 있던 애굽으로 들어가게 된 것이었고, 아브람도 역시 기근 때문에 애굽으로 들어갔고, 그런가 하면 하나님께서 애굽 왕에게 내린 재앙으로 아브람이 애굽 왕으로부터 받은 많은 재물을 가지고 가나안으로 올라온 것처럼 그의 후손들도 애굽의 열 가지 재앙으로 애굽의 많은 금은보화를 가지고 광야를 거쳐 가나안으로 들어갔다.
그래서 아브람은 하나님으로부터 자신의 후손들이 애굽에서 400년간 종노릇을 하다가 가나안 땅에 들어간다는 말을 들을 때 자신의 과거의 경험으로 인해 자신의 후손들이 어떠한 방식으로 노예생활을 하다가 어떤 과정을 거쳐서 가나안 땅에 들어가고, 그곳에서 큰 민족을 이룰 것인지를 금방 알아차렸을 거다.
이스라엘은 언약의 민족이다. 이스라엘은 언약에 의해 생겨난 민족이다. 그리고 이스라엘 백성들은 언약을 따라 사는 인생들이다. 아브람의 후손들이 애굽에서 종살이를 하다가 빼내심을 입는 것은 모두가 아브람과의 언약에 의한 거다. 언약에 의하여 애굽에서 종살이를 했고, 언약에 의하여 애굽에서 나오게 되었고, 언약에 의하여 광야생활을 거쳐 가나안에 들어가게 되었다.
이스라엘은 곧 영적 이스라엘인 지금의 예수 믿는 사람을 의미한다. 따라서 지금의 우리도 하나님의 언약을 좇아 살아가는 것이 탈 애굽생활이요, 가나안 생활로서 이 생활을 바로 할 때 아브람에게 언약하신 가나안의 복을 받게 되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