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륜스님 즉문즉설 -
▒ 문
저의 어머니는 연세에 비해서 허리와 무릎이 아주 안좋으십니다.
그런데 "이건 내 전생의 업이다. 다 풀고 가면 너희들이 편해질 거다."
그러면서 감사해 하고, 아파도 할 수 있는 게 있다는 것에 또 감사해 하시거든요.
그런데 저는 그걸 보면서 마음이 아파요.. 더 안좋아지시니까..
그래서 제가 여쭙고 싶은 것은요, 정녕 업이라는 게 있는지..
▒ 답
업은 있습니다.
그러나 전생의 어쩌고.. 하는 것은 확인할 수가 없습니다.
업이란 게 뭐냐 하면, 쉽게 말해서 습관이에요.
술 먹는 습관이 있으면, 술 먹는 업을 가지고 있다.. 이렇게 말하고
욕하는 습관이 있으면, 욕하는 업을 가지고 있다.. 이렇게 말해요.
그런데 술 먹는 업이 그냥 생겼을까 그 전에 먹었기 때문에 생겼을까? (그 전에요)
욕하는 업도 욕을 해와서 생겼을까 저절로 생겼을까? (많이 했겠죠)
습관이 그 전부터 꾸준히 해왔기 때문에 습관이 생기잖아요? (네)
그게 업이에요. 업은 형성된 거예요.
힌두교에서 업은, 태어날 때 받아온 것. 딱 주어진 것.
그래서 '업이다' 그러면 '못 고친다' 이런 뜻이에요.
그러나 불교에서는 똑같이 '업'이라는 용어를 써도
이것은 '형성된 것'이라는 뜻, 습관이라는 뜻입니다.
형성됐다는 것은, 고칠 수 있다는 겁니까 고칠 수 없다는 겁니까?
형성되어진 것은 또 사라집니까 안 사라집니까? 사라져요.
담배를 피워서 형성된 업이라면, 그것은 담배를 안 피우는 쪽으로 갈 수도 있고
욕하는 습관 때문에 욕을 한다면 그것을 바꿀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불교에서는 업장소멸이 가능하다고 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이해하시면 되고요
어머니는 그동안 살아오신 습관 때문이고, 지금은 뭐 어떻게 할 수가 없어요.
'아이구, 그동안 그렇게 많이 써 먹었는데 허리 안 아플 리가 있나? 다리 안 아플 리가 있나..
그냥 생긴 대로 살자..' 오히려 그런 게 좋아요.
'나는 전생에 무슨 죄를 지어서 이런가?'
이렇게 생각하면 몸도 아프고 마음까지 아프고..
그냥 받아들이면 몸은 아프지만 마음은 안 아플 수가 있고..
그래 어머니가 현명한 생각이에요.
(그런데 그런 어머니 모습이 마음이 아파서..)
마음은 자기가 아픈 거지..
그렇게 아파도 걸을 수 있고 일할 수 있고 하는 건 다행이지..
그걸 마음 아파하는 건 어머니 문제가 아니라 자기 문제예요.
굼벵이 꿈틀거리는 거 보고, 지렁이 기어가는 거 보고
"아이구 저거 힘들어서 어떡해요? 스님 어떡해요, 어떡해요?" 하면
그거 지렁이 문제예요 자기 문제예요? (제 문제네요 ㅎㅎ)
그러니까 '어머니 행복하면 됐다' 이렇게 생각하세요.
(저 키우느라 고생을 하셔서 그러신가.. 죄책감이 들어서..)
아니에요, 엄마가 지금까지 무슨 고생을 했든 그건 엄마 책임이지
자식 죄책감하곤 아무 상관 없어요. 그러니까 그거 고마우면
그냥 엄마가 산에 간다 하면 차비나 드리고 그러면 되지
내가 꼭 자가용으로 모셔다 드리고 그럴 수는 없는 거예요.
그런 건 꿈에 불과한 겁니다. 내가 지렁이를 보면서
'저거 다리 달아 주면 어떨까?' 생각하는 거하고 똑같은 것이지
내가 어떻게 할 수는 없어요.
그러니까 어머니 인생에 간섭하지 말고
감사기도나 열심히 하세요.
다만 감사할 뿐이에요.
☞ 편찮으신 어머니를 편안하게 바라보아야 한다 <법륜스님>
첫댓글 감사합니다.()
잘 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법문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