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살들은 모름지기 변함없는 마음으로 자비심을 일으키고 효순심을 일으키어 가지가지 방편으로 중생들을 도와주어 복과낙이 일어나게 힘을써야 하겠거늘
무자비한 마음에다 거침없는 마음으로 주지않는 남의것을 마음대로 가져가매 보살계를 받았으나 서원력을 어김이라 단두죄에 해당하는 바라이죄 되느니라 -----♡-----
훔침에도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앞의 사언절 번역본을 원문으로 가져오면 아래와 같습니다 01. 자도自盗로부터 02. 교인도敎人盗 03. 방편도方便盗 04. 찬탄도讚歎盗 05. 수희도隨喜盗 06. 주도呪盗 07. 도인盗因 08. 도연盗緣 09. 도법盗法 10. 도업盗業 따위입니다
01. 스스로 훔치고 02. 남에게 훔치게 하고 03. 방편으로 훔치고 04. 훔치는 걸 추켜주고 05. 훔치는 일에 박수치고 06. 주술로써 훔칩니다 07. 훔치는 질료인을 비롯하여 08. 훔치는 보조연과 09. 훔치는 방법과 더불어 10. 훔치는 짓 따위가 있습니다
한자 '훔치다盗' 라는 '도둑 도盗' 자는 버금 차次 자와 그릇 명皿 자의 합자입니다 가령 누군가 어떤 것을 훔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게 있다면 그게 무엇일까요 그렇습니다 첫째 그릇皿vessel입니다 훔친 물건을 이동하기 위해서라도 그릇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훔친 물건을 손 하나 대지 않고 원래 자리에 그대로 놓아두지는 않습니다 만일 그렇다면 이는 훔침이 아닙니다
반드시 버금次next 장소로 옮깁니다 버금 차次 자가 왜 '버금'일까요? 얼음冫은 물이 얼어서 된 것입니다 기본은 으레 물이고 얼음은 두번째지요 삼수변에 쓴 도둑 도盜 자도 있는데 삼수변의 물氵은 얼음이 녹아서 된 것이고 수증기가 식어서 된 것에 불과합니다 이처럼 이수변冫삼수변氵모두 버금입니다 물은 수증기가 구름이 되고 구름이 비로 내려 물을 이루는 것처럼 아무튼 물이란 수증기의 버금 모습이지요
버금 차次 자에서 삼수변氵이거나 또는 이수변冫에 붙은 하품 흠欠 자는 무슨 뜻이겠습니까 그렇습니다 하품 자체가 제2의 동작입니다 그렇다면 제1의 동작이 무엇이냐고요? 으레 이야기하는 입입니다 이야기하는 입에 앞 선 입은 없을까요 당연히 다문 입이 있습니다
그러나 다문 입은 동작이 될 수 없습니다 제1의 동작은 얘기하는 입입니다 그리고 하품欠하듯 입을 크게 벌리거나 노래하는 입은 제2의 동작입니다 이처럼 버금次은 첫째가 아닙니다 제2의 장소空間며 나아가 제2의 때時間입니다 자루이거나 호주머니거나 가방이거나 다른 어떤 것이라 할지라도 반드시 그릇에 담아 옮김은 분명합니다
따라서 버금 차次 뒤에 그릇명皿 자입니다 어떤 것을 내 것으로 만들고자 비록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지만 결론적으로 '훔침'이란 그릇皿에 담아 버금次 장소로 옮김이지요 이러한 일련의 작업이 곧 훔침입니다 불교에서는 얘기합니다 내 몸도 내 것이 아니라고 말입니다 끝내 죄다 흩어지고 사라질 모습입니다 내게 될 게 과연 무엇이 있겠습니까?
따라서 훔침盗과 도둑盜질에 담긴 뜻은 생각보다 매우 단순한 편입니다 첫째 훔친 물건이 있을 장소가 본디 있던 자리에서 다른 곳으로 이동할 뿐입니다 그렇다면 장소 하나를 이동하는 데 과연 모든 게 맨입으로 가능할 수 있을까요 당연히 머리를 굴려야 하기에 상상 밖의 두뇌 에너지가 소비됩니다 나중에 들통나지 않기 위해서지요
어떤 경우도 꼬투리를 남겨서는 안되고 설사 나중에 들통이 나더라도 반드시 빠져나갈 구멍을 마련해야겠지요 그러나 진실은 잘 숨겨지지 않습니다 언젠가는 반드시 드러납니다 둘째 또 다른 공간이 필요하게 되고 셋째 아까운 시간을 쓸 수 밖에 없습니다 넷째 결국 훔친 사실이 드러날 때 표현 불가능의 타격을 입을 수 밖에요 인생을 송두리째 맡기게 될지도 모릅니다
요즘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는 드루킹 사건이야말로 최상의 자리를 점하는 훔침중죄입니다 물건 하나 훔치는 것은 사실 개인에 국한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은 어떻습니까 온통 나라를 뒤흔들고 세상을 완벽하게 뒤집어놓는 어마어마하게 커다란 사건 아닙니까 대명천지大明天地 밝은 세상에 도대체 어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습니까
이는 바로 나라를 통째로 훔치는 일입니다 나라國 사람民들 마음을 훔침입니다 <보살계본>의 훔침 영역마저 벗어납니다 여론을 조작하고 댓글을 조작하다니요 무덤 속 시신이 놀라 벌떡 일어날 일입니다 두루 알다시피 불교의 최대 훔침중죄는 깨닫지 못하고 스스로 깨달았다 함입니다 곧 혹세무민惑世誣民입니다 세상世을 어지럽히惑고 백성民을 속이는誣 엄청난 짓입니다
이 사건도 바로 이와 같습니다 마음을 접는다고 쉽게 끝날 일이 아닙니다 국민을 속이고 호도糊塗함입니다 살생죄에서 최상의 살생중죄重罪는 생태계生態系 파괴라 하였습니다만 훔침죄에서 최고 훔침중죄重罪는 으레 혹세무민입니다 이를 '내로남불'로 끌고 갈 수는 없습니다 반드시 진상眞相truth을 밝혀 어떠한 한 점 의혹도 남기지 않을 때 나라는 다시 건강해지고 안정될 것입니다
《범망경》보살계본에서는 말씀하십니다 스스로 훔치는 것도 모자라 남에게 훔치도록 교묘하게 가르치고 갖가지 방편으로 훔치고 훔치는 것을 잘했다며 추켜주고 훔치는 일에 좋아라 박수 치고 주술로써 훔치거나 훔치게 한다고요 분명 얘기하거니와 온당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패턴은 살생죄에서는 물론 여기 훔침중죄를 거쳐 십중대계 전반에 적용되고 있습니다
훔치는 일에는 동기가 있습니다 이를 나는 질료인質料因이라 부릅니다 훔치는 일에는 과정이 있습니다 나는 이를 보조연輔助緣이라 부릅니다 그리고 훔치는 일에는 패턴法이 있습니다 훔침에 익숙한 전례業가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이는 습관성입니다 훔치盗는 패턴法과 훔치盗는 짓거리業가 결국에는 습관성으로 이어지지요
칼자루를 쥔 쪽에서는 다친다 하더라도 세게 잡은 손자국만 남을 것입니다 이에 비하여 칼날을 온몸으로 맞는 이는 과연 어떻게 될 것 같습니까 으레 만신창이滿身瘡痍가 되겠지요 그야말로 온滿 몸身이 부스럼瘡뿐이고 상처痍투성이로서 성한 곳을 찾아볼 수 없을 것입니다 아! 참으로 슬프고 마음 아픈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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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종로 대각사 정기 법회 매월 음력 초하루~초사흘 10시 화엄법회 매월 음력 보름 오전10시 미타재일 인등법회 매월 음력 열여드레 10시 지장재일법회 매월 음력 스무나흘 10시 관음재일법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