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포의 새벽 편지-1203
범망계본099
동봉
십중대계
06) 설사중과계說四衆過戒1
포살하는 불자들은 귀기울여 들을지라
청정비구 비구니와 출가자와 재가자의
죄와다못 허물들을 떠벌이지 말것이니
제가몸소 말하거나 시키지도 말지니라
죄와허물 쌓는인과 죄와허물 쌓는연과
죄와허물 쌓는법과 죄와허물 쌓는짓등
보살계를 받은이는 거론하지 말것이니
어떤일도 아무따나 떠벌이지 말지니라
보살계를 받은이는 조심해야 할것이니
외도악인 들이거나 또는이승 악인들이
부처님법 가르쳐서 법도율도 아니라며
깎아내고 비방하는 그런말을 듣게되면
적대심을 내기전에 자비마음 일으키어
악인들을 맞아가며 하나하나 설득하고
부처님의 대승정법 올바르게 가르쳐서
그와같은 이들에게 바른신심 내게하라
그렇거늘 보살들이 그네들과 어울려서
사부대중 허물들을 서슴없이 떠벌이면
사중계를 범함이요 서원력을 어김이라
보살계를 받았으나 바라이죄 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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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우리 선조들은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뒷간은 멀리 있을수록 좋다"고요
물론 "처갓집도 멀수록 좋다"했던가요?
옛날은 오늘날과 달리 뒷간이었고
흘려버리는 화장실이 아니었습니다
뒷간은 분뇨를 저장하는 기능까지 있고
화장실은 물을 내려 말끔히 흘려버리지요
적어도 옛날 우리 농경사회에서는
사람의 배설물이 그대로 거름이었습니다
따라서 이웃집에 마실을 갔다가도
뒤를 보기 위해서는 집으로 달려왔지요
농사를 짓는 데는 분뇨가 필요했으니까요
13살에 학교를 접고 농사일을 시작했지요
아홉 살에 국민(초등)학교에 들어갔으니
열세 살이면 초등학교 5학년 나이였습니다
하루는 저녁을 함께하기로 하여
아버지와 함께 이웃집에 놀러갔습니다
이웃집이라 해도 고개를 2개씩이나 넘는
족히 3km는 되는 거리였습니다
평지 3km가 아니라 산길 3km였습니다
4월말 5월 초이니 바로 이맘때였습니다
저녁을 먹고 얘기를 나누는 중에
아버지가 슬그머니 내 손을 이끄셨습니다
"얘야! 빨리 집에 가야겠다."
나는 아쉬움을 가득 머금고 여쭈었습니다
"아부지, 갑자기 집에는 왜유?"
아버지가 귓속말로 다시 소근대셨습니다
"으음! 뒤가 마렵구나, 내가 지금 급해!"
"그러세유? 아부지, 그럼 어서 가세요"
아버지가 손을 놓으시며 말씀하셨습니다
"너도 이따가 뒤가 마렵거든 곧장 오너라."
아버지는 그 길로 어둑어둑한 길을
반은 뜀박질로 걸어 집으로 돌아가셨지요
그런데 문제는 집에 도착하시기 전에
도저히 배변욕을 참지 못해
중간에서 볼일을 보고나서야 가셨답니다
다음날 이른 새벽이었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삼태기에 풀잎을 깔고
그 위에 뭔가를 담아오셨습니다
나름대로 일찍 일어난 내가 여쭈었습니다
"아부지, 이른 새벽에 어딜 다녀오세유?"
아버지가 웃으시면서 말씀하셨습니다
"음, 그래! 어제 저녁 중도에서 본 뒤를
짐승이 먹을까 봐 가서 담아오는 중이다."
허걱! 이럴 때 놀라는 표정을 해야겠지요?
아버지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음식은 비록 남의 집에서 먹더라도
뒤는 반드시 집에 돌아와서 보아야 한다."
농사 짓는 농가農家에 있어서
거름은 실로 더없이 소중한 것이었습니다
소똥이나 돼지똥, 또는 닭똥도 아니고
인분人糞이 뭐 거름이 된다고 그러셨을까
그런데 아버지는 아주 철저하셨지요
"농삿꾼은 똥을 우습게 보면 안 된다"시며
어떤 경우라도 뒤는 집에 와서 보셨습니다
그렇다고 그다지 잘 산 것도 아니었지만
아무튼 아버지는 뒤까지도 아끼셨지요
입으로 들이는 것만 중요한 게 아니라
몸에서 밖으로 배설하는 것도
더없이 소중하다는 논리
나는 거기서 '집 가家' 자를 배웠습니다
집 가家 자에 담긴 뜻이 무엇일까요
집 가/여자 고家 자로도 새기고 있는데
그 흔한 꼴形소리聲 문자도 아니고
모은會뜻意 문자文字
곧 '뜻모음會意'문자文字입니다
갓머리宀 부수에 돼지 시豕 자지요
다시 말해서 집이란 돼지우리와 같습니다
불교경전에서 화택火宅이라 함보다도
훨씬 더 소박하고 순수하다고 하겠습니다
'집'이란 집 외에
자기自己, 집, 가족家族
집안, 문벌門閥, 지체라든가
사회적 신분 지위 따위가 깃들어 있습니다
이 밖에도 조정, 도성都城
전문가, 정통한 사람, 용한 이
학자學者, 학파學派
남편, 아내, 마나님
나이가 많은 부인婦人을 높여 이르는 말
살림살이, 집을 장만하여 살다
여자 따위의 뜻이 함께 들어있습니다
소설가, 화가, 작가, 예술가 처럼
일가를 이루었을 때 쓰는 말이기도 합니다
단 여자女子를 지칭할 때는 '고' 로 읽습니다
집 가, 또는 부딪칠 돌宊 자와 같은 자며
시어머니 고姑 자와 통하는 자로
이 때는 으레 '여자 고家' 자로 새깁니다
가령 집 가家 자를 파자破字하면
집 안宀에서 돼지豕를 기른다는 뜻이지요
불교에서 '집'이란 '돼지우리'입니다
꼭 돼지우리여서 돼지우리가 아니라
그만큼 '온갖 번뇌로 가득 차 있음'입니다
돼지우리는 같은 공간에서 먹고
같은 공간에서 배설하는 독특한 집입니다
사람이 사는 집은 주방과 식당
그리고 화장실이 따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출가出家와 재가在家가 다른 점은
딱 한 가지를 중심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 한 가지가 무엇일까요
으레 '집家'입니다
생명은 '집'을 중심으로 살아갑니다
이는 사람만이 아닙니다
생명있는 모든 것들은 집이 있습니다
지구상에 집 없는 생명이 있을 수 있을까요
으레 얼마든 있을 수 있습니다
사자 호랑이 등 고양이과 동물들은
이렇다 할 집을 갖고 있지 않단 말씀인가요
정말 고양이과 동물은 어떤 녀석이나
집을 갖고 있지 않을까요?
반드시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고양이과 동물들은 영역을 설정합니다
이처럼 생명체는 집을 중시합니다
개미든 벌이든 족제비든 곰이든
그들은 반드시 집을 갖고 있습니다
새들도 곤충도 박테리아까지도
집을 중심으로 살아갑니다
심지어 민물고기나 바닷고기조차도
그들의 영역을 특별히 고집하고 있습니다
출가자出家者와 재가자在家者는
두 개의 틀을 형성形成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집家을 벗어남出이고
다른 하나는 집家에 머무름在이지요
집을 벗어났으니 집에 머물지 않을 것이고
집에 머무르니 으레 집에 있겠지요
그런데 재미있는 게 있습니다
집을 나온 출가자는 오히려 집에 집착하고
집에 머무는 재가자는 되려 탈속을 꿈 꿉니다
'남의 떡이 더 커보인다'는 효과이겠지요?
어찌하여 법칙法則law이 아니고
효과效果effec라 명명命名하느냐고요?
남의 떡이 더 커보이는 것은 실측이 아니고
그냥 그렇게 보인다는 심리 때문입니다
심리학 용어에서는 효과가 되고
과학이나 물리에서는 법칙이 있습니다
이른 바 원리原理principle/theory이지요
출가자가 집에 집착하고
재가자가 집을 꿈꾸는 것은
반드시 실제라기보다 하나의 심리입니다
어쩌면 그래서일지도 모릅니다
출가자는 그저 큰 절을 지으려 하고
재가자는 살고있는 집마저 버리려 합니다
평생을 집에 가족에 얽매어 살았으니
그러한 집에서 벗어나려 하고
출가한 이래 혈혈단신孑孑單身으로 살다 보니
번듯한 절 한 채 갖고 싶지 않겠는지요
철도는 두 가닥입니다
2가닥 철도는 서로에 대해 생각한다지요
"평생을 함께했으나 도저히 알 수가 없어"
출가자가 재가자를 이해하지 못하듯
재가자도 출가자를 통 알 수가 없다는군요
"스님들 말이야! 도통 알 수가 없어
다 버리고 나와서 뭘 그리 집착하는지?"
그러나 출가자는 출가자대로
나름의 번민을 하나씩 갖고 있습니다
그들 번민이 무엇일까요
출가자는 대관절 어떤 번민이 있을까요?
여기서 출가자들이 지닌 번민을
시시콜콜 다 얘기할 수는 없는 일이나
분명 출가자들도 나름대로 번민이 있습니다
뛰쳐나온出 집家에 대해
미련을 갖고 있느냐 없느냐 하는 것은
철저히 개인적 문제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소위 이루고在 있는 가정家에 대해
어떠할 것인가를 생각하는 문제도
역시 개인적 문제이기에 다룰 수 없습니다
여기 보살계 십중대계에서 강조하는 것은
출가자든 재가자든 이들에 대해
어떤 경우도 "깊이 파고들지 말라"입니다
자기 수행에만 전념하면 충분하지
남에게 신경 쓸 일이 뭐그리 많느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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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종로 대각사 정기 법회
매월음 초하루~초사흘 10시 화엄법회
매월음 보름 오전10시 미타재일 인등법회
매월음 열여드레 10시 지장재일법회
매월음 스무나흘 10시 관음재일법회
매주 금요일 10~14시 대비주기도
매주 토요일 18~21시 천자문 강좌
2. 곤지암 우리절 법회
매주 일요일 10:30~13:00 일요법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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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30/2018
종로 대각사 '검찾는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