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새벽도 여느 때와 다름없이 수영장으로 향한다. 사우나 실에서
마주친 분들과 아침인사를 나누고 물속에 첨범.
낮에는 A산으로 차를 몰아 약수터 안쪽에다 주차해놓고 전망대쪽을 향해
발걸음을 내딛었다. 와우! 전망대쪽의 제1코스는 경사가 심해 무척 힘들다.
그제사 물리치료사님이 한 말이 생각난다. 그쪽은 경사가 심하니 2코스쪽으로
가야한다고. 4월에 멀리 눈으로 덮힌 하얀 산을 쳐다보니 그 기분도 꽤나 괜찮다.
그것이 철쭉과 함께 A산의 명물이라고 한다.
오늘은 동생들이 오는 날이다.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가족들이라 벌써부터
마음이 설렌다. 마침 내일이 이곳 A읍의 장날이라 이들을 데리고 우리 옛날 시골에서
자랐던 그때를 떠올리며 실컷 장날을 만끽하리라.
이곳 장날은 다른 시골의 장터보다 규모가 더 큰것 같다.
사람들도 더 시끌벅적하고.
장터 입구에서 짝퉁 운동복을 하나들고 동생이 흥정을 하니 아침부터 거나하게
취한 주인 양반이 아 그거 오리지날로 들어가다 말은 물건이라고 너스레를 뜬다.
다른 거 하나 끼워 달랬더니 자기를 갖고 가란다. ㅎ ㅎ
이곳저곳을 시시덕거리며 시골 장날의 풍물에 흠뻑 젖은 우리는 길바닥에 좌판을
깔고 퍼질러 앉아 멍게와 해삼에다 소주를 한잔 딱 걸치니 그 옛날 생각이 절로
난다. 어린 시절 어머니 손을 잡고 이곳저곳을 다니며 신기해하던 우리가
어느새 황혼 살에 접어 들어 이제 같은 곳에서 어머니를 그리니 어찌 온갖 추억이
떠오르지 않으리오.
숙소로 돌아온 동생들이 흡족한 얼굴로 말한다.
형님, 형수님 행복해 보여요.
이곳은 모든게 다 갖춰져 있네요. 아름다운 곳입니다. 끝
졸필입니다. 읽어신 분 고맙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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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경남 호의 저의 글 밑에 실린 기타를 든 내외분은 저의
부부가 아님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