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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시립대가자』 원문보기 글쓴이: 大韓民國선호™
본관 앞에 동문탑의 새가 주인공입니다..
그 새에 대해 말이 많죠..연대 독수리 짝퉁이다..큰 참새다..등등..
하지만..연대 독수리 못지 않은 멋진 동물 바로 장산곶매입니다..
어떤 새인지는 밑에 설명드리고여..
제가 가장 맘에 드는건 장산곶매는 사냥을 나가기 전에 자기 둥지를 부수고 나갑니다..즉..죽을각오로 싸운다는거죠..배수의진이라는 말있죠? 거의 그런 개념이죠..
아마 우리 시립대생들도 이런 장산곶매처럼 배수의 진을 치면..취업이고 고시고 못할일이 없다고 생각합니다..그리고 우리의 상징 장산곶매를 연대의 독수리처럼 널리 알리고 사랑해줍시다.
그리고 동문탑의 규모가 좀 거시기 한데..원래 장산곶매는 하늘을 날면 날개로 하늘을 가리고 전설의 싸움매입니다..그리고 황석영의 장길산에 등장한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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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산곶매 이야기^^
옛날 옛날에 황해도에 구월산 줄기가 바다를 향해 쭉 뻗다가, 뚝 끊어진 곳에 '장산곶' 이라는 마을이 있었다.
산맥과 바다가 맞부딛는 곳이라 물살이 드세고 땅의 기운이 센 곳이었다.
헌데 이 곳은 땅의 기운이 하두 드세어서 약한 것들은 살아남질 못했다.
그 장산곶에 우람한 낙랑장송이 우거진 숲이 있었는데,
그 숲에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일하다가, 나쁜 놈들한테 ?i기는 사람들이 들어가곤 했는데
그 이유인즉, 나쁜 놈들이 칼을 들고 들어가면, 그 칼에 금방 녹이 슬어 버렸다한다.
그것은 그 숲에 '장산곶 매'의 정기가 서려 있었기 때문이다.
이 장산곶 숲속에 날짐승 중 으뜸이라할 수 있는 매가 살았는데 그중 으뜸인 장수매를 일컬어 '장산곶 매'라 한다.
이놈은 주변의 약한 동물은 괴롭히지 않고 일년에 딱 두 번 대륙으로 사냥을 나가는데
떠나기 전날 밤 부리질을 하며 자기둥지를 부수어 낸다.
장산곶 매가 한 번 사냥을 나선다는 건 생명을 건 혼신의 싸움이었으므로 그 부리질은 마지막 입질연습이요,
또한 그것을 통해 자신의 마지막 안식처까지 부수어 내며 자신의 정신적 상황을 점검했던 것이다.
이 장산곶 매가 무사히 부리질을 끝내고 사냥을 떠나면 이 마을에는 행운이 찾아든다고했다.
그래서 장산곶 사람들은 매가 부리질을 딱-딱-- 시작하면 마음을 조이다가
드디어 사냥을 떠나면 바로 그 순간 봉화를 올리고 춤을 추며 기뻐하였던 것이다.
그런데 하루는 큰 대륙에서, 큰 날개를 가진 독수리가 쳐들어와서 온 동네를 쑥밭 으로 만들었다한다.
송아지두 잡아가구, 아기두 채 가구, 농사지은 것두 다 망쳐버리구, 동네 사람들은 많이 다치구, 죽기두 하구,
그래서 사람들이 기운이 빠져 슬퍼하고있을 때.... '장산곶매'가 날아올랐다!!
동네 사람들은 징두 치구 꽹과리두 치면서 응원을 했다.
독수리는 그 큰 날개를 한 번 휘두르면 회오리가 일어날 지경이었고, 장산곶매는 그에 비하면 형편없이 작아 보였다.
싸움은 밤새 계속되었다.
흰옷 입은 사람들의 옷에 꽃잎처럼 붉은피가 뚝뚝 떨어져 번지기 시작했다.
장산곶매와 물건너온 독수리는 피투성이가 되도록 싸우고 있었던 것이다.
장산곶매는 용감히 싸웠다.
처음엔 그놈의 날개 바람에 휘청거리기도 했지만 싸우면서 그 놈의 약점을 알았다.
날개가 아무리 커두 날갯죽지는 별거 아니었으므로 장산곶매는 단숨에 그놈의 가슴팍을 파고들어 있는 힘을 다해 날갯죽지를 쪼아버렸다.
그러자 그놈은 힘을 못 쓰고 땅으로 곤두박질을 치고 말았다.
싸움이 끝나고 난 후 장산곶매는 벼랑 위 낙락장송 위에 앉아 피투성이가된 지친 몸을 쉬고 있었다.
그런데 기쁨도 잠시 그때 피냄새를 맡은 큰 구렁이가 나타났다.
그리고는 장산곶매가 앉아있는 나무를 감고 기어 올라가기 시작하는게 아닌가!
마을사람들은 장산곶매더러 빨리 날아오르라고 소리를 지르며 꽹과리를 쳐댔으나, 장산곶매는 졸고만 있었다.
마을 사람들이 장산곶매가 어릴적에 마을을 지키는 새라고 발목에 끈을 매어 표식를 해놓았었는데, 그게 나뭇가지에 걸렸던것이다.
그런데 장산곶매는 너무 지처 그걸 끊을 수 없어서 날아오르지 못했던 것이다.
하지만 장산곶매는 한 쪽 발을 들고 구렁이가 막 덤비는 순간 들고있던 한쪽발로 구렁이의 눈을 공격하고
그 놈이 휘청거릴 때 부리로 머리통을 쪼아 버렸다.
마을사람들이 기뻐 함성을 올리는 순간 장산곶매는 하늘로 힘차게 날아올랐다.
그때 막 동편 하늘이 붉게 물들기 시작하며 마을에는 어둠이 걷히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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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산곶매의 유래
지금은 비록 갈 수 없는 머나먼 땅일지도 모르지만 분명히 존재하고 있는 우리의 반쪽 나라 북한의 황해도 지방에 장산곶(곶:지명뒤에 붙어서 바다나 호수로 뾰족하게 내민 땅)이라는 곳이 있다.
이곳은 유명한 명태잡이가 성행하는 곳이기도 하다. 이곳 뒷산에 절벽에 둥지를 틀고 있는 매가 있다. 이 매를 장산곶에 사는 매라는 의미에서 <장산곶매>라고 한다.
장산곶매가 세상에 알려진것은 책으로는 '장길산'이라는 만화책과 소설책에서 등장하는 것으로 자주성과 그리고 압제에 대한 항거와 자유를 의미하고 있다.
장산곶매는 그 크기는 비록 작으나 한번의 날개짓으로 몇 리를 날수 있으며, 절대로 사람이나 농작물과 가축을 해하는 일이 없고, 먹이를 구하기 위해 광대한 만주벌판에서 호랑이나 사슴 등을 잡아 먹는다고 한다.
이와 비교해서 중국에 사는 매는 그 크기가 크고 그 날개 또한 웅대하다고 한다. 이 매는 자주 장산곶으로 날아와서 어부의 가축이나 포획물을 가로채는 일을 저지르는데 항상 장산곶매가 그 중국의 매를 쫓아 버린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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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산곶매의 성격
장산곶매는 첫째,민족 자주성을 대표한다. 외세의 힘에 대항하여 싸우는 우리 민족의 역사를 대변하고 있다. 둘째, 장산곶매는 약자의 편에 서서 싸우는 우리 민중의 대변자의 역할을 한다. 결코 약자를 괴롭히지 않고 민중을 괴롭히는 수탈자와의 싸움에서 나타나는 모습이다. 셋째, 억압에서 반대되고 자신의 틀과 반대되는 의미에서 자유를 의미한다. 장산곶매는 자신의 둥지를 떠날 때 항상 둥지를 부셔 버리고 떠난다. 이는 자신이 가진 욕심과 소유욕 대한 승리이다. 자신의 아집을 깰 수 있고 자기 중심의 세상의 틀을 깰 수 있는 것이 바로 장산곶매인 것이다.
장산곶매는 이러한 성격으로 인하여 장산곶에서 민속적 신앙으로 까지 발전할 수 있었다. 글 쓰는 사람들이라면 아마 이러한 자유와 그리고 자신의 사상을 그릴 수 있고 민족을 생각하는 지성을 가지고 있어야만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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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산곶과 백령도의 두문진 사이의 인당수길로 연결되어 왔지만 해방 후 남북이 갈리자 인당수 한가운데로 38선이 지나면서 장산곶은 소련군이 진주하고 백령도는 미군정청에 소속되었다. 다시 전쟁이 터지면서 백령도만 남게 되어 인천항에서 백령도까지 뱃길은 무려 서울서 대전 구간보다 긴 191.4km 이지만 장산곶과는 불과 15km거리다. 따라서 백령도에서 보면 지척에 장산곶이 보인다. 황해도 장연땅 서쪽바다 끝에 장산곶이 있다.
"용이 할퀴듯 범이 움켜쥐듯" 절경을 만들어 놓았다는 이곳은 그 풍치만큼이나 살기도 좋은 동네였다. 이러한 복덕에는 장산곶매의 숨은 공이 있었다고 예로부터 전해오고 있다.
장산곶매는 1년에 두 번 대륙 사냥을 나가는데 사냥 나갈 땐 전날 자기둥지를 부수는 부리질 연습을 한다. 그 소리가 딱딱나면 마을에는 행운이 찾아와 풍년과 풍어, 결혼과 출산의복이 굴러 들어온다는 것이다. 그런데 어느 날 대륙에서 수리떼가 쳐들어왔다. 그때 장산곶매는 수리의 우두머리와 붙어 오랜 싸움 끝에 수리의 날개를 공격해 떨어뜨린다. 하지만 승리의 기쁨을 누리기도 전에 이번에는 대륙에서 먹구렁이가 또 쳐들어왔다. 수 백 발이 넘는 먹구렁이와의 싸움에서도 장산곶매는 이겼고, 장산곶 마루에는 승리의 북소리가 울려 퍼졌다는 얘기다. "장산곶 마루에 북소리 나더니~" 하는 몽금포 타령에서 나오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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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해도 장산곶에 전해지는 매의 전설로 장수매라고도 하지요. 싸우러 나갈 때는 자기 둥지를 부수고 떠난다고 하는 용맹스러운 매의 전설은 정세를 파악하여 움직여야 할 때를 판단하고, 일단 일어서면 돌아올 것을 생각하지 않는 투사의 이미지로 전해집니다. 황석영의 소설 <장길산> 도입부가 바로 이 장산곶매 전설을 소개하는 걸로 시작되며, 백기완 씨의 <장산곶매 이야기>도 유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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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석영의 [장길산] 도입부입니다.
황해도는 동으로 함경도와 강원도에 인접해서 마식령 산맥의 산세에 닿고, 남은 예성강을 지경으로 경기도의 들판과 만나며 북은 대동강을 건너 평안도를 바라보는데 서쪽으로는 바다로 솟아나가 중국의 산동을 마주 보고 있다. 들판도 있으나 험한 산에 골짜기도 깊고, 오랫동안 수부에 가까워서 예부터 관의 혹정에 민감했으며, 도둑이 많아 조정을 괴롭히곤 하였다. 팔대 명산의 하나이며 태고적 단군의 도읍지인 구월산은 그 줄기가 남서쪽으로 우회하여 추산을 따라 불타산에 이르고, 막바지로 그친 곳에 장산곶이라는 험한 해안 마루턱이 있으니
옛 노래에,
장산곶 마루에 북소리 나더니
금일도 상봉에 님만나 보겠네
갈 길은 멀구요 행선은 더디니
늦바람 불라고 서낭님 조른다.
하던 그곳이다. 그곳에 지방민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내려 오는 전설이 있어 기록하였으되,
기암절벽이 바다 가운데까지 둘러서 있고 골짜기가 깊게 뚫렸는데 곶은 백여 리에 이르고 수세가 거꾸로 휘돌아서 근처의 임당수는 뱃길이 몹시 험하였다. 금색으로 반짝이는 명주실처럼 가는 모래가 수십 리에 깔렸는데 밤 새워 불어오는 바닷바람에 해변의 사구가 나날이 이동하는 것이었다.
갯가에 게딱지 같은 집들이 모여서 마을을 이루었고 마을마다 아름드리 해송이 몇백 년씩 나이를 먹어 자라고 있었다.
산세가 험하고 모래가 대부부인 해변에서 농사라야 수수나 기장 따위가 고작인 어촌 사람들은 진작부터 바다로 나가야만 했다. 열흘 길, 보름 길, 어떤 때엔 한 달 이상씩 걸리는 긴 뱃길에서 풍어의 기쁨은 쉽게 잊혀지는 대신 수 많은 마을 사람들이 풍랑에 삼켜져서 그 슬픔만이 오랫동안 남아있곤 하였다.
마을이 생겨나기 전부터 이곳 바닷가에는 매가 날아와 살았으니, 나라의 응방에서 이 지방 매를 특산품으로 정하여 관가에 바치도록 하였는데, 특히 대청도의 이른바 해동청 보라매는 사람과 쉽게 친해질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건어를 만드느라고 잡힌 고기를 얹은 마을의 지붕마다 잡새가 날아와 피해가 심했으나, 이 마을에 매가 드나들고부터는 얼씬하지 못했으므로 마을 사람들은 더욱더 매를 소중하게 알았다.
그들은 먹이를 주어 매를 돌보고 둥지도 지어 주었으며 고깃배가 출발하기 전날의 풍어제 때에는 매를 가장 귀한 제주로 알게 되었다.
조기떼가 연평을 경유해서 대청 소청 앞 바다를 지나가는 철이 돌아왔다. 벌써부터 먼 곳에서 갈매기들이 모여들고 있는지, 새벽바람을 타고 먼 바다에서 울부짖는 갈매기들의 음울한 소리가 들려왔다.
마을 사람들은 어망을 짜고 배를 수선하고 돛을 기웠는데 어계의 총대되는 사람이 주도하여 별신굿을 벌일 준비를 서둘렀다. 당산 나무 밑에 돌맞이를 하고 나서 삼신제를 지낸 다음 바닷가에 각종 제물을 펼쳐놓고 용왕제를 지내고서, 오색 융복에 전립을 쓴 무당이 밤 굿을 벌였다.
몰려온 고기는 잡아야 하지만 일기를 헤아릴 수 없으니 살아 돌아오기도 딱이 기약하지 못하는 마을 사람들이었다. 이튿날 새벽에 출어기를 올린 어선들이 바다로 나갔고, 매도 그들의 머리 위를 선회하면서 전송했다.
보름 뒤에 배가 만선이 되어 돌아왔으니, 온 마을이 들끓는 듯한 잔치가 벌어졌는데 그것은 험한 바다에서 되살아온 신생을 위해서였다. 한데 그제서야 마을 사람들은 언제부터인가 마을에서 매가 없어진 것을 뒤늦게 알아차렸다.
아이들의 이야기로는 매가 바다로 날아간 지 사흘이 넘었다는 것이었다. 온종일을 찾아 다니다 드디어 땅거미가 내려 덮었는데 한 사람이 소리치며 달려왔다.
뭔지 보인다, 매 같다!
모두들 바람이 거세게 불어대는 저녁 바다를 향해 뛰어갔다. 아득한 수평선 위에선 무엇인가 움직이는 게 보였다, 바다와 하늘의 바깥쪽은 우중충하게 어두워지고 수평선을 중심으로 가느다란 놀의 띠가 겹겹이 드러나 안쪽으로 향할수록 감빛이 짙어진 그런 무렵이었다.
어둠과 빛의 경계를 그 점들은 들락날락 하였는데, 재빠르게 위로 아래로 도는 듯이 보였다. 파도와 바람소리만이 들려왔다.
박명 속에 가느다랗던 놀이 차차 사라져 가고 어 둠속에서 오르락 내리락 하는 두 점들은 가까워 졌는데 어느 아이가 외쳤다.
둘이다. 싸우고 있다. 하늘에서 싸운다. 하나는 우리 매다!
매는 자기보다 몸집이 두어 배는 되어 보이는 날것과 맞붙었다가 는 다시 떨어져 돌고, 또 맞붙어 날개를 치는 것이었다. 매는 수리를 피해서 뭍을 향해 물러서려고 하는 중이었다.
하나가 위로 휙 날아 오르면 더불어 올랐다가 바다를 향해 떨어지면서 서로 엇갈려 잠깐 멈칫해서 부리와 발톱으로 치고는 , 치는 사이에 날개를 푸드득이는 소리가 바람소리 가운데 똑똑히 들렸다.
매는 수리의 공격을 막아내면서, 될 수 있으면 모여 있는 마을 사람들의 머리 위로 가까이 날아오려고 애쓰는 것처럼 보였다.
매와 수리는 한 덩어리가 되어 끊임없이 날개를 치면서 뭍으로 다가왔다. 이제까지 보고만 서 있던 사람들의 마음에도 결기가 가득차서 일시에 목청을 합쳐 고함을 질렀다.
매와 수리가 일단 흩어졌는데, 매는 아래로 낮게 날아 사람들의 머리 위로 날개를 치면서 한 바퀴 돌고 나서 다시 수리에게로 쫓아 올라갔다. 매가 날개를 퍼덕이며 지나갔을 때, 그 죽지에서 흩뿌려진 피가 잔치 옷으로 갈아입은 마을 사람들의 흰옷 위에 번져갔다.
매가 수리를 향하여 일격을 가하려고 달려들 때에, 사람들은 다시 한 번 목청을 합쳐 고함을 질렀다. 허공에서 매와 수리의 깃털이 어지럽게 흩날렸다. 수리는 매의 거세어진 기세에 당하지 못하고 목을 움츠리더니, 상대를 버리고 바다 쪽으로 달아났다.
매가 사람들의 고함소리에 힘을 얻어 수리 뒤를 바짝 쫓아갔다. 수리가 중심을 잃고 아래로 방향을 바꾸는데 매는 위로부터 곤두박질 치면서 수리의 머리를 쪼았다.
치명타를 받은 수리가 물에 처박혔고, 매는 다시 위로 드높게 날아올랐다. 마을 사람들의 환성이 크게 일어났고, 매는 사람들의 머리 위에서 자랑스럽게 맴돌더니 지친 듯이 마을 어귀의 당솔 나무 가지 위에 내려앉았다.
마을 사람들은 먹이를 준비하고 풍악을 잡히면서, 배가 그들의 어깨 위에 다정하게 내려앉기를 재촉하였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매는 다른 때처럼 사람들의 팔뚝에도 내려와 앉지 않고 나뭇가지 위에서 날개만 몇 번 퍼덕여 보였을 뿐이었다.
주위가 완전히 캄캄해질 때까지 마을 사람들은 횃불을 밝혀 들고 매가 내려오기만을 기다렸다.
횃불 빛에 드러난 해송의 깊숙한 구멍 속에서 이번에는 구렁이가 기어 나왔다. 구렁이는 비늘을 번쩍이며 사리를 풀고는 나무를 타고 꿈틀꿈틀 기어올라갔다.
마을 사람들이 안타깝게 불렀건만, 어둠 속의 매는 움직이는 것 같지 않았다. 구렁이가 나무 꼭대기를 향해 기어올라간 뒤 한참동안 사람들은 숨을 죽이고 기다렸다.
빗방울이 뚝뚝 떨어지더니 이윽고 폭우가 줄기차게 쏟아져 내려왔다. 천둥이 울고 번개가 번쩍였다.
빗소리와 우뢰 소리 속에서 밤새껏 퍼덕이는 날개 소리가 들려왔다.
동녘이 뿌옇게 밝을 즈음에 지쳐서 나무둥치 아래 둘러앉은 사람들 앞에 토막 난 구렁이의 시체가 떨어져 내려왔다. 나뭇가지에 걸친 채로 날개와 부리를 땅으로 축 늘어뜨린 매의 형상이 보였다.
마을 사람들은 어째서 매가 나무에서 끝내 내려오지 않았는지 그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 마을 사람들은 날렵한 아이를 시켜 나 무위에 오르도록 하였다. 올라간 아이가 죽은 매에 손을 대려다가 분한 듯이 외쳤다.
실매듭이 나뭇가지에 걸렸어요. 남에게 빼앗길까 하며 매가 마을의 소유임을 표하느라고, 매어 놓은 오른쪽 발목의 붉은 실매듭이 매를 죽게 했던 것이다.
마을 사람들은 매와 맺은 인연을 그저는 믿지 못하여 매듭으로 확인을 해놓아야 만 했던 것이다.
그 인연 때문에 매는 밤새 싸웠고 기진하여 죽게 되었으니.
일찍이 왜병이 국토를 점령했을 적에 백성 중에 일으킨 대장이 여럿 있어 그들과 오래 항전했었다. 한 의병장이 허수아비 같은 관군과도 대적해서 싸우다가 어느 싸움에 대패하여 병을 해산하고 민가에 숨어있었다.
그가 장산곶 어부 집에 숨었다가 매의 죽음에 크게 깨우친 바가 있었다.
그는 밤새껏 잠들지 못해 뒤척이다가, 이 신뢰하지 못하는 마을 사람들의 작은 사랑에 대하여 안타까와하고 눈물을 흘렸다.
매가 기세를 펴지 못하고 매듭에 걸린 채 죽어 버린 연유와 같게도, 그는 다른 대장들처럼 피살되었다. 그가 장산곶을 떠나 남 몰래 귀향샜는데 병이 해산된 뒤부터 노리던 자의 눈에 발각된 바 있었고 포상금을 탐한 동료가 밀고를 했던 것이다.
수심과 괴로움으로 번뇌에 가득찬 밤을 지새우고 겨우 곤한 잠에 빠졌을 무렵 힘으로는 대적하지 못하리라 믿은 왜병들이 무리지어 급습하여 부락에 불을 질렀다. 달아나지 않고 과감히 단신으로 뛰쳐나오는 의병장을 수십여 인이 장살하였다 한다.
어찌 백성의 가엾은 뜻을 위해 죽은 자가 그뿐이었겠는가. 흐르는 물과 같이 연면한 산맥같이 앞뒤로 끊임이 없건마는, 여럿과 맺은 관계가 마치 저 장산곶매의 발목에 묶인 매듭과도 같았고, 그 장한 뜻의 꺾임은 뒤댈 바탕이 부족하매 분한 노릇이었다.
폭풍이 몰아치는 날 서낭나무는 둥치를 떨고, 내부에서는 구렁이가 꿈틀거리는데 가지에 걸린 매가 날지 못하여 깃을 퍼덕이는 안타까운 여러 밤이 끝도 없이 계속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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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요..끝까지 다 읽으셨다면 진정한 시립대를 사랑하는분으로 인정합니다..^^
첫댓글 좋은글 감사드립니다 많이 애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