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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어주는 여자 스크랩 1그램의 용기 - 한비야 에세이
라일락香 추천 0 조회 30 15.04.24 17:47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1그램의 용기 - 한비야

 

진짜 용기는 두려움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그 두려움을 이겨내는 거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 해야 할 일 앞에서 번번이 망설이며 두리번거리다 그만 포기하고 싶을 때도  많았다.

이렇게 기를 쓰고 잡고 있는 일을 탁, 놓아버리기만 하면 그 순간 이 고통은 모두 사라지겠지만 그럴 때마다 언제나 내 곁에서 이렇게 말해주는 목소리가 있었다. '자, 용기를 가지고 한 발짝만 더 앞으로!'

 

“제가 뭘 하고 싶은지 잘 모르겠어요”

사춘기에 고민할 문제를 ‘딴 생각 말고 공부나 하라’던 어른들 말에 자기 삶에 대해 한 번도 고민해 보지 않고  새내기 대학생이 된 후에 자신의 진로에 대해 묻는 말이다. 여태껏 죽을힘을 다해 엄마, 아빠의 꿈, 담임선생님의 꿈을 대신 이루어준 것 같다며 이제는 진짜 자신의 꿈을 찾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묻는다. 

"생각하라! 생각만이 네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알게 해줄 뿐 아니라, 그걸 찾아가는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을 견디게 해줄 것이다."

 

‘내 인생이라는 배의 선장은 바로 나’ 라는 사실이다, 비록 깜깜하고 거친 바다지만 다른 사람이 아닌 내가 원하는 목적지에 맞춘 방향키를 꼭 잡고 두렵지만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걸 확실히 알게 되었다. 내 배의 주인은 난데 다른 사람이 주인 노릇을 하며 내가 아닌 자기가 가고 싶은 곳으로 내 배를 몰아간다면, 거친 바다에서 안간힘을 쓰지 않고도 편안하게 갈 수 있지만 대신 항해 중 노련한 사공이 될 기회를 놓쳤고, 원하지 않은 항구에 도착하여 돌아갈 수 없게 된다. 내 배의 방향키를 잡으려면 우선 가고 싶은 목적지를 정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스스로에게 같은 질문을 수없이 해야 한다.

나는 누구인가?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

어떤 세상을 꿈꾸고 있으며 누구와 그 세상을 만들어갈 것인가?

스스로 생각하고 답을 찾아내느라 몸부림치는 것 이외는 다른 방법이 없다.

 

인생을 항해로 비유하자면 생각하기는 나무에 비유할 수 있다.

나는 사람마다 머릿속에 ‘생각 나무’가 한 그루씩 있다고 믿는다. 그 나무뿌리는 생각하면 할수록 더 깊게 뻗어내려 웬만한 비바람에도 끄떡하지 않는 든든한 나무로 성장하도록 돕니다. 몸의 근육을 키우려면 꾸준히 운동해야 하는 것처럼, 생각의 근육도 매일매일 연습하면 더 단단해지기 마련이다.

 

수십 년간 쓰고 있는 ‘생각 훈련법’으로 첫째는 일기 쓰기다. 차분히 일기를 쓰고 있으면 생각이 저절로 정리되면서 나와 내가 겪은 상황들이 객관적으로 보이기 시작한다. 둘째는 혼자 하는 여행과 산책이다. 혼자 다니면서 부딪히는 사람들과 사건 사고를 통해 마음에 드는 나 또는 꼴 보기 싫은 나를 만나면서 조금씩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가게 된다.

 

이렇게 생각 나무의 뿌리를 내리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지금 내 배의 방향키를 누가 쥐고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 어디로 가고 싶은지 거기로 가려면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을 스스로 잡았다면 거기까지 가는 동안 겪는 어려움도 감당할 자신이 생길 것이다. 좋아하는 일을 하기 위해 하기 싫은 일도 할 수 있는 각오도 설 것이다. 내 인생의 주인으로 살고 싶다면 자신의 배의 방향키를 잡고 거친 바다에 맞서 헤쳐 나갈 힘과 용기를 내야 한다.

 

구호인력과 자원의 쏠림현상, 이른바 ‘CNN현상"도 큰 문제로 지적하고 있다.

국제 미디어가 집중 보도하는 재난 현장에만 관심이 쏠려 구호물품과 구호요원 등 방송팀들이 넘쳐나고 현재진행형 재난에만 관심이 쏠리고 날마다 새로운 업무조정회의로 재난 발생 1년이 다 되어가도록 피해주민들은 여전히 임시숙소에서 기거하고 구호물자도 이재민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는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타인에 의존하게 만들어 버린 습성으로 이재민 스스로의 자생 능력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구호 현장과 정채 사이의 커다란 괴리가 있다. 재난 대비에 대한 시스템과 정책이 긴급구호나 재난 복구 단계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긴급구호는 여섯 단계로 나뉘어져 있다.

재난 전 3단계로 재난 조기 감지, 재난 대비, 재난 경감 단계이고

재난 후에는 긴급구호, 재건 복구 그리고 지속가능한 일상으로 돌아가는 단계로 나눈다.

어떤 재난이든 재난이 일어나기 전에 재난을 예견하고 철저히 대비하면 재난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다. 말라리아에 대비한 약품 준비와 응급처지, 그리고 홍수에 대비한 댐을 쌓거나 나무 심기 등이 있지만 이 재난 대비 단계에 긴급구호나 재난 복구 단계만큼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구호 활동은 현장에서만 아니라 누군가는 이 분야를 연구하고 누군가는 연구 결과에 근거를 둔 정책을 세워 구호와 관련된 어떠한 일을 하든지 반드시 현장을 바탕으로 해야 하고 현장 주민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어야 비로소 할 가치가 있고 힘이 생기는 것이다.

   

‘누구를 위한 구호인가? 라는 질문을 곰곰이 생각하면 할수록 답은 현장에 있다는 게 확실해진다.

이름하여 우.문.현.답이다. (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

CNN효과의 쏠림으로 인해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했던 주민들은 오히려 언제 고립에서 벗어날지 모르는 상황으로 주민들이 스스로를 가진 것을 나누면서 한 달 가량을 버티는 과정에서 주민들 사이에 신뢰와 동지애와 자신감이 생겼고 재난 대비하는 법을 스스로 터득하고 있었다.

 

악플에 자유롭지 못하는 세상에 살고 있는 우리는 누군가의 비난에 가슴아파 하기도 한다.

어느 연구 결과, 100명이 모여 있는 방에 낯모르는 사람이 들어가면 100명 중 30명은 첫눈에 그 사람을 이유 없이 좋아하고 30명은 이유 없이 싫어하며 40명은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는다고 한다. 소위 3대 3대 4 법칙인데 이 이론 대로라면 우리를 알고 있는 30퍼센트가 잠재 악플러인 셈이다. 이런 악플과 비난을 피할 수 없다면 이것에 대처하는 방법으로  면역력과 맷집을 키우는 것이다.

   

스스로 터득한 '멘탈갑'이 되기 위한 맷집훈련 3단계가 있다.

1단계- 유명세려니 생각하는 거다.

돈을 벌면 세금을 내듯 유명해 졌으니 언짢은 소리를 듣는 건 납세의 의무를 다하는 거라고 여기면 괴로운 마음이 반 이상 걸러진다.

2단계- 'KTX와 짖는 개 이론'이다. 

KTX가 지나가는데 동네 개가 짖는다고 짖을 때마다 그런게 아니라고 달리는 KTX에서 내려 짖는 개에게 일일이 설명할 필요가 없다는 거다. 실은 그 개는 KTX가 못마땅해서 짖는 게 아니라 자기 두려움 때문에 짖는 거니까 오히려 그를 불쌍하게 생각하라 2단계에서 90퍼센트는 해소된다.

3단계- 진심어린 조언을 해주는 사람의 위로를 받는다. 지은 죄보다 드러나는 죄가 훨씬 적은 법이다. 이 세 단계를 거치면 98퍼센트 정도 풀린다.  나머지 2퍼센트는 그냥 늘 가슴속에 가시로 남아 그것도 사회생활의 일부려니, 삶을 일부려니 할 수 밖에.. 

   

최근 발표된 권위 있는 논문에 따르면 생명공학적으로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다름 아닌 햇빛, 물, 공기라고 한다.

또한 사람이 정신적, 육체적, 영적으로 건강하게 살기 위한 필수 요건은 하루에 30분 이상 햇볕을 쬐고 1.5리터 이상 물을 마시고 좋은 공기를 깊숙이 들이마시는 것이라고 한다.

인간의 삶에 필수적인 세 가지가 누구나 어디서라도 돈 한 푼 안 들이고 얻을 수 있는 기쁜 소식이라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용기를 내어 한 발짝 내딛기로 했다.

길이 있어서 한 발짝 내딛는 게 아니라 한 발짝 내디뎌야 비로소 길이 열린다는 걸 잘 알기 때문이다. 만약 여러분도 꼭 하고 싶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망설이는 일이 있다면 두 눈 질끈 감고 되는 쪽으로 딱 한 발짝만 내디뎌보시기 바란다. 1그램이면 충분하다. 부디 받아주시길.

 

바람처럼 떠돌아다니던 '바람(wind)의 딸' 한비야님이 구호 활동가가 된 후에는 희망을 말하는 '바람(hope)의 딸'로  불리고 이름에 걸맞은 사람이 되려고 애쓰고 있음이 느껴진다.  이제 더 욕심을 내서 세상을 환하고 따뜻하게 비추는 사람, 서로를  진심으로 응원하면서 긍정적인 자극을 주고픈  '빛의 딸'이 되고자 한다.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이 무엇인지 깨닫고 행하는 모습과 그녀가 받은 하나님의 사랑을 동일하게 받고 싶고, 그녀가 세상에 전하는 달란트로 인해 우리는 위로를 받고, 그녀가 온 몸으로 전하는 1그램의 용기로 우린 더욱 열심히 살아갈 힘을 얻는다.

                    2015.4.24.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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