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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치36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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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어주는 여자 스크랩 오만과 편견-제인 오스틴 / 윤지관, 전승희 옮김
라일락香 추천 0 조회 12 15.06.11 11:45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오만과 편견-제인 오스틴

 

공간적 배경은 영국의 시골 롱본(Longbourn)이며, 그곳에 사는 베넷 일가의 다섯 딸들이 배우자를 찾게 되는 과정을 다룬 소설이다. 베넷 씨가 죽으면, 롱본에 재산을 상속시킨다는 계약에 따라 다섯 자매와 베넷 부인은 베넷 씨가 죽으면 재산을 모두 잃을 처지에 놓여있었다. 베넷 일가의 상속 계약에는 여자에게 상속을 금지하는 조항이 있었으므로, 베넷 씨의 친척인 목사 콜린스 씨가 재산을 상속할 예정이었다. 베넷부인은 그러한 사태를 걱정했으므로 좋은 신랑감에게 다섯 딸들을 시집보내는 것을 남은 인생의 목표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베넷 씨는 베넷부인과 달리 아무런 걱정도 하지 않았으며 주인공인 둘째 딸 엘리자베스는 경제적인 조건을 위한 결혼은 용납할 수 없는 성격으로 사랑하는 사람과의 결혼을 믿는 자존심 강하고 영리한 아가씨였다.

 

네더필드 파크에 젊고, 부유하고 명망 있는 가문의 신사 빙리와 그의 친구 다아시가 여름 동안 대저택에 머물게 된다. 베넷 부인은 빙리 씨에게 제인을 시집보낼 목적으로 빙리 씨에게 무던히도 잘 보이려 노력하고 베넷씨도 은근 기대하고 있었다.

빙리 씨가 참가한 무도회에서 아름다운 맏딸 제인과 빙리가 인상적인 만남을 가지게 되는 한편, 둘째 엘리자베스는 빙리의 친구로 따라온 다아시가 자신의 가족을 경시하는 말을 하는 것을 듣게 되어 그의 오만함에 반감을 가지게 된다. 그러나 그 이후 다아시는 엘리자베스의 지성과 위트 있는 재치에 점차 매력을 느끼기 시작한다.  하지만 엘리자베스는 나쁜 첫인상에 대한 편견이 굳어져 그런 사람과는 절대 결혼하지 않겠다고 다짐 한다.  빙리의 여동생인 캐롤라인은 다아시에게 호의를 품고 있었으며 다아시와 오빠인 빙리와 베넷가의 딸과 가까이 지내는 것을 늘 방해하고 못 마땅해 한다.

 

베넷씨는 아들이 없어서 유일한 상속자인 베넷가의 친척인 목사 콜린스가 찾아온다. 그는 캐서린 영부인의 도움으로 조그만 교회에 목사를 지내온 사람으로 그 역시 아내가 될 사람을 고르기 위해 베넷가로 온 것이다. 그는 늘 당당하면서도 지나치게 허풍이 있는 사람으로 베넷가의 딸 중 한 사람과 결혼하여 집안을 잘 돌보겠다고 떠들고 다닌다. 어느 날 콜린스는 엘리자베스에게 청혼을 하지만 엘리자베스는 단박에 거절해 버린다. 이어 콜린스는 엘리자베스 친구인 루카스 샬럿양에게 청혼하고 그녀는 기다렸다는 듯이 받아 들였다.

 

 <루카스 양은 내내 콜린스 씨에게 귀를 기울여주는 친절을 다시 보였다. “네 덕분에 그분의 기분이 좋아졌어.” 엘리자베스가 말했다, 살럿은 도움이 되어서 기쁘다고 했지만 그녀의 목적은 바로 콜린스가 엘리자베스에게 다시 청혼을 하는 대신 자신에게 청혼하게 하는 계획이었다. 콜린스의 현재 조건만으로도 물려받을 유산이 별로 없는 샬럿에게 대단히 훌륭한 신랑감이었으며, 거기에 장차 부자가 될 가능성까지 있으니 금상첨화였다. 좋은 교육을 받았지만 재산이 없는 아가씨에겐 오직 결혼만이 명예로운 생활 대책이었고, 결혼이 가져다줄 행복 여부가 아무리 불확실하다 해도 결혼만이 가장 좋은 가난 예방책임이 분명했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부와 여자들이 좋아하는 조건을 다 갖춘 다아시는 자신을 거절할리 없다는 오만으로 엘리자베스에게 청혼을 하지만 그에 대한 안 좋은 소문으로 나쁘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던 터라 싫어하는 이유를 한바탕 쏟아 붙고 단번에 거절한다.

다아시는 자신이 생각을 정리하고 엘리자베스에게 편지를 쓴다. 자신의 친구 빙리와 엘리자베스의 언니 제인 사이를 방해했던 인물이 자신이었고, 둘의 결혼을 반대한 이유가 베넷가 처녀들의 무지함과 가난함이었으며, 다른 한편으로는 자기 누이를 위해 빙리씨를 챙겨두려는 희망이었으며 그 편지에는 오만과 편견보다는 지난날의 잘못과 후회, 뉘우침 등을 담은 겸허함과 진실함이 담겨 있었다. 엘리자베스 역시 편지를 읽고 마음의 변화가 일기 시작하고 그녀 역시 사람의 겉모습만 보고 판단한 어리석음을 깨닫고 자존심 상했을 그 사건 이후로도 변함없는 그의 진실함을 발견하면서 마음의 문을 열게 된다.

 

<그녀는 자기 자신이 너무나 부끄러웠다. 다아시를 생각하든 위컴을 생각하든 자기가 눈이 멀었고 편파적이었으며 편견에 가득 차고 어리석었음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 내 행동이 그렇게 한심했다니!” 그녀는 외쳤다. “변별력에 대해서만큼은 자부하고 있던 내가! 다른 건 몰라도 똑똑하긴 하다고 자랑스러워하던 내가! 이제야 깨닫다니 얼마나 창피한 일인가!”>

   

엘리자베스의 막내 동생 리디아는 미성년자의 나이에 놀음 빚에 빠진 직업군인 위컴씨와 야반도주를 감행하는 어리석음으로 베넷가에 먹칠을 하게 될 위기에 빠지고 엘리자베스와 가족들은 근심에 쌓였다. 이에 조용히 위컴의 빚을 갚아주고 둘의 결혼을 성사시키는 역할을 해 준 사람이 다름 아닌 다아시 였던 사실을 알게 되어 감복하게 된다. 재력 좋은 다아시를 사윗감으로 탐내는 캐서린 영부인의 방해 공작에도 흔들림 없이 더욱 굳건한 사랑을 확인하게 된 엘리자베스는 뒤이어 다아시의 변함없는 사랑과 정중한 청혼에 감사함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서로에 대한 오만과 편견 속에서 더욱 겸허해진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로 사랑은 이기는 것이 아니라 이해하고 품어 주는 것임을 말하고 있다.

 

<엘리자베스의 아버지 베넷씨는 젊고 아름다우면서 마음씨도 착해 보이는 한 여인에게 반해 결혼하게 되었는데, 막상 결혼해 보니 머리도 나쁘고 마음도 꼭 막혀 있는지라 그녀에 대한 애정은 결혼 초기에 진작 끝나버렸다. 아내에 대한 존경, 존중. 신뢰는 영원히 사라졌고, 가정의 행복에 대한 그의 생각들도 모두 깨져버렸다. 그는 전원과 책을 사랑하며 그런 취미에서 즐거움을 얻었다. 자기 아내에게서 덕을 본 것이라고는 무지와 어리석음으로 그의 즐거움에 기여했다는 것 외에는 없었다. 남편이 아내에게서 기대할 수 있는 유의 행복은 아니지만, 달리 즐길만한 거리가 없는 처지라면 주어진 여건에서 얻을 것을 얻는 것이 진정한 현자일 것이다.>

 

각기 다른 등장인물의 만남과 살아가는 방식의 이야기가 이미 200년이 지난 문명화된 현재와 별반 다름없음을 느끼는 고전이었다.   마차를 타고 다니며 오직 편지로만 소식을 주고받는 목가적인 영국의 풍경이 그려지고 살림만 하다 괜찮은 남자를 통해 신분상승을 꿈꾸는 허황된 여자들 틈에서 가식을 틀을 깨버리고 당차게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었던 엘리자베스는 남성 중심사회에서 당당하게 여류 작가를 꿈꾸던 제인 오스틴의 모습을 대변해 주고 있었다.

 

애정 없는 결혼 생활도 자신의 실수로 인정해 버리고 아내에 대한 경의를 포기해 버린 베넷씨,

자신의 가족과 안락한 미래를 위해 사랑보다는 조건을 선택한 샬럿과

그런 순종적인 아내 앞에서 마음껏 거들먹거리기 좋아하는 콜린스,

이에 반해 일시적인 감정을 사랑이라 여기며 철없이 도망친 리디아와

그녀를 이용해 한 몫 챙기려는 얍삽한 위컴,

서로의 진실한 마음을 알게 될때까지 인내하고 눈치보며 기다림에 익숙한 수동적인 빙리 와 제인,

당당하게 자신의 소신을 말하고 요구할 줄 아는 다아시와 엘리자베스 등

여러 커플들이 연결되는 과정은 시대적 문화와 윤리적 배경이 지금과는 다르지만 다양하게 보여 지는 사람들의 심리를 엿보는 것 같아 단순하면서도 의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오만과 편견이라는 가식을 버리고 좀 더 솔직하고 정직하게 자신의 감정을 전하는 자만이 온전한 사랑을 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어떤 경우의 선택을 하든 그게 답이 아니라고 지적하며 번복할 수 없는 것도 우리의 삶인 것이다. 지금 주어진 삶에서 가치를 찾고 희망을 꿈꿔야 할 것이다. 560쪽에 달하는 두깨는 많은 시간을 요구했지만 읽는 내내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 엘리자베스와 함께 영국의 초록빛 정원을 함께 거닐기도 하고 팸벌리의 우아한 대저택 앞에 서있는 상상을 해보곤 했다.  사랑도 조건도 모두 갖춘 백마 탄 다아시 같은 멋진 남자의 청혼을 받고 재미나게 살고 싶다는 욕망도 꿈꿔본다. 내 삶에 절대로 다시없을 이야기지만 아무렴 어떠랴, 읽는 동안 함께여서 행복했던 여운으로 앞으로의 삶은 더욱 빛날 것이다.

              2015.6.9.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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