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고향인 나무가 불에 던져졌다
-모닥불 아리랑
장동빈
나무가 쓰러지고
불꽃에 딸려 열반에 드는 이야기
멧돼지 등을 긁어주고 얻은 털 모피
겨우살이의 매서운 셋방살이
알 수 없었던 산불의 고통
아이의 장난에 가지가 부러지고
얼마 안 되는 수액을 도둑맞은 일
허락도 없이 옥탑방을 짓던 거미
힘겹게 산을 오르던 노인의 휴식
삶이 힘든 청년의 푸념 무상
집 없는 사람의 바람막이
삶의 옹이를 품은 여인의 수다
불가항력의 시간을 거슬러 가면
순환하고 싶은 푸른 은유의 언어가
체관을 타고 뜨거운 진액이 되어
불꽃의 대사만 살아있는 무대를 지나
불 멍때리던 객석을 빠져나오면
모든 저항을 내려놓는
나무의 메아리
첫댓글 아 살기 힘들구나!
한때 푸르던 나의 언어들은 다 어디로 갔는가!
삼춘의 언어와 시어들은 활어처럼 생동감있고 가을 하늘처럼 눈부시게 푸르죠. 저는 삼춘의 시를 통해 희망을 찾고 있어요.
잠재되어있던 내공이 이제 폭팔하기 시작하는군요.
현상을 바라보는 사유가 진지합니다.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수정한 제목의 함의가 본문하고 잘 조응되고요 아리랑은 민초들의 아리아고요 좋네요^^
@김혜천 부족한 글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닥불 아리랑!!
감동 깊은 시네요.
백석의 모닥불도 있지요..
송진향기를 풍기던 아궁이가 갑자기 생각납니다.
빈시인
올해도 멋진 시 많이 생산하기를!!
감사합니다. 백석의 모닥불 읽어 봐야겠어요.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