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임자인절미
민문자
고향에 사는 외사촌 언니가 내일이
우리 집 가장 문촌 선생 팔순이라고
오늘 흑임자인절미 두 상자나 보내주셨다
옛날 같으면 팔순잔치를 하려면
이 정도의 떡이 많은 것도 아니련만
형제와 가족끼리만 조촐하게 보낼 예정이라
이곳에 이십여 년 간 살면서 처음으로
어린 시절 추수 후 가을 고사떡을 돌리듯
이집 저집 벨을 누르고 푸짐한 떡접시를 안겼다
떡접시를 돌리며 퍼뜩 떠오르는 생각 하나
이백여 세대가 몰려 사는 중에 선택된 집은
친절한 말 한마디 미소 띤 얼굴 더 보여 준 분
좋은 일 하시는 분 봉사하시는 분 저분들이
나에게 흑임자인절미를 받아먹을 줄 누가 알았으랴
늘 바르고 착하게 살아야 하는 것을 새삼 느낀다
<2020.10.23>
동갑 팔순
민문자
맏동서와 남편은 동갑
남편 팔순 맞는 날
아들 따라나선 1박 2일 여행
큰집 작은집 늙은 형제부부가
방 한 칸씩 차지하고
싱그러운 바닷가 풍광을 즐겼다
바득바득 이를 갈다
드르렁드르렁 코를 골다
엄마, 건강해야 해!
그리고 규칙적인 숨소리
강화 선두리 한옥 펜션
따순 온돌방 행복한 포만감속에
노총각 아들과 함께 우리 부부
모처럼 한방에서 잠을 잤다
<2020. 10. 24>
첫댓글 민 선생님 축합니다. 바깥 선생님 팔순이시군요.
얼마나 잘 살아오셨으면 외사촌언니가 떡을 보내 축하해주시고...
효자 아드님 두신 것도 복입니다.
형님과 함게 멋진 여행도 다녀오셨네요. 축하글도 글씨도 참 멋집니다.
정말 본이 되는 삶이십니다. 두 분 오래 건강하십시오!
봄바다님 감사합니다.
조상님들의 은혜로 제가 복이 많아서 다행히 친가 외가 모두 우애로운 분위기에서 자라고
돈독하게 지내고 있어 나이가 들어도 변함없이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그저 감사할 뿐이지요.
문촌 선생 팔순을 축하합니다.
옛날 같으면 잔치를 벌일 만도 한데 세상이 어지러우니 단촐하게 지내셨군요.
선생님 고맙습니다.
젊은 날에 과부 안 만들고 팔십까지 살아주어서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습니다.
인생 후반기에는 온갖 수술은 다하고도 건재히 버티어주는 것이 참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 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