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끝의 수문
박서규 / 보리수
도로가 되어버린 논들의
물을 대던 보에
뜯는 것을 빠뜨린 수문.
쓰일 일 없는 쇳덩이로 남아
때 없이 줄기진
봄비를 맞는다.
녹이 더욱 더 붉어지는 어느 날
쇳소리 몇마디로
슬며시 없어지고
누구의 기억에도 사라지리라
원래 많은 곡식을 생산하던
들판도 아니었으니.......
- 210511 -
늘 운동 겸 산책을 하는 길가에 있는 것입니다.
이미 없어진 들이니 낡은 보와 수문만 있는 겁니다.
언젠가는 없어지고
이 사진만 유일하게 남겠지요.
첫댓글 항상 재능기부로 포부를 이루는 보리수님께 감사드려요.
오랫만에 보리수님께서 시를 쓰셨네요.
제가 오랫만에 보리수님의 시에 처음으로 댓글을 달았네요.^^!
세월이 흘러 지금은 쓰이지 않는 보와 수문을
시의 소재로 삼아 노래하신? 보리수님의 시 잘 읽었습니다.
재능기부로 포부를 이루시는 보리수님 항상 건강하시고 까페를 계속 이끌어주세요.^^!
시라고는 하지만
리듬이 결어 된 것 같네요.
늘 주시는 관심과 성원 감사합니다.
한때는 저 보와 수문이 주변 들판의 젖줄이고 생명줄이었을텐데...
제 고향 마을 어귀에 폐가로 방치된 옛 방앗간이 생각납니다.
제 할 일을 다 마치고 물러난 퇴역 용사같기도 하고
이제는 쓸모없다고 내쳐진 고단한 인생같기도 하고...
그래서 '세상 끝의 수문'이란 표현이 더욱 마음에 와닿습니다.
넓지는 않은 들이었지만 모를 심게하던 요긴한 보였고 수문였지요.
세종시에서 '천안 - 논산 고속도로'의 소켓도로가 되어서
논 한자리가 없이 되었네요.
따라서 수문과 보는 건성이 되었고요.
'행길새'라고 불리던 그 들을 경작하던 사람들이
농사를 짓던 추억을 갖기나 했을까요?
때 아닌 봄비에 젖는 녹슨 모습이 추연하더군요.
늘 주시는 관심과 성원 감사합니다.
무릇 인간의 삶도 별반 다르지 않음을 느낍니다
젊고 혈기 왕성 했을 때의 삶이 점점 세월의 시간에 의해
쇠퇴 해져 가고
내 남 할것 없이 남겨진 것은 나이 뿐 이듯이요
남겨진 유물은 그저 이름 석자면 족할 삶이 아니었을텐데...
살아 생전
소위 잘 나갔던 삶도 그저 이름 만 남는건지.
사람이든.. 물건이든
유형적 .. 무형적 .. 그 모든 .
모든 만물의 법칙이 자연으로 돌아가는것이라 여겨지네요
그래서.. 또 이렇게 한 편의 의미있는 시로 남기도 하고요
아직은 용도포기하기에는 생긴 지도 오래지 않은 보이고 수문인데
세종시와 호남고속도로의 소켓도로가 되는 바람에
들이 있었다는 흔적을 찾기가 어렵게 되어서
모르는 사람들은 거기에
왜 보와 수문이 있나 의아하게 되었네요.
변모해 가는 세태 속에 까페를 운영하다 보니
그림 속이 수문을 보는 마음이 남의 일 같지 않습니다.
세상이 다시 변하여 까페와 같은 장르를 선호하는 시대가 올까요?
늘 주시는 관심과 성원 감사합니다.
남아있는 수문을 노래하신 것 같아요
그 감수성이 놀랍습니다
한때는 소중하게 쓰이던 것들이.. 이제는 낡고 소용히 없어지는 모습에
쓸쓸함과 허전한 마음마져 드는군요 .
좋은글 감사합니다 ...^^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3.05.18 07:49
지금 저 사진은 우리동네 모습인데???? 감사합니다.
원래 그자리에 그렇게 있는 것만으로 그 자신의 일을 다한듯요.
쓰임이 있을 때는 쓸모가 있었고
그 쓰임이 다하면 빛바랜 쇗덩이로 붉게 나딩구는 그래서
필요함과 버림의 차이는 세월이 감에 있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