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C : 2차대전후 석면은 각종 건축 내장재와 단열재로 사랑받으며 90년대까지 우리나라에 많은 양이 수입됐습니다. 당시 석면공자의 환경은 어땠을까?72년부터 2년좀 넘게 부산공장에서 기계수리기사로 근무했다는 김씨. 그역시 15년을 감기인줄 알았던 증상이 석면에 의한 진폐증이라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 김씨 부인 : 이게 진행이 금방 안온답니다. 우리 폐는 포도송이처럼 엉켜있는데 이 포도송이가 하나씩 하나씩 꺼져간대요. (점점 숨이 가빠져 온다는 것)
- 김씨 : 나는 그때 공장에 있던 아가씨들이 어떻게 됐는지 궁금합니다. 전부 다 나같은 이런 병에 걸려 있지 않느냐, 아니면 병명도 모르고 죽어가지 않았나 이게..
- MC : 악성중피종은 폐전체를 둘러싸 기능을 못하게 하는데 90% 이상이 석면이 원인이라고 합니다.
- 장안수 순천향내과 의사 : 악성중피종은 이제 병기도 물론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일반적으로 대게 6개월 내지 1년 정도로 생존기간이 아주 짧은 암이라고 볼 수 있죠.
- MC : 아주 미세한 석면먼지가 호흡을 통해 몸안에 들어오면 10년에서 40년의 긴 잠복기를 거쳐 어느날 갑자기 무서운 병으로 드러나게 됩니다.
- MC : 하지만 석면의 잠복기간은 평균 30년이라는 사실과, 70 ~ 80년대 고도성장 과정에서 석면을 많이 썼다는 점을 분명히 기억해둘 필요가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지금 이순간에도 석면에 노출되어 있는지도 모릅니다.
- 뉴스 앵커 : 서울시내 초등학교 교실 천장에서 발암물질인 석면이 일부 검출됐습니다.
- MC : 많은 양의 석면이 학교나 지하철, 각종 건축물에 그 모습을 숨기고 있습니다. 석면의 사용이 제한된 지금 전문가들이 가장 큰 문제로 꼽는 곳이 바로 철거현장입니다. 서울시내 한 고등학교 신설부지를 찾았을때 우리와 동행한 연구원은 한동안 말을 잊었습니다. 예전 건물이 마구 철거되면서 슬레이트와 천장재들이 쌓여있었습니다.
- 연구원 : 이렇게 잘게 부서진 것들이 바람에 불면 날리는 것입니다.
_______
어릴적에 공사장은 최고의 놀이터였다. 그런데 그 속에 이렇게 무서운 것들이 숨어 있었다니. 지금도 저 사진 속에 뛰어노는 아이들을 보면 끔찍하다. 석면이 이렇게 무서운 것이라는 걸 왜 아무도 말해주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