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과 환희, 말러의 모든 순간이 담긴 작품
말러의 〈교향곡 5번〉은 그가 극한의 고통과 최고의 희열 사이를 오가던 시기인 1901~1902년에 작곡된 작품이다. 1901년 초, 그는 심각한 장출혈 증세에 시달렸고 급기야 의사는 생명이 위태롭다는 진단을 내리기에 이른다. 그는 오로지 건강을 회복하는 데 매달렸고 남부 지역의 별장으로 요양을 떠났다. 건강이 차츰 회복되면서 그는 새로운 작품에 착수했고, 또한 아름다운 알마 쉰들러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이듬해 〈교향곡 5번〉이 완성되었고, 그와 알마는 결혼하여 행복한 신혼시절을 만끽하게 되었다. 이렇게 탄생한 〈교향곡 5번〉은 말러 자신의 극단적인 경험을 반영하듯 비통한 장송행진곡에서 시작하여 열광적인 희열로 가득 찬 피날레로 종결되고 있다. 이러한 내러티브는 역경을 이겨내고 승리한다는 독일 교향곡의 관습적인 서사와 닮아 있는 것이기도 하지만, 말러가 제시하는 서사는 영웅적 승리를 넘어선 이면의 의미들을 암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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