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6일 일요일은 어제 내린 소나기로 날이 청명해 물줄 필요가 없었다. 밭에서는 무우가 옆의 야콘에 의지해 잘 자라고 있었다. 17일 동안 그래도 조금 자랐다. 8월 20일 모종 심은 무우이다. 상추도 이제 잎이 보인다. 8월 13일 뿌린 상추 씨가 흙에 뿌리를 내려 이파리를 보여 솎아내 들깻잎 뽑아낸 빈 자리에 몇개 옮겨 심었다. 사실 문제는 들깻잎이다. 너무 잘자라 뽑아낼 일이 걱정이다. 들깨는 꽃이 피면 못먹는다고한다. 꽃이 피어 하루 빨리 뽑아내야 한다. 봄에 씨를 뿌렸더니 여기저기 잘자랐다. 올 봄 뜬금없이 날아온 호박씨가 자리를 잡은 후 호박 이파리가 이 깻잎에 의지해 걸쳐 가며 쑥쑥 자랐다.
잘생긴 깻잎만 먹는 것이 아니다. 아주 작은 깻잎 이파리를 마치 놀러갔을 때 체험에서 차잎 따듯이 땄다. 그 작은 이파리를 따봐야 양이 얼마되지 않는다. 두어시간 땄을까, 그래도 세 주먹은 된다. 돈으로 따지면 시장에서 이천원어치나 될까. 두시간 따서 이천원어치의 들깻잎순을 얻었다. 들깨나무를 그냥 뽑아버린 적도 아마 있는 것같다. 알고보니 작은 들깻잎도 먹는다고 한다. 소금 약간 넣고 물을 끓여 깨끗하게 씻은 이 들깻잎순을 살짝 데쳐내 꼭 짜서 들기름 사다 후라이팬에서 볶아 먹었다. 양념간장 만들어 켜켜히 넣어 쪄먹는 줄만 알았는데 후라이팬에 그냥 볶는 간단한 방법도 있었다.
이번 여름에는 잘 정돈된 밭에 골이 나고 배추인지 상추인지 모종을 심어져 있는 곳이 걷다 보면 눈에 뜨인다. 몇년째 빈 땅을 놀리거나 잡초로 우거져 내팽개쳐 있더니 올해는 서울 사람들이 땅을 일구고 조그만 텃밭에서 조그만 자리라도 놀리지 않고 무엇을 심는다. 시장 가보면 야채값이 만만치 않아서 일까? 아니면 반찬값이라도 절약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일까? 농사짓는 사람 불쌍하다는 말이 저절로 나온다. 오늘 내가 두시간 노동한 것이 시장에 가면 이천원이다. 텃밭하겠다고 나섰다가 하다보니 너무 할 일이 많아 포기하고 마는 사람도 나온다. 그 밭은 잡초가 우거져 있다. 그러나 포기한다고 끝이 아니다. 자기 밭 잡초를 제거해야 다른 밭에 피해를 안준다. 시작을 말아야지 한 번 시작하면 마무리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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