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피크, 안씨와 쉬일드 봉
산행 일정 09/27/09(일):
★★★ Anderson Peak & Shields Peak ★★★
등반로: 해발 10,864 feet
등반 거리: 약 왕복 14 ~ 16 마일
등반 고도: 4,400 feet
모임 시간: 스포트 샬렛 주차장에서 5시30분
난이도: 4
등반 시간: 10~12 시간
등반 루트: In and Out식 산행
언제나 산엘 갈때면 잠을 설치는데,
이번엔 더 더욱 잠을 한숨도 못잤다.
새벽 4시30분에 잠을 한 숨도 못자고 나선 내 기분,,,
기분이 상쾌하지만은 않았다.
그러나,
내 마음은 예전처럼 많이도 부풀어 있었다.
이번에 새로오신 심청이님과 함께 등산을 하는 날이기도 하고
이번 등산로 역시 내가 처음 가는 곳이니까...
샌버나디노에 있는 어느 한적한 등산길을 향한
내 마음은 아직도 어린아이 같다.
우리동네 조용한 도로에는 산속같이 차가 한대도 지나지 않는 시간...
그곳엔 안개가 자욱하여서 속도를 아주 많이 줄여야 했다.
Anderson Peak를 안씨봉이라고 이름을 지은 스노우맨님...
그러나 나는 Shields Peak로 가고 싶었다.
왜냐면, 쉬일드 피크는 360도 전경을 볼수 있다는
안내문을 읽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앞장세워 보내는 산지기님께 언급했는데
안씨봉만 정보를 읽으신 산지기님의 머릿속엔 쉬일드 봉이
들어가지 않았던 것을 하산할때에야 알았던 것이다.
그래서, 우리들 일행은 안씨봉에...
지영이는 쉬일드 봉에...
결국엔 우리들 일행은 두 봉우리를 찍고 하산하였다.
등산도중, 지영이가 너무 피곤해서 등산을 하면서도 머리가 핑~핑 돌고
깜빡 깜빡 졸으며 걷고 있었다.
가다가, 등산로에다가 자리를 펴고 등산객이 지나가든 말든
한 30분정도 그냥 쓰러져서 한 숨을 자고 일어나서 다시
등산을 시작하니 어지러움증은 가셨다.
'아~하! 그것 참 좋다' 라고 연거푸 느낌표를~~~.
이제는 내 시야에 들어오는 달라 레이크도...
저 멀리 빅베어 레이크와 레이크 애로우해드의 하얀 산 봉우리도...
배려님과 나는 둘이서 뒤에 떨어져서 걸었기 때문에
자리를 펴고 잘때도 둘이서 같이 자고
등산을 할때도 둘이서 같이 걸었다.
숲이 왕성하게 우거진 등산로를 걸으며
펀펀한 평지같은 기분을 주는 솔밭을 지나며
나는 이런 생각을 하게 했다.
배려님과 같이 걷는 동안 오래된 친구같은 느낌이 들었다.
비록, 나보다 나이는 어리지만...
그래도 내 곁에 같이 있어 주는 그가 고맙다는 생각도...
오래전에 내가 어렸을때, 한 5~6살 되었을때였던가?
소꿉장난하던 친구들과 어깨동무하고
토끼풀로 팔목시계를 만들어서 팔목에 차고
어깨동무하고 동네 방네 돌아다니며
노래는 노래 다 부르며 뛰어 다니던 친구들
지금은 그들의 모습은 기억조차 할수 없지만
나는 지금도 그때 우리가 부르던
"가락지 가락지 끼고
어깨동무하고"라는 노래 가사가 머릿속에서 맴돈다.
한풀 꺾인 이 나이에 가끔씩 그때의 동심에 세계속을 헤메이는
그래서, 2년전에 서울에 갔을때,
울 엄마를 앞장 세워서 그 동네를 갔었다.
너무나 어려서였기에 아빠 등에 엎혀 다닐적일이었으니까,,,
내가 커서 그곳을 가 보려고 여러번 했었지만
번번히 그곳을 찾지 못했었던 것이다.
그래서 지난번엔 그곳을 꼬옥 가 보아야겠다고 결심했던 것이다.
가서 보니, 그곳은 새마을로 변해 버렸었고
동네가 아예 없어져 있었다.
허무하게 되돌아올때의 그 기분은...
나는 지금 이시간에도 그 코흘리게 친구들을 생각할 때가 있다.
언제나 다시 그들을 볼까?...
이런 생각이 과연 한껏 부질없는 얘기인가?
그날, 문득 생각하니 지나온 나의 34년의 이민생활~
그동안 내가 만든 진정한 친구들은 몇명인가?
그동안 많고 많은 사람들을 만났는데
내가 힘이 들때 찾아갈 벗은 하나도 없다.
하나같이 내 마음에 상처를 주고 떠난 사람들...
모든것을 다 덮어두고 못본척 못들은척 하고
지냈더라면 지금쯤 나는 어마 어마한 친구들이
있었을 것인데...
한국에서 갓 이민 온 친구들이 있다면
맨발 벗고 나서서 이런 저런 곳을 안내해 주고
쇼핑도 같이 다니고 그들을 위해서라면
많은 것을 해 주었었는데 어느 친구들은 이사해서
멀리 살다 보니 소식이 두절되고
어느 친구들은 아픈 상처만 남기고 헤어지고 했었는데
이나이가 되니, 이런저런 사는 속내를 밤새워 나눌 수 있고
마음 든든하게 인생 얘기하며 지낼 수 있었을 친구 하나쯤은
간직하였을 것을 하고 생각한다.
부부간이라도 살다 보면 털어놓을 수
없는 일이 있고 피를 나눈 형제간이라도
말 못할 형편도 있는데
함에 내 심정을 벌써
아는 벗이 있었으면 좋겠다.
내가 알던 친구들 중에는
좋을 때 성할 때는 친구가 되었고
힘들고 어려우면 등 돌리고
몰라라하는 친구도 있었다.
그렇기에 오랫동안 친구하지 못하고
떠나보내고 연락하지 않다보니
이제는 어데를 가서 사는지조차 모른다.
그런데 세월가니,
그들이 보고싶다.
졸졸졸 흐르는 시냇물처럼
언제나 따뜻한 마음 한 줄기가 고요하게
가슴으로 흐르는 것이 친구인데
언제나 그 자리에
늘 그 모습 그대로 오염되지 않는
맑디맑은 샘물처럼
우정의 마음도 솔솔 솟아나는
그런 친구가 맑은 영혼의 친구인데
마음을 담아 걱정해 주는
따뜻한 말 한마디가 얼어붙은 가슴을 녹이고
바라보는 진실한 눈빛이 아픈 마음을 적시게
하는 그런 친구가 영원히 변치 않는
우정의 친구인데
친구 지간에는 아무런 대가도
계산도 필요하지 않다고 하는데
멀리 있어도 마음으로 의지하고
그리워하는 것만으로도
인생의 동반자 같은 진정한 친구가 아닐까
우리 마음 한자락 비우고
이런 우정의 친구가 되지 않으시려나요?
산엘 다니며 얻은 친구들...
산친구들...
언제나 따뜻한 마음과 말로 위로해 주는 친구
언제나 배려하는 마음으로 곁에 있어 주는 친구
하늘에 끊임없이 빛나는 금성같은 친구
임당수에 몸을 던져 부친의 눈을 뜨게한 갸륵한 마음씨의 친구
언제난 산을 지켜주는 친구
땡볕 더위 산을 오를때 순간 순간 하얀 눈을 연상케 하는 친구
타국에 왔다고 모국까지 잊으면 안된다고 잊지 마라고 지시하는 친구
힘들땐 여행이라도 좀 해 보라고 항상 권유하는 친구
항상 옳다고만 하지말라고 하는 친구도
이정표에서 엇갈리고 통신이 제대로 되지 않아서
길이 엇갈렸다고 이 지영이를 찾아서 산속에서
헤메던 친구야~~~!!
그 마음이 너무 너무 갸륵해서 이 지영이~~~
감동에 눈물까지 흘리게 하는 친구.
우리들 모두가 서로 서로를 사랑하고, 위로하고, 배려하고,
아끼고, 도우면서 오래도록 친구하자!!!
그래서, 그래도 살만한 우리들의 세상을 만들어 보자꾸나!!
이번 산행에 동참해 주신, 심청이님, 스타님, 배려님, 산지기님,
스노우맨님,..감사합니다 좋은 친구들이 되어주셔서...
배경음악 :I understand / 김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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