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하시 수행방법은 왕겨를 태우는 것과 같습니다. 볏집을 태울 때는 한꺼번에 불이 확 붙지만 금방 수그러듭니다. 반면 왕겨를 태울 때는 처음부터 불이 활활 타오르지는 않습니다. 속에서 조금씩, 그래서 긴 시간, 끝까지 타오릅니다. 마찬가지로 마하시 수행방법도 처음에는 더디고 잘 되지 않는 것 같더라도 계속 하다보면 힘이 강해집니다. 수행자마다 다르지만 수행이 무르익을 때까지 조금 시간이 걸립니다. 하지만 꾸준히 한다면 틀림없이 지혜의 향상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왕겨 태우는 수행자’처럼 수행하시길 바랍니다.
오늘도 인터뷰가 길어져서 『깨달음 동반법 해설서』는 진도를 못 나가겠습니다. 다른 법문으로 대신하겠습니다.
관정하기의 비유에 대해서 설명하겠습니다. 지하수를 파기 위해서 파이프를 박으면 처음부터 깨끗한 물이 나오지 않습니다. 계속 계속 파나가면 처음에는 흙탕물이 많이 나오다가 지하수가 있는 깊이까지 도달해서야 깨끗한 물이 나옵니다. 그와 마찬가지로 수행을 처음 하게 되면 첫 번째가 망상, 두 번째가 졸음, 세 번째가 아픔, 이런 것들이 처음에 많이 생겨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망상이 많거나 졸리거나 아프더라도 실망하지 마시고 여기서 그만두지 마십시오. 여기서 그만두면 흙탕물만 나오고 깨끗한 물은 절대로 얻지 못합니다. 그래도 더욱 파고 더욱 파고 계속 파나가다가 마지막에 지하수가 있는 곳에 도달해야 깨끗한 물이 나오는 것처럼 처음에는 망상, 졸림, 아픔이 생겨나더라도 ‘망상, 망상’이라고 관찰하는 방법대로 관찰하고, ‘졸음, 졸음’이라고 관찰하는 방법대로 관찰하고, ‘아픔, 아픔’이라고 관찰하는 방법대로 관찰하면 됩니다. 그래서 관찰하는 방법이 중요한 것입니다. 망상이 생겨나면 어떻게 관찰하고, 졸림이 생겨나면 어떻게 관찰하고, 아픔이 생겨나면 어떻게 관찰하는지 다 아실 것입니다.
계속 관찰하다 보면 나중에 어떤 지혜의 단계에 도달하면 망상도 없어지고 관찰하는 대상에만 잘 몰입되고, 졸음도 없어지고 마음이 깨끗하게, 아픔이 생겨나서 관찰하면 사라질 것입니다. 지하수에 도달할 때까지 시간이 좀 걸릴 것입니다. 그러나 중간에 포기하고 깨끗한 물을 얻지 못하고 돌아가는 분들도 있습니다.
망상, 졸음, 아픔은 헤어져야 할 나쁜 친구로 비유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 헤어지려고 하면 더 심하게 붙잡듯이 생겨날 수 있습니다. 생겨나는 대로 잘 관찰하다 보면 ‘네가 나를 진짜 원하지 않는구나. 나도 더 이상 너 괴롭히지 않을께’하고 떠나갑니다. 그때가 되면 수행이 어렵지 않습니다.
경행은 움직이면서 관찰하기 때문에 정진의 요소를 향상시켜 주고, 경행에서 생긴 삼매는 오래 지속됩니다. 경행을 꼭 하셔야 합니다. 좌선은 삼매를 향상시켜 줍니다. 우리가 수행하는 목적인 위빳사나 지혜의 향상을 위해서는 정진과 삼매를 균형 맞추어 주어야 합니다. 삼매가 너무 지나치게 되면 관찰대상을 ‘부풂-꺼짐-닿음’ 등으로 늘려주어야 되고, 반대로 열의가 강해서 잘 관찰하려고 애쓰면 망상이 많아지기 때문에 대상을 줄여서 ‘부풂-꺼짐’으로만 관찰하면 됩니다. 이럴 때는 정진이 지나친 것입니다. 이렇게 정진과 삼매를 균형 맞추면서 수행하시면 좋겠습니다.
또 다른 비유가 거미의 비유입니다. 거미는 평소에는 거미줄의 한가운데에 있습니다. 그러다가 파리나 모기 등의 벌레가 걸리면 즉시 그곳으로 가서 감은 다음에 배가 고프면 먹고 그렇지 않으면 중앙으로 다시 돌아옵니다. 수행자도 거미줄의 중앙과 같은 부풂, 꺼짐을 관찰하고 있다가 그것보다 더 분명한 아픔, 졸림, 망상 등의 대상이 생겨나면 내버려두면 안 됩니다. 달아나 버립니다. 즉시 ‘아픔’, ‘졸림’, ‘망상’이라고 관찰하고 그곳에만 있지 않고 다시 부풂, 꺼짐으로 돌아옵니다. 이렇게 착실하고 능숙한 거미 수행자가 되시기 바랍니다.
여러분들이 관찰하는 것은 실제로 경행할 때도 발을 들고 가고 놓는 움직임이 기본입니다. 좌선할 때 부풂, 꺼짐도 부풀고 꺼질 때 움직임, 팽팽함 이런 것은 그 사이에 다른 물질도 포함되어 있지만 바람 요소가 기본입니다. 바람 요소를 기본으로 한 그것과 함께 생겨나는 땅 요소, 불 요소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주석서에 “바람 요소를 기본으로 관찰을 해서 이 언덕을 버리고 저 언덕에 도달한 수행자들이 많다”라고 설명되어 있습니다. 이 언덕은 물질, 정신이 생멸하는 이 언덕, 저 언덕은 물질, 정신의 생멸이 사라진 저 언덕입니다.
여러분들이 경행할 때 움직이는 것, 다리가 뻣뻣한 것은 바람 요소와 관련되어 있고 그 외에 무겁고 차가움 등은 다른 요소가 관찰되는 것입니다. 부풂, 꺼짐을 관찰할 때 팽팽함, 움직임, 밀고 당기는 것은 바람 요소를 관찰하는 것입니다. 주석서에 분명하게 지혜가 향상되어 저 언덕에 건너간 사람이 많다고 되어 있기 때문에 경전이나 주석서에 따라서 올바른 수행을 잘 하고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열심히 수행하시기 바랍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에 적합한 수행방법으로 잘 수행하셔서 사악처, 계속되는 생의 윤회, 물질과 정신의 생멸이라는 윤회의 고통에서 벗어나서, 모든 고통이 사라진 저 언덕인 열반의 거룩한 행복을 실현하시기 바랍니다.
사-두 사-두 사-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