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분들이 공직 후보자로 나서는 저에 대한 우려와 논란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굳이 과거의 저에 대해 말씀드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고 오늘의 현실과 우리가 살아갈 미래에 대해 함께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저를 오래전 앳된 여학생으로만 기억하는 많은 분들은 89년 방북 외에 어떤 활동을 했느냐고 물으십니다. 90년대에 저는 국가보안법 철폐와 양심수 석방 문제에 매진해왔고 민족 문제와 통일에 대한 고민은 저의 관심사이자 삶 그 자체였습니다.
2000년대 들어서 남과 북의 정상이 만나는 장면을 지켜보면서 이제 ‘통일의 꽃 임수경’은 역사 속의 과거로 남아도 충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대신 성실하고 평범한 사회인으로 살았습니다.
그러나 이 정부 들어서 지난 민주정부 10년의 성과, 특히 남북 관계와 화해 모드는 산산이 부서져 버렸습니다.
민주통합당은 6·15와 10·4 선언의 주역으로 오랫동안 평화통일의 기틀을 다져온 정당입니다. 하지만 18대 국회의 민주당은 그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자신 있게 남북 관계를 주도하고 주장해내지 못했습니다. 천안함과 연평도 등 극단적 대결 상황에서도 수구 집단의 공격에 방어적인 태도만을 취했고 황장엽 씨 국립묘지 안장 문제에 대한 대변인 논평 하나 내놓지 못했습니다.
19대 국회에서 민주통합당이 추구하는 3대 가치 중 하나인 한반도 평화 문제를 제기할 때, 저는 상징적이면서도 실질적인 통일 일꾼으로 남과 북을 잇는 다리가 되겠습니다. 남북 관계의 상대방인 북측을 설득할 때 많은 장점을 저는 갖고 있습니다. 외교에 있어서 상대방이 알아보고, 환영하고, 믿음을 주는데 얼마나 많은 시간과 자원이 필요한지 그 중요성은 너무나 잘 아실 겁니다. 그들을 직접 만나 설득하고 민족적, 시간적, 인적, 물적 소모를 최소한으로 줄이겠습니다.
색깔론을 우려하는 분들도 많으십니다. 만약 임수경이라는 사람 한 명을 배제하는 것으로 민주통합당이 색깔론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면 저는 흔쾌히 받아들일 겁니다. 그러나 한반도 평화의 문제가 이념으로 공격받는 동안에는 민주통합당이 추구하는 또 다른 가치인 보편적 복지와 경제 민주화도 이념에서 절대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오히려 색깔론을 딛고 넘어서서 정면 돌파하는 모습을 보고 싶은 것이 다수 국민들의 열망입니다.
저는 정치적 야심이나 욕망에 사로잡혀 입신양명을 꿈꾸는 사람이 아닙니다. 만 스무 살 때부터 공적, 사회적 인물로 살았고 역사와 시대에 대한 희생과 헌신은 자연스럽게 저의 인생관과 가치관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지난 시기 저는 남과 북, 해외동포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분들에게 과분한 찬사와 사랑을 받았습니다. 생생한 역사의 산 증인으로, 미래를 함께 이끌어갈 통일의 일꾼으로, 위기의 한반도를 평화와 희망으로 이끄는 데 임수경이라는 인물은 소중하고 유용한 자산이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고맙습니다.
첫댓글 정말로 감칠 맛 나는 모두 발언이네요...감사 감사^^^
"정면돌파"란말이 맘에 드네요. 삿된 기회주의자들이 만들어낸 "빨갱이","남북적대" 같은 용어는 없어져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