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욱 교수님의 “자본주의사회에서 잘 사는 방법” 강연을 앞두고 교수님이 최근에 쓰신 책 《생각하는 마르크스-무엇이 아니라 어떻게》를 읽고 있습니다. “신자유주의 시기를 거치며 자본의 탐욕은 제동장치를 잃은 채 질주 중”인 상황에서 마르크스의 끈질긴 비판적 분석의 역량을 우리의 힘으로 바꿔 보자는 취지에서 쓰셨다고 합니다. 《논어》에 나오는 “외우기만 하고 사유하지 않으면 꽉 막히고, 머리만 굴리고 학습하려 하지 않으면 위험하다(學而不思則罔, 思而不學則殆)”를 인용하셨는데 그 말이 마음에 남았습니다.
팍팍한 세상살이에서 약자로서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큰일을 겪은 건 아니어도 매일 험한 대우 속에서 견뎌야 할 때 대처하는 여러 방식이 있습니다. ‘다 그렇게 사는 거지’라면서 체념할 수도 있고, 신문이나 언론에서 떠드는 대로 순진하게 믿고 화살을 엄한 데로 돌릴 수도 있고, 왜 내 삶이 이리 팍팍한지를 자세히 따져서 알 수도 있습니다. 마지막에서 얘기한 경우를 “비판적 사유”라고 볼 수 있고, 백 교수님은 마르크스에게서 배워 우리 것으로 잘 삼아야 할 힘이라 강조합니다.
“익숙함에 의문을 던지지 않는 눈으로 바라보는 세계와 익숙함에 의문을 지니고서 분석을 거친 뒤 알게 되는 세계는 전혀 다르다.”
“마르크스는 현상 세계의 감으로 현실을 대적하는 것은 분풀이에 그칠 뿐이고, 분석이라는 방법을 통해 벽돌을 한 장 한 장 들어봐야 실제 돌파가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저도 출판사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시절 한 후배와 이런 문제로 논쟁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 후배는 20대의 창창한 나이였는데도 당시 어려운 경제 문제를 포함해 모든 문제의 원인이 한 지도자 때문이라는 이야기를 거침없이 했습니다. “왜 그렇게 생각하느냐?”를 계속 질문하자, 결국 근거는 별로 없었고 신문에서 공격하는 이야기를 그대로 되풀이하는 것이었습니다.
너무 살기가 힘들어서, 각종 시험과 자격증을 준비하느라 눈코 뜰 새가 없어서 하나씩 검증해서 자기의 것으로 삼은 생각이나 생각하는 힘이 별로 없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번 “자본주의사회에서 잘 살아가는 방법” 강의가 자본주의 사회에서 깨어 있는 존재로 연대해서 살아가는 길을 함께 찾는 소중한 시간이 될 거라 기대합니다. 4차산업혁명의 시대 노동자는 어찌 살아야 할지, 그밖에 다양한 질문을 나누며 알찬 자리를 만들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