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부터 교회에 대한 고민은 늘 있었고, 이와 함께 마을 공동체에 대한 관심이 있었습니다.
1년은 무주에서 대전으로, 나머지 1년은 서울에서 대전으로, 주일 예배를 드리러 갔습니다.
성도들 간의 물리적인 거리가 멀게 되면, 교회 본질에 가까이 도달할 수 없을 것 같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그러던 중, 회사에서 과장님을 만나게 되었고, 믿을만한(?) 과장님께서 인수마을에서 생활한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이후 마을에 대한 이야기와 신앙에 대한 이야기를 간간히 했었고, 본 강의 '마을공동체운동'를 추천받아 수강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직장인입니다.
회사 업무 특성상 월요일은 대개 바빠, 매번 지각을 했습니다. 지각을 해서 그런건지, 강의의 맥을 못 잡은건지, 이해도 잘 안되고, 중간중간 가슴 속에서 피어오르는 질문들과 씨름하다보면 강의를 놓치게 되었습니다.
1-3주 강의를 들으며 답답하기도 하고,
그간 고민했던 여러 고민들이 스쳐지나갔습니다.
자본주의 구조 속에서도 하나님의 나라를 일구며 살아갈 수 있는건 아닌지,
마을운동을 통해 나타나는 여러현상들이 또다른 율법주의를 낳는건 아닌지,
여전히 속시원하게 해결되진 않았습니다.
다행히도, 마지막 4주차 강의를 듣고서 그래도 몇 가지 수확을 거둔 것 같아 뿌듯합니다.
1. 문제의식.
자본주의, 국가의 행정을 비롯한 모든 제도들.
세상을 지배하는 세력에 대한 문제의식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추상적으로 짐작했던 것들이 구체적으로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2. 의식주를 통한 신앙의 구체화.
우리가 가장 시간을 많이 보내는 것은 무엇인가, 우리의 삶에 가장 밀접하게 얽혀있는 것은 무엇인가? 생각하게 되었고, 답은 쉽게 나왔습니다.
의식주.
먹고 마시고, 우리가 생활하고 거주하는 공간, 우리가 매일 걸치는 옷과 신발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돈만 지불하면, 무엇으로 만들었는지 누가 만들었는지도 모르는 음식이 나와서 그 음식을 먹고, 배부르면 남기기도 하고, 그 음식물 쓰레기들은 어디로 버려지는지 어떻게 처리되는지 알지 못합니다.
의복도 마찬가지입니다. 매일 다른 디자인과 색감의 옷들이 쏟아져나오지만, 옷이 어떻게 무엇으로 만들어지는지 알 수 없습니다.
집도 마찬가집니다. 무엇으로 어떻게 지어진 지도 모르는, 브랜드 이름과 평수만 아는 아파트 혹은 주택에서 평생을 살아갑니다.
우리 욕구는 다양하고, 돈만 있다면 그 욕구는 채워지는 세상이라 생각되었습니다.
하지만 정작 알아야하는 기술과 지식들은 모르고,
기술들은 돈으로 대체되고, 우리 삶과 신앙과 관계없는 지식들에 몰두하는 현실이 씁쓸했습니다.
그리스도인의 신앙은 도대체 어떻게 구별되는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이러한 고민들을 작은 실천으로 옮길 방법들을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생협을 통해 식재료를 구입하고,
제3세계 국가에서 착취된 노동력으로 만든 의복을 구매하지 않는
개인적인 차원의 대안책들을 생각해냈고, 실행에 옮기기도하고, 실패하기 했습니다.
강의에서도 말씀해주셨다시피 사실 집은 개인적인 차원에서 실행할만한 대안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럼에도 늘 의문이 있었고, 이러한 갈증들을 속시원하게 해줄 곳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마을공동체에서 여러 방면으로 대안적 삶을 고민하고, 실행했다는 이야기는 참 반가웠고, 흥미로웠습니다.
그리고 협동조합을 비롯한 대안공동체의 한계에 대한 이야기는 다소 충격적이었지만, 매우 흥미로웠고, 좀 더 공부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강의를 듣고서 마을공동체를 경험해보고 싶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좋은 강의를 열어주신 기청아에 감사하고, 지난 4주간 함께했던 모든 분들과 치열한 삶의 현장에서 또다른 귀한 나눔을 가지고 다시 만나뵙길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한편으론 이러한 생각들이 또 누군가를 정죄하는 수단으로 생각하게 될까 조바심도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