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내주신 녹음을 들으며 조금 거창한 것 같지만, 지금껏 살아온 길을 돌아보게 된 계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네 신을 벗으라'고 말씀하셨을때 모세가 이런 기분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저는 피아노를 전공하신 어머니 덕분에 너무나 자연스럽고도 당연하게, 의심없이 음악을 해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받은 인정과 칭찬들은 거짓된 나를 형성해왔고, 저는 당연히 하나님께서 나의 달란트와 이러한 여정을 통해 소명을 주셨다고 생각해왔어요. 그래서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부르신 목적이 너무 낯설었습니다. 혹은 애써 무시하며 그저 내 일에만 몰두해왔던 것인지도요. 저는 정말로 이 전문화된 사회에서 길러낸, 한 길만 오랜시간 걸어오면서 다른 모든 것에는 우매한 사람이거든요. 이 시간들을 지나며 저는 점점 '유능함'이라는 감정에 중독되어갔고, 또한 그것이 나라고 굳게 믿으며 도취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잘못된 믿음이 진짜라고 믿고싶어서 저는 정말 무지하게 노력해왔던 것 같아요.
이렇게 바로의 통치 아래 있으면서 저는 늘 학업, 일, 돈이라는 귀신에게 사로잡혀 있었지만 그것조차 모르고 살아왔습니다. 내가 하는 일에는 그렇게 예민하면서도 주변 상황과 사람에게는 무심했고, 변화를 두려워하며 문제에서 벗어나올 엄두도 내지못했어요. 그래서 사람을 단발성으로 만나는 일이 힘들진 않지만 관계를 맺기에는 많은 에너지가 필요했고(아마 내가 진짜 '나'가 아닌 거짓 '나'로 관계를 맺으려하다보니 부자연스러웠던 것 같아요) 어느새 혼자가 편하고 좋아져버렸어요.
어울리지 않는 구습들을 입고 있는 내가 더 익숙한 지금, 좋은 말씀들을 듣다보면 점점 개선되겠지 하고 또 안일하게 착각하지않고 본래적 정체적을 찾기 위해 정말 기도해야겠다는 마음이 듭니다. 삶으로 살아가다보면 또 무의식중에 익숙함에 끌려버리는 저를 발견하는데 그럴 때마다 함께 관계맺는 지체들이 정말 중요하더라구요. 그래서 최근에는 여러 사람들을 만나며 이러한 마음과 생각들을 자주 나누고 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반 고흐, 영혼의 편지>는 고흐가 직접 쓴 편지를 모아 엮은 책인데요, 그 중 자신을 늘 물적 심적으로 후원해주던 친동생 테오에게 보낸 편지에 이러한 대목이 있어요.
"아무 대가 없이 나를 받아들여줄 병원은 없다는 것을 너에게 말해주고 싶다. 그림 그리는 비용은 내가 부담하고, 그림은 전부 병원에 기증한다고 하더라도.
그리 심각한 건 아닐지 모르지만 조금 부당하다는 생각이 든다. 미리 그런 사실을 알았더라면 난 단념했을지도 모른다. 너의 사랑이 없었다면 그들은 아무런 가책없이 나를 자살로 몰아넣었을 테고, 내가 비겁하든 아니든 결국 나는 자살로 생을 마감했겠지. 우리가 사회에 대항하고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을 만한 근거지가 있었으면 좋겠다."
고흐가 말하는 '근거지'가 우리가 하나님 사랑과 말씀 안에서 서로 지체가 되고 더불어 함께 사는 공동체가 아닐까요. 이렇게 매주 수요일 저녁에 만나는 출애굽 동지들과 남은 시간 더 많이 나누고 누리길 소망합니다.
첫댓글 애굽을 나오라는 것은 부탁이 아니라 명령이다.
2주차 강의를 듣는 내내
생각이‥ 마음이 ‥
머무르는 말씀이었습니다
나의 영적 ㆍ사회적ㆍ육체적으로
익숙해진 그곳‥
그래서 너무나 편하고 안주하려는 그 곳으로의 출애굽~
도전으로 와 닿았습니다
이번주‥작게는‥
강의를 듣거나 묵상을 하거나 할때
뭔가를 듣고 보는 것으로 지나가는
나의 익숙한 습관에서
이렇게 써야 하는 것에 한주간
부담은 있고 잘 써지지 않음에
시간을 보내다가 ‥이제서야‥
잘 훈련해 보겠습니다.
잘 들으며 기록을 착실히 ‥
보내 주신 강의 녹취본 감사합니다
아고‥
이곳에 올려졌네요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