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제원/ 셔터속도 3초, 조리개 10, ISO 200, 14-24㎜ 렌즈
이달 24일 국제불꽃축제가 열린 포항 밤하늘은 그야말로 황홀경이었다. 불꽃축제장에는 늘 사진작가들이 장사진을 친다. 밤사진의 진수이자 놓치기 아까운 소재이기 때문이다. 불꽃사진은 자칫 방심하면 허탕치기 일쑤지만 조금만 신경 쓰면 의외로 대작을 건질 수 있다.
▶트라이포드는 필수
불꽃사진은 셔터타임의 예술이다. 셔터를 언제, 얼마나 적절히 조작하느냐에 따라 작품의 질이 좌우된다. 비교적 긴 노출이 필요하므로 트라이포드(삼각대)는 필수다. 불꽃이 올라오는 지점을 먼저 파악하고 위치를 잡아 삼각대를 단단히 고정시킨다. 촬영명당을 잡는 것도 중요하다. 사진의 절반은 촬영 위치에 좌우된다.
▶반드시 광각렌즈로
불꽃은 지상에서 수십m 높이까지 올라가 터진다. 행사장 근처라면 최소 27㎜ 이하 광각렌즈를 준비해야 전체 모습을 담을 수 있다. 불꽃 종류나 전개 과정에 따라 폭발 위치가 다르기 때문에 촬영 후 트리밍한다는 생각으로 앵글을 넓게 잡아야 한다.
광각렌즈는 특성상 지상에서 하늘 방향으로 과도하게 로우앵글로 잡을 경우 지상 구조물이 안으로 휘어진다. 최대 광각으로 지상과 수평 또는 수직으로 카메라를 설치한 뒤 불필요한 부분은 트리밍한다는 생각으로 구도를 잡으면 구조물 휨 현상을 줄일 수 있다. 야간에 자동초점 조절이 어려운 상황이라면 렌즈 초점레버를 수동모드로 전환해 초점을 무한대로 놓고 촬영하면 된다.
▶B셔터 또는 매뉴얼모드(M)로 촬영
감도는 100 또는 200으로 설정하고 조리개는 8 또는 10 정도가 적당하다. 조리개 수치가 낮을수록(개방) 불꽃이 선명하지 못하고 수치가 더 높을수록(죔) 약한 불빛 표현이 힘들다.
셔터는 B(Bulb)셔터 또는 수동모드(M)로 촬영하는 게 좋다. B셔터에서는 셔터 개방 시간 동안 불빛 궤적이 계속 촬영된다.
불꽃 꼬리가 하늘로 올라가는 시점부터 셔터를 누른 뒤 불꽃이 터져 만개한 시점에 손을 떼 셔터를 닫는다. 셔터를 계속 누르고 있으면 잇따라 터지는 두 번째, 세 번째 불꽃도 겹쳐서 촬영된다. 너무 장시간 셔터를 열면 불꽃이 여러 번 겹쳐 산만해지고 노출오버 현상이 생긴다. 불꽃이 터지는 상황을 세밀하게 관찰하며 셔터시간을 섬세하게 조절해야 한다. 마음속으로 카운트를 하며 최대 5초대를 넘지않게 촬영하면 효과적이다.
수동모드에서도 B셔터와 같은 원리로 촬영할 수 있다. 수동모드에서는 1/4초, 1/2초, 1초, 2초 등 설정한 시간만큼 손쉽게 촬영이 가능하다. 촬영한 사진에 대해 실시간으로 액정화면을 통해 노출과다 여부 등을 확인하고 재빨리 조래개와 셔터속도를 교정해 가면서 촬영하면 실패를 줄일 수 있다.
▶플래시 사용으로 근거리 표현
카메라 앞 근거리에 있는 인파도 함께 표현하고 싶다면 플래시를 활용하면 된다. 이때는 밤 분위기를 깨지 않도록 플래시 광량을 적절히 낮게 조절해야 한다. 광량이 너무 세면 충전이 지연돼 연속 촬영에 발광이 잘 안 되는 문제가 따른다
[키워드] (B(Bulb) 셔터
셔터를 누르고 있는 동안 셔터막이 열려 노출이 지속되는 방식이다. 카메라에는 Bulb 또는 앞 글자를 따서 B로 표기된다. B셔터는 노출시간을 임의로 조절해야 하는 상황이 빈번할 때 효과적이다. 수동모드(M)에서도 20, 30초대까지 지원되지만 이와는 용도가 다르다.
가령 불꽃놀이 촬영시 수동모드에서 셔터속도를 3초에 설정했다면 불꽃 전개와 관계없이 3초 후엔 셔터가 무조건 닫힌다. 그러나 B셔터에서는 셔터를 누른 뒤에도 불꽃 전개 과정을 관찰하며 노출시간을 맘대로 늘리거나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10분 또는 30분 등 장시간 노출이 필요할 때도 B셔터를 활용한다. 이때는 릴리즈를 이용하면 무척 편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