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탐욕의 제국 야외상영회를 삼성반도체 기흥공장 후문에서 진행하였습니다.
열악한 공간으로 인해 무대를 설치하는데 참 힘들었지만 그래도 무대를 설치하고 영화를 상영했습니다.
상영하는 동안 지나는 많은 삼성반도체 노동자분들이 발길을 멈추고 영화를 보고 가시기도 했습니다.
영화가 끝난후에는 GV(관람객과의 대호)시간을 가졌습니다.
관객과 상영팀보다도 먼저 경찰과 경비가 도착해있었죠. 목 좋은 자리에는 삼성에서 버스를 촘촘해 대어 놨구요ㅠㅠ
장비, 현수막, 차량 등 모두 민주노총 경기도본부에서 준비해주셨습니다.
그간 카메라를 들고 기흥을 찾았던 홍리경 감독이 이번에는 영화를 홍보하기 위해 왔습니다.
영화를 보지 못하더라도 무슨 내용인지 꼭 읽어 봤으면 하는 간절함으로 관객들이 영화보는 동안에도 영화 전단지를 돌렸습니다.
"저녁 7시 30분부터 이 곳에서 영화를 상영합니다."
영화를 폴리스 라인 안에서 봐야하는 상황. 참 어렵게 상영회를 시작했습니다.
삼성 반도체 기흥공장 3라인엔드팹 공정에서 7년을 일하고 불임, 유산, 유방암 피해를 본 박민숙 씨도 함께 영화를 봤습니다.
이렇게 다시 공장, 기숙사 앞에 온 게 마음이 무겁다 했습니다.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이천분회장님도 영화제에 오셨습니다.
잠시 발길을 멈추고 영화를 보는 반도체 공장 여성 노동자들, 한 명이라도 소중했습니다.
영화가 끝난 후 감독, 출연자와 관객이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침몰한 세월호,,노란리본을 마음 속에 달고 “살아 돌아와라” “어른들이 잘못했다” 소리 외치고 있는 요즘입니다.
삼성 기흥공장 앞에 모인 우리, 침몰하는 삼성호를 바라보는 심정 아니었을까요?
민숙님, 이 곳에 오셔서 영화보니 기분이 어떠세요?
개인적인 소망? 삼성에 바라는 점은 무엇입니까?
아픈 것도 힘든데, 계속 이렇게 사람들 앞에 나서는 이유가 뭐예요?
감독님,전단지를 열심히 나눠주시던데 기분이 어떠셨어요?
이 영화가 어떤 영화로 기억되었으면 좋겠나요?
박민숙 : 자신이 무슨 유해화학물질을 쓰는지, 어떻게 자신의 몸을 보호해야하는지도 모르고,
생산성, 성장에 가려 건강과 인권을 돌보지 못하는 후배 노동자들에게 건강 챙기면서 일했으면 해서 여기 왔어요.
얼마나 젊고 예뻐요. 저도 그럴 때 일 시작했는데. 마음이 무겁네요.
홍리경 감독 : 오늘은 민숙 언니가 많이 말씀하셨으면 하구요.
전 한 명의 노동자들이라도 이 영화를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만 해요.
공정 얘기, 공장 화면에 그래도 발길 멈추고 봐주시던데, 제가 편집을 다시 해서라도 그런 장면을 많이 넣어야 할까봐요.
"전관객 : 저는요 몸을 치료하는 사람이라 그런지, 몸을 다치게 하고, 생명을 앗아가는 일에는 못 참겠어요.
바깥이라 소리가 왕왕 울리고, 화면도 작고, 경찰과 경비의 삼엄한 경비까지 열악한 상황이었지만...
삼성반도체 공장앞이라는 공간이 주는 힘이 분명 있는 상영회였습니다.
화면에 "개나리, 라일락" 기숙사 아파트가 비춰질 때,
관객들 뒤에 불켜진 개나리, 라일락 기숙사에 머무는 노동자들은 오늘도 젊고 푸른 꿈을 꾸고 있겠죠.
뭉클한 상영회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