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3.3. 149일차 이어말하기
신수연(녹색연합)
오늘은 멋진 단체에서 일하는 멋진 분을 모셨습니다. 여기에 몇 번 오셨겠지만, 삼성전자가 다양하게 찍고 있기에 삼성에 소개 부탁드립니다.
-이렇게 많은 카메라가 찍는 것은 처음이네요. 녹색연합에서 활동하는 신수연입니다. 녹색연합은 난개발에 대응하는 활동, 환경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환경을 오염시키고 그 안에서 사는 건 한 덩어리인 것 같습니다. 요즘 보면 적극적으로 환경을 오염시키는 자가 있는 것 같고, 유난히 피해를 심하게 받는 이도 있는 것 같아요.
-제가 활동하는 일을 소개하자면 군사기지로 인해 수질이 오염되고, 토지를 빼앗기는 주민도 있어서, 그 책임을 누가 져야 하는지도 고민하고 있습니다. 대천해수욕장 바로 옆에 공군 사격장이 있어요. 관광객이 많은 7,8월에는 연습하진 않고 있지만, 공국 사격장에서는 바다를 향해서 사격을 하고 있어요.
-한국에는 3대 암 마을이 있는데, 김포, 남원, 보령이 있어요. 특정 마을에 집단으로 암이 발병하는 일이 생겨 조사도 들어간 곳이예요. 보령은 전국 암 평균 암 발병률보다 5배 이상 높게 발병하고 있어요. 마을 바로 옆에 군사 기지가 있는 거죠. 입증을 누가 할 것이냐가 어려운 문제이긴 한데, 주민들은 이렇게 증언해요. 미군기지로 오래 사용될 때 상수도가 없어서 우린 지하수를 이용했다. 지하수를 이용하다보니 미군기지에서 사용하는 에너지원 석유가 많이 새어나와서 오염이 많이 된 거죠. 기름 섞인 흙이 나와서 유전인가 했더니 기름이 유출된거죠.
-여러 가지 증언을 종합해봤을 때 오염 문제가 심각하다고 생각해서 조사가 시작되었고 제도적인 개선이 필요해보여요.
미군기지 저장탱크에서 기름이 나왔다는 것을 입증해야지만 주민들이 보상을 받고 정화를 할 수 있는 건가요?
- 정화는 한국 정부가 하고 있지만, 건강의 문제를 증명하기는 정말 어려운 일이예요. 피해자가 입증해야 해서 더 어렵죠.
보령 앞 마을 사람들이 미군 정부로부터 보상을 받거나 사과를 받는 경우도 없는 건가요?
- 아직 없어요.
열 받네요. 답답하시겠어요.
- 이 감정을 열어두고 계속 활동하면 어려워서 잠시 거리두기도 해요.
미군기지 문제는 대추리 싸움이 많이 알려진 것 같은데, 미군이 책임진 경우가 있나요?
- 한국정부는 굳건한 한미동맹만 강조하며 감내하라.고만 합니다.
희한하네요. 미군이 한국인의 생명을 위협하는 것에 책임지라 하는 것을 한미동맹을 위협한다는 논리는 희한하네요. 신수연 활동가는 얼마나 활동을 했나요?
- 녹색연합에서는 5년째 일했고 군사기지 오염문제는 3년 정도 다루었어요.
상황이 어떤가요?
- 점점 나빠지고 있어요. 반올림과 비슷한 것 같아요. 군사의 비밀은 지켜줘도 국민의 건강은 지켜주지 않는 것. 기업의 비밀은 지켜줘도 노동자의 건강은 지켜주지 않는 것.
워낙 큰 이들이 큰 사고를 치다보니까 해결이 참 어려운 것 같아요. 희망적인 활동을 소개해주세요.
- 멸종위기종, 산양, 우리나라 전통의 산양이 우리나라에 800마리 정도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져있어요. 최근 설악산 케이블카 설치로 위협을 받고 있지만, 산양을 보호하기 위한 모니터링을 하면서 지자체와 모니터링을 하기 위한 절차를 마련하고 있어요.
산양이 800마리밖에 없다니 충격적이네요. 그런데,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 놓는다는 얘기에 산양 터전 좀 잃는다는 게 뭐가 문제냐. 지역 주민들이 살아야지. 하는 말들이 있죠. 늘 부딪히는 문제가 생계, 경제 논리가 있는 것 같아요. 사례를 소개해주세요.
- 설악산 같은 경우는 자체가 천연 자원인데, 이것이 개발되면 돈을 벌 수 있다고 달콤하게 유혹하는 거죠. 케이블이 설치되면 돈 있는 이가 자연환경을 이용하고 큰 기업이 이윤을 가져가는 구조가 될 건데, 그런 건 가리고 말이죠.
- 연산호 보호 활동도 하고 있는데, 사라지는 것에 대한 것을 별 것 아닌 것으로 보는 시선이 있는 것 같아요. 소비자의 편리를 들면서 피해를 돌보지 않는 시선은 문제라고 생각해요.
한 줌도 안 가진 권력과 돈을 가진 이의 이득을 위해서 다수의 사람과 자연과 미래가 희생되어도 괜찮다고 하는 것 같아요. 환경운동을 한다고 하면 많은 분들이 흔히 하는 오해가 있죠? 도시를 등지고, 극단의 모습을 보일 것이다. 경제를 생각지 않는다고 매도하기도 하고. 안보가 흔들리면 어떻하냐는 반대의 논리를 펼치기도 하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타일러 주고 싶은가요?
- 환경 단체는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한다. 무조건 반대를 한다. 자신들은 일급수에 사는 것같이 군다는 오해가 있어요. 부문의 운동을 한다고 해서 그것만 매몰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생태 감수성을 얘기하는데 현실 도시 생활에 무관심해선 안 된다고 생각해요. 환경이 오염되었으니 비싼 소비, 유기농을 소비하자고 주장하진 않아요. 균형적인 시각을 위해서 연대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난개발을 막기 위해서는 기업- 정부의 유착도 지적해야 하고, 유기적으로 결합해서 설득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녹색 정치가 필요하다는 생각도 하시겠어요.
- 네
대통령은 안보 논리를 내세워서 노동개혁을 통과 안 시킨다고 국민을 협박하기도 하는데, 녹색, 인권, 노동의 얘기가 제대로 얘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녹색정치에 관심이 없으신가요?
- 총선이 얼마 안 남았는데, 노동당, 녹색당, 정의당 등 진보정당에서 생태 정치, 녹색 정치를 얘기하고 있어요. 다수의 얘기가 국회에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선거구 획정안을 보면 다양한 목소리가 들어가기 어렵게 만드는 것 같아 보여요.
-언론도 일방적인 주장을 거르지 않고 싣고 있어서 우려스럽긴 해요.
-어제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설악산 케이블카 반대 기자회견을 했는데, 기자 분들은 거의 오지 않았어요. 그 옆에 기자들이 가있는 기자회견이 있었는데, 삼성 LG에서 노동자가 메틸알코올로 실명 위기가 왔다는 것에 공개 질의를 하는 기자회견을 하더라구요. 둘이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이는데, 다양한 얘기들이 전달되는 통로가 마련되야 한다고 생각해요. 설악산 농성 관련해서도 농성을 100일 넘게 진행하고 있어요. 힘은 거리에서 나온다는 생각으로 끝까지 얘기하는게 우리의 힘이 아닐까 생각해요.
기자들이 다양한 목소리를 전해야 국민들이 찬찬히 생각할 기회가 생길텐데, 선전 왜곡 보도만 하는 언론이 많은 것 같아 안타까워요. 더딘 우리의 성장이 원망스럽긴 하지만 천천히 기초를 만들어가면 문제가 풀리는 날이 오리라는 희망을 가져야죠.
저희는 요새 농성을 149일째 하고있잖아요. 아무리 돌아가면서 농성장을 지킨다지만, 제대로 쉬질 못하고 다들. 다섯 달동안 그랬던 거 같아요. 농성이 태세는 장마철을 대비하자곤 하지만, 우리가 뭘하고 놀아야 하나. 요새 그런 생각을 하면서 저는 지내고 있어요.^^
한가지 더 여쭤보고싶은게 있는데요, 정보접근권에 대한 요구가 생소할 분들이 많을 것 같아요. 하시는 일들 중에서 어떤 정보가 필요한데, 이러저러한 이유로 안준다.. 뭐 이런 정보접근권 제한되는 사례에 대해서.
- 미군기지가 전국에 다 있거든요. 1953년 한국전쟁 끝난 이후부터 주둔을 많이했었는데, 송유관이나 저장탱크에서 기름이 새어나와도 끊임없이 공급되기 때문에 별로 신경을 안 쓰더라구요. 여러 가지 유기화학물이나 중금속 등에 오염이 많이 되어있는데, 그 주변지역에 붙어사는 주민들이 많은데.. 돌려받기 전까지는 환경조사를 환경부에서 주기적으로 해왔거든요.
담벼락에서 어떤 물질이 누출되지 않는 한 조사도 우리정부가 못하는건가요?
- 네. 그런 실정이거든요. 보통 비공개되는 일들이 자주 있었어요.
정보공개청구라는 게 어떤 유기용제를 사용하는가 이런 질문인가요?
- 네. 미군재배치가 실시되고 있는데, 현재 나머지 기지들을 반환하는 중인데요. 지금 소송중인 경우가 많은데 정보공개청구하면 대개 승소하는 일들이 많아요. 소파협정을 보면, 미국이 동의하지 않으면 승인할 수 없다는 독소조항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법원의 판단은 이것이 법률적 효력이 있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알권리를 제한할 만큼 법률적 효력이 있는 것이 아니라, 당사자들 업무 진행을 위한 합의 수준이기 때문에 그런 판결이 나온 것이죠.
그런 판결이 나왔으면 알려야 하는데, 여전히 소송을 통해 다퉈야만 하는 상황이에요.
최근에는 인천녹색연합에서 시간을 끄는 정부에 대해 손해배상청구를 내기도 했어요. 활동을 방해하고 알권리를 저해하는 일련의 과정에 대해. 결국 받아낸 게 130만원인가 150만원 정도예요.
저희가 근로복지공단이 그런 비슷한 짓을 많이해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할까했는데, 액수가 너무 어처구니가 없네요.
- 이건 정말 정의의 문제인 것 같아요. 산재나 환경에서도 정의를 이야기할 때, 결국 책임을 누가 지느냐, 비용을 누가 부담하고 이런 문제의식이 점점 생기는 것 같아요.
이번 메틸알코올 중독 사태도 사고 자체가 경악스러웠지만, 더 경악했던 것은 마지막 피해자가 발견되었을 때 이미 2월6일에 일제점검을 했다는데. 이 사업장에도 노동부가 점검을 왔는데, 해당사업주가 설비 수리중이라면서 가동을 안했거든요. 노동자가 시력을 잃는 사고가 난 것이고, 이후에 똑같은 일이 백주대낮에 일어난 것이죠.
-이건 정의의 문제이고, 거꾸로 말하면 정보를 차단하는 것은 범죄이기도 합니다. 분노하지 않을 수 없어요.
- 지금 2007년에 23개 기지를 돌려받았어요. 그중 21개 기지에서 허용기준치를 훨씬 넘어서는, 심한 경우 춘전에서는 100배 이상 기준치를 초과한 오염물질이 검출되기도 했어요.
돌려받는 기지들마다 오래 사용하기도 했고, 관리가 워낙 소홀했던 거죠.
다만 지하수나 토양이 도시에는 아스팔트에 덮여있기도 하고 이런 오염이 너무 일상화되어있다보니까 그런 자극들에 무뎌져있는 것 같기도 해요.
흥행했던 괴물이라는 영화도 그렇죠. 이런 문제들에 침묵하고, 정말 누군가 내 눈 앞에서 죽어나가지 않으면 이런 일상이 우리 자화상 가운데 괴물이 있는 것 같아요.
-그래도 잘 될거에요.
그런 점에서 마무리하는 차원에서, 시작부터 저는 우리를 좀 반성하고 노력을 계속해야 괴물이 되지않는다 이런 말씀을 드렸지만 바로 여기에 괴물이 하나 있죠. 그 괴물(삼성)을 향해서 조언, 충고, 규탄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 제가 저희 단체에서 몇 해 전에 <또하나의 약속>을 단체 관람한적이 있어요. 기업을 포장해서 홍보하고, 삼성을 입사하고픈 게 젊은이들의 꿈이기도 한데, 그 이면에는 또 추악한 일을 벌이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반도체 직업병피해를 입으신 분들을 두고 다 해결된 것처럼, 진실이 아닌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걸 보고, 사람들은 정보에 대해 믿을 수밖에 없는 상황을 보면 끔찍하단 생각도 들고. 삼성이 좋은 기업 이미지를 가지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뭘까. 자사 공장에서 돌아가시거나 병든 분들에 대해 제대로 사과하고 보상하는 것이 우선인데, 정말 욕을 해주고싶은 심정이에요.
-저는 그게 정말 최소한의 윤리가 아닌가해요. 비용문제를 떠나서. 정신을 차려야 하지 않겠나 생각하고 있고, 농성장도 150일 가까이 가고 있는데, 대화의 의지가 있다면 정말 전향적인 자세를 가지고 나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각도로 이 문제를 대해야 풀 수 있을 것이란 말씀이셨어요. 네. 보이는 듯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응원하고 계신분들. 자기 자리에서 수많은 생명과 우리 세상 전체를 지키기 위한 일들을 나눠서 하고계신 분인데, 정말 소중하고 감사한 손님을 모신 것같습니다. 아직은 서늘한 날씨에 이 곳까지 와주신 신수연님 너무 고맙습니다.
저희는 내일 삼성전자 산재사망노동자 추모의 달, 함께 싸우자는 결의와 연대의 마음을 모으는 그런 자리를 갖습니다. 지나가는 시민여러분들께서도 함께 떡도 나누고 연대의 마음을 나누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상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