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510 이어말하기 234일차_토리
게스트 : 박김형준 사진가
사회자 : 권영은
유투브 영상 : https://youtu.be/hlOJ6f7YWW0?list=PL68l6l0ykxTXlpDY1-wm7S4KrudfG9ydu
권 : 오늘은 반올림과 친한 사진가 한분을 모셨다. 박김형준 님. 안녕하세요
박 : 안녕하세요
권 : 소개를 부탁드린다
박 : 사진 찍는 사람이다. 사진으로 밥벌이도 하고 그러는 사람이다
권 : 오늘도 오자마자 사진을 찍으시던데, 와보니 어떤지?
박 : 예전에 비닐 쳐져 있을 때 보다는 훨씬 좋아진거 같다. 농성장이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권 : 최소한의 변화를 위한 달력 만들기, 라는 활동도 했는데, 그 소개를 부탁합니다.
박 : 최소한의 변화를 위한 사진가 모임이라는 그룹에서 활동을 하고 있다. 뚜렷한 실체는 없지만 매년 활동 사진을 모아 달력을 만들고 그 달력을 판매하여 수익금을 단체에 지원하는 활동을 한다. 우리는 싸우는 현장을 많이 찍고, 그 사진을 통해 사회에 싸움을 알리는 일을 많이 하는데 ‘빛에 빚지다’라는 모토로 우리가 찍은 사진들로 수익을 내서 인권활동을 지원하는 일을 하게 된 거다.
권 : 사진을 찍는 분들이 현장을 찾아 사진을 찍어 그 사진을 다시 현장을 후원하는 형태군요.
박 : 후원이라고 하기는 좀 그렇고, 우리가 빚진게 있어서 그걸 갚는다고 생각한다. 예전에 다산인권센터 자원 활동 할 때 삼성 관련 사진을 많이 찍었었다. 2007년 11월에 기흥사업장에서 기자회견 할 때도 갔었는데, 기자회견 하는 중에 그 안에서 열심히 사진 찍는 사람이 있어서 물어봤더니 처음에는 기자를 사칭했는데, 계속 확인해 보니 삼성 인사과 직원이라는 것이 밝혀지는 그런 일도 있었다. 그 때 메모리 카드를 받아내서 복구를 했더니 집회 참가자들 얼굴을 하나하나 다 찍어 놨더라.
권 : 최소한의 변화를 위한 사진가 모임에서 작년에는 밀양을 주제로 사진을 찍었던 것 같은데
박 : 작년에는 주제가 ‘마을’이었다. 그래서 밀양을 찍는 작가들도 많이 있었던 것이고, 수익금도 밀양에 드렸던 것. 나는 포이동에 철거투쟁 하는 사진을 넣었었다.
권 : 최근에는 옥바라지 골목 쪽에 많이 가시는 걸로 아는데
박 : 말 그대로 옥바라지 하는 골목이다. 반대편에 서대문 형무소가 있는. 근데 거기가 서울 중심지에 남아 있는 몇 안 되는 보존 필요가 있는 동네임에도 불구하고 지금 마을이 거의 부서진 상태다. 그나마 남겨진 일부 가구, 세입자들만 남아서 보존 투쟁을 하고 있는 것. 최근에 박원순 시장이 시원하게 한말씀 하셔서 많은 사람들이 감동을 받았는데, 아직까지는 그 말에 어울리는 대책은 나오지 않고 있어서 답답한 상황이다.
삼성 직업병 문제랑도 비슷한 게, 자꾸 덮어 버리려고 한다. 남겨지려는 기억되려는 사람들과 덮어버리려는 세력 간의 싸움인 것 같다.
권 : 아이들의 빈방이라는 주제로 또 말씀을 하겠다고 하셨는데.. 이건 무엇인지?
박 : 제 활동 중에 그나마 사회적 의미가 있는 것들에 대해 말씀을 드리는 건데... 세월호 문제 관련해서, 우리 사진가들은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까 생각 중에, ‘아이들의 빈방’이란 프로젝트를 제안을 받은 것. 아이들의 방을 기록하고, 유품들을 촬영하고.. 그런 작업이었다.
나아가서 4ㆍ16 희생자 유품들이 최근에 공개되서 그 사진을 찍는 활동, 세월호 청문회 기록하는 사진, 가족들의 활동을 기록하는 사진 등등을 남기는 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가들이 자발적으로 모여서 활동을 꾸준히 하는거다.
이름표 뒷면을 찍은 사진이 있는데, 사진을 찍으면서도 가장 울컥했었는데, 마침 전시회 때 그 사진이 걸려 있어서 놀랐다. 학교 다닐 때는 이름표라는 것이 별 의미가 없고, 불편하기도 한 물건인데, 그 사람을 기억하는 상징하는 도구가 되는 게 또 이름표라서, 희생자의 이름표는 참 여러 의미가 있는 것 같았다.
권 : 우리 피해자들에게도 그들의 삶을 기억할 수 있는 물건이나 글에 대한 기록들이 많이 남아서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 지면 좋겠다. 얼마 전에 또 누군가의 유품으로 건담, 가방, 영화CD 등을 찍는 일이 있었는데, 오렌지.. 고 엄명환 님 얘기를 하면 좋겠다.
박 : 나랑은 한 10년 정도 알았다. 다산 인권센터 자원 활동하며 같이 만났었다. 처음에는 그렇지 않았는데 점점 사진에 관심을 갖고 내 장비를 보며 부러워하고 그랬었다. 오렌지 추모제를 할 때 나를 오렌지의 사진 선생님으로 부르는 것이 굉장히 부담이 되었었는데, 나는 오렌지의 사진 선생은 아니었다.
예전에 오렌지는 장비병에 걸려서 사진을 진지하게 찍지는 않는, 사진에 관한 책을 소개해줘도 별 관심은 안보이고 계속 장비에만 관심을 가져서.. 내가 너랑은 다시는 사진에 관한 얘기는 하지 않겠다.. 라고 사진 절교 선언을 하기도 했었다
그런데 그렇게 많은 활동을 했다는 것을 알고 뒷통수를 맞는 기분도 느꼈는데..
추모 사진전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면서 사진들을 훑어보는데.. 사진을 전혀 정리를 안해놨더라. 그래서 어떻게 추모 사진전을 준비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권 : 실제 오렌지가 곳곳에서 진지한 활동을 많이 했었다. 몸이 아파서 투석을 계속 받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개의치 않고 피해자들 사진 찍고 반올림 활동 기록해 왔다.
박 : 6/4부터 6/10까지 사진전을 할 텐데.. 6/4 ~ 6/6까지는 다산 앞에서 오렌지의 삶을 정리하는 전시를 준비하고 있고. 오렌지가 함께 했던 ‘골목잡지 사이다’에서 전시공간을 열어줘서 그곳에서도 전시를 할 계획이고, 오렌지 기일인 6/10에는 오렌지 인권상을 시상하는 행사도 계획 중이다. 강남역에서는 3000번 버스를 타면 한 번에 오실 수 있는 곳이다. 이번에 책자도 두 권이 나온다. 6/4부터 공개 할 수 있을 것.
권 : 오렌지는 단원고 학생들이 있는 연하장에 함께 있다. 6/10일에 함께 만날 예정이죠.
박 : 이번에 나오는 사진전에 실린 사진 중에는 반올림 사진이 제일 많다. 실제 오렌지가 제일 많은 활동을 했던 현장이었다.
권 : 삼성에 대해 쓴소리 한마디 해달라
박 : 다산에서 자원활동 할 때, 삼성에서 1인 시위를 한적 있다. 학교 동료들이 지나가며 봐서 얼굴이 빨개졌던 기억이 있다. 그 때 얘기했던 게 ‘진상규명’이었는데, 그게 9년 전인데, 아직까지도 진상규명이 안 된 거 아니냐. 빨리 사과하고 올바른 진상규명 이루어지도록 협조하고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안 그러면 옥시 꼴 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