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기자회견문>
“삼성은 이재용의 등기이사직을 박탈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라”
지난 2월 17일, 삼성 79년 역사 최초로 그룹 총수가 구속됐다. 특검의 수사발표에 따르면, 이재용은 회삿돈 300억 원을 횡령하여 박근혜와 최순실에게 뇌물을 주었고, 그 과정에서 허위 신고로 재산을 해외로 빼돌렸으며, 횡령한 범죄수익을 은닉한 죄를 지었다. 이 범죄사실을 밝히기 위한 청문회에서 거듭되는 위증으로 국민들의 공분을 샀다.
삼성이 건낸 뇌물의 대가는 박근혜의 임기가 만료되기 전에 이재용의 삼성경영권 세습이 마무리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한다는 것이었다. 이 과정에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위해 국민연금에 수천억 손실을 끼치는 일까지 벌어졌다. 그 이전에도 이미 이재용 총수 일가는 에버랜드 전환사채, 삼성SDS 신주인수권부 사채 발행 과정에서 회사와 주주들에게 막대한 손해를 끼치면서 수조원의 이익을 취득한 바 있다. 도대체 언제까지 총수일가의 경영 세습과 사익을 위한 범죄를 계속할 셈인가?
오늘은 삼성전자의 주주총회가 있는 날이다. 만일 삼성이 정상적인 회사이고, 이사회가 제대로 된 역할을 하려면, 이재용을 등기이사직에서 해임해야한다. 자신의 사익을 위해 회사자금을 횡령하고 뇌물로비로 회사이미지에 막대한 손해를 끼친 사람을 그대로 둔다면 누가 삼성의 변화가능성을 신뢰할 수 있겠는가?
이재용의 삼성전자 지분은 고작 0.5%에 불과하다. 이재용이 구속돼서 투자결정을 못하고, 중요한 경영판단을 하지 못한다면, 삼성을 정상적인 기업이라고 할 수 있는가? 갤럭시 사태로 다시 한 번 무능이 입증되고, 이번 뇌물비리 사태로 도덕성마저 파탄난 이재용은 오히려 삼성의 미래에 걸림돌일 뿐이다. 삼성그룹이 진정으로 쇄신하려 한다면, 범죄와 독단을 일삼았던 무능력한 총수를 해임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할 것이다.
특검이 수사결과를 발표한 날에 맞춰 삼성은 소위 쇄신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쇄신안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말 그대로 알맹이 없는 빈껍데기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삼성직업병 문제와 불법도급, 해고노동자 문제는 고사하고, 언론에 회자되던 범죄로 얻은 수익에 대한 얘기도, 이건희가 약속했던 사회 환원 이행조차 빠져있다. 이미 2008년 비자금 사건으로 이건희가 실형 위기에 직면했을 때 내놓았던 쇄신안이 어떻게 공문구가 되었는지 기억이 생생한데, 그나마 내용마저 부실한 쇄신안에 삼성의 진정성을 찾을 길이 없다.
구속된 이재용의 죄가 무겁긴 하지만, 특검이 밝힌 이재용의 죄는 일부에 불과하다. 헌법이 보장한 노동조합의 권리를 미행과 납치, 해고까지 서슴지 않으며 탄압했던 죄, 명백한 삼성 노동자들을 위장도급으로 하청노동자로 고용하며 불법을 저지른 죄, 위험한 작업을 안전하게 하는 대신 외주화로 해결하며 노동자들의 눈을 멀게 하고 죽게 만든 죄, 삼성직업병으로 고통 받는 피해자들을 계속 외면하고 방치하고 있는 죄, 범죄와 무책임을 가리기 위해 언론보도에 개입하며 통제하는 죄가 훨씬 더 무겁다.
지난 재벌 청문회에서 이재용은 이미 이런 사회적 책임에 대해서도 성실하게 대응하겠다는 약속을 한 바 있다. 이제 그 약속을 지켜야 한다. 1600만 넘는 촛불로 광장을 밝혔던 시민들이 박근혜 퇴진과 함께 이재용 구속을 외쳤던 이유를 무겁게 돌아봐야 할 것이다. 삼성전자는 뇌물범죄의 책임을 물어 이재용의 등기이사직을 박탈하라. 약속한 사회적 책임을 다하라.
삼성은 이재용의 등기이사직을 박탈하라! 삼성은 언론통제 중단 약속을 이행하라! 삼성은 위험의 외주화를 중단하라! 삼성은 노조탄압 중단하라! 삼성은 반올림에 대한 거짓말을 중단하고, 직업병문제 해결하라!
2017년 3월 24일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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