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풍 한번 잘 하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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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이 중국에 간지 열흘이 넘었다..도착 이틀 후 전화한번 오고 소식이 없다.
아들은 3일 후에 제주도로 열흘간 시합을 간다. 어제 비행기 탑승 준비한다고 서류를 준비해 갔다.
이제 우리 부부만 남는다.
매번 해오던대로 아이들은 짐을 꾸려서 시합을 떠나고 우리집은 텅빈 선수합숙소 처럼 부산하던 모습이 갑자기 차분해질 것이다.
빨래는 통에 담고 아침엔 늦지않게 일어나고 식사준비하면 얼른 식탁에 앉으라는 아이들을 향한 아내의 잔소리도 당분간 없을 것이다..
우리부부는 조용히 음악과 영화를 즐기며 손잡고 산책을 할 것이다..
지난 시합까지 다섯해 동안 대회마다 따라 다니며 참 즐겁고 신났었는데 이제 그런 재미는 자주 없을 것이다
난 WTA site에서 올해 열리는 대회들 체크하고 국내대회일정과 비교하며 스케줄을 작성하고 성아가 프로대회에 참가할 ipin을 받아놓을 것이다.
매일매일 만나는 반가운 얼굴들을 보며 같이 테니스를 연구할 것이고 살아가는 이야기도 나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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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왜 이 새벽에 나는 잠을 못이루는 것일까?
한번 사는 人生..
나의 인생이 그렇고
내 가족의 인생이 그렇고
내 주변의 모든 사람의 인생이 그렇게 ...............................소중하다
난 나의 인생을 얼마나 소중하고 진지하게 살고 있는가?
나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 아내와 아이들에게 얼마나 바르고 보람된 길을 제시하며 이끌고 있는가?
매일 만나는 주변 사람들에게 얼마나 좋은 영향을 끼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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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제까지 가고 있는 길이 바르고 정당하고 최선의 길인가?
언뜻 떠오르는 상념들이 화두가 되어 나의 정신을 맑게 한다
창문을 열어보니 불빛들이 트리처럼 아름답게 빛난다
저 불빛들마다 소중하고 아름다운 사연들을 따뜻하게 덮혀주고 있으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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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든 아들의 볼에 뽀뽀하며 보고 싶은 딸을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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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병님이 돌아가시며 그러셨다던가
'아 소풍한번 잘 하였다'고
귀천(歸天)
귀천 - 하늘로 돌아감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천상병
첫댓글 샘을 만난지 얼마되지는 않았지만 남편으로 아빠로 또 테니스를 가르치는 선생님으로 아주 훌륭하신 분입니다.자부심을 가지고 오늘도 내일도 앞으로 펼쳐질 미래도 지금처럼 주위 사람들에게 빛을 나눠 주세요......
항상 응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아빠로,남편으로 그리고 테니스 코치로 제자리를 더욱 빛나는 자리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