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십자가
김현우가 포졸들에게 붙잡혀 옥에 끌려갈 때 찬란한 빛의 십자가가 나타나 앞길을 비추고 있다. 그림 탁희성 화백
김현우(마태오, 1775~1801)는 한양 역관 집안에서 서자(庶子)로 태어났다. 1786년쯤 유배지에서 사망한 김범우(토마스)는 그의 맏형이자 이복형이고, 1801년 포도청에서 매를 맞아 순교한 김이우(바르나바)는 그의 친형이다.
맏형 김범우에게서 교리를 배워 입교한 김현우는 1785년에 일어난 `명례방 사건`으로 김범우가 유배를 당하면서 어려운 처지에 놓였지만 신앙을 버리지 않았고 몰래 기도생활을 계속했다.
1794년 말 주문모(야고보) 신부가 입국한 이후 적극적으로 교회 활동에 참여한 김현우는 형 김이우와 함께 주 신부가 설립한 평신도 단체 `명도회`에 가입해 활동했다. 1801년 신유박해가 일어난 뒤, 김현우는 형과 함께 체포돼 포도청으로 끌려갔다. 그가 체포됐을 때 찬란하고 커다란 십자가가 나타나 옥으로 가는 길을 가리켰다고 한다.
그는 형조로 이송돼 사형선고를 받고 1801년 7월 2일(음력 5월 22일) 동료 8명과 서소문 밖에서 참수형으로 순교했다. 그의 나이 26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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