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묵주에 달린 예수님들이 한 자리에 모이셨다. 그런데 묵주에 달린 예수님들의 모습과 표정과 건강상태는 다 달라 보이셨는데 서로가 어디에 있는지 이야기하기 시작하셨다.
한 예수님은 늘 차속에 매달려 있어 멀미로 얼굴이 노랗고 어지럼증에 시달려 괴로워하고 계셨고 또 한 예수님은 주머니속에 갇혀있어 오랫동안 먼지와 함께 있다보니 편도선과 가래로 고생하고 계셨고 또 다른 예수님은 묵주 통에 오래동안 담겨 있어 온 몸이 녹슬어 계셨다. 또 한 예수님은 서랍속에 다른 물건과 엉켜있는 바람에 제대로 몸을 움직이질 못해 근육마비로 고생하고 계셨다. 심지어 어떤 예수님은 팅팅 불어 계셨는데 그 예수님은 주머니속에 담긴 채 세탁기에 돌려져 온 몸이 불으신 것이다.
한 예수님은 얼굴이 뭉그러져 형상조차도 없는데도 왠지 모를 빛을 발하고 계셨다. 그래서 모두가 궁금해서 물었더니 이 예수님은 어느 할머니의 묵주로 계셨는데 늘 매일같이, 아주 열심히 기도하시면서 예수님의 얼굴을 하도 매만지시는 바람에 얼굴이 다 달아 형태가 없어지셨던 것이었다. 그러나 이 예수님은 너무도 행복해 하고 계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