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부들의 구속론
초대교회 교부들의 작품들을 찾는다는 것을 쉬운 일이 아니지만 여러 학자들의 책들을 통해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먼저 베턴 베이커(Bethune-Baker)가 쓴 『초대교회 기독교 교리』(Early History of Christian Doctrine)를 들 수 있는데 여기서는 네 가지 특별한 주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첫째, 희생과 순종; 둘째 지식으로 인한 조명; 셋째 화해; 그리고 넷째 희생제물 등입니다. 두 번째 책은 켈리(J.N.D. Kelly)가 쓴 『초대 기독교 교리사』(Early Christian Doctrines)입니다. 그는 먼저 예수 그리스도가 우리를 자유시키려고 악마에게 희생제물이 되었다는 것을 설명하고; 둘째 성체와 그리스의 두 본성과 관련된 신비롭거나 육체적인 견해를 다루면서 그리스도의 성육신을 그분의 구속적 죽으심의 본질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셋째 ‘실재론’(realism)이라 불리는 것으로 성육신 대신 십자가에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에 관심을 쏟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켈리는 2세기 활동했던 사도적 교부들이 교리적 발전에 끼친 큰 것은 구속론이라고 강조합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신적 계시의 조명자, 스승, 그리고 전달자로 여깁니다. 이에 관해 토머스 토런스(Thomas Torrance)는 『사도적 교부들의 은혜론』(The Doctrine of Grace in the Apostolic Fathers)에서 위와 같은 설명은 은혜로 말미암는 이신칭의에 관한 바울신학에 위배되는 것이라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터너(H.E.W. Turner)는 『교부들의 구속론』(The Pauline Doctrine of Redemption)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기독교 구속론을 묘사하기 위해 초대 교회가 사용했던 네 가지 범주들을 소개합니다. 첫째 조명자이신 그리스도; 둘째 승리자이신 그리스도; 셋째 신성과 불멸성을 베푸시는 그리스도; 그리고 넷째 희생자이신 그리스도(Christus Victim) 등입니다. 이에 따라 우리는 교부들의 구속론을 정리해보도록 합시다.
1. 조명자이신 그리스도
‘조명자’이신 그리스도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지식이나 계시를 베푸시는 분이심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클레멘트 1서신』(Clement I)에서 가장 좋은 예를 찾을 수 있는데 그는 예수 그리스도의 역할이 조명이라고 했다는 것인데 그것은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희생으로 보고 있다는 것입니다. 유사한 표현을 폴리캅과 안디옥의 이그나티우스도 ‘대리적 속죄’(substitutionary)를 십자가에서의 죽으심과 우리 죄와 범죄를 위해 죽으심 간에 관계를 분명하게 밝히고 있습니다.
『디다케』(Didache)의 성체적 기도문을 보면 교사이신 그리스도를 잘 나타내고 있는데 하나님께서 ‘자신의 종 예수를 통해’ 우리에게 계시하신 ‘지식, 믿음, 그리고 불멸성’에 대해 두 차례나 감사한다고 합니다. 『클레멘트 1서신』에서도 ‘어두움에서 빛으로, 우리의 무지로부터 그분의 이름의 영광에 이르도록 부르신’ 사역을 그리스도의 사역이라 명시하고 있습니다. 『바나바서』(The Epistle of Barnabas)에서도 그리스도는 ‘우리의 오류들의 어두움에서 우리를 구원하신다’고 합니다. 그리고 사도적 교부들 작품들 중 가장 신비적이고 묵시적인 작품인 『헤르마스의 목자』(The Shepherd of Hermas)에서도 동일한 주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조명자라는 주제는 기독교 변증자들의 작품들에서도 잘 나타납니다. 변증자들은 자신들의 임무가 그리스도와 기독교 메시지를 할 수 있는 한 잘 설명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그들이 만든 기독교 신학은 영지주의(Gnosticism)와 잘 대조됩니다.
최초의 변증자로 불리는 순교자 유스티누스는 이 작업에 충실했습니다. 영지주의에 매료 되어 거짓들을 수용하는 자들에게 유스티누스는 참된 지식(Gnosis)가 바로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는 것이라고 변증했습니다. 영지주의자들에 반대하여 제시한 영지주의적 도구들과 주제들을 가지고 유스티누스는 기독교 신앙을 지성적 형태로 발전시키려고 노력했고 매우 이성적이라고 변증했습니다. 그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하나님의 로고스(요한복음 1:1~65)이시기에 참된 지식(영지)의 유일한 교사이심을 주장했습니다. 영지주의자들의 영지들을 제거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조명자이신 그리스도라는 의미는 후에 알렉산드리아 학파의 큰 주제가 됩니다. 특별히 알렉산드리아의 클레멘트와 오리겐에게서 볼 수 있습니다. 클레멘트는 그리스도께서 참된 로고스이시고 참된 영지(true gnosis)의 유일한 교사이심을 강조합니다. 오리겐 역시 이런 견해를 보다 신비적으로 접근해 가면서 하나님에 대한 영지(지식)를 명상하므로 하나님에 대한 지식을 가질 수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하여 얻게 된 지식으로 말미암아 그는 신격에 참여한, 즉 연합한 자가 되기를 갈망했습니다.
다음 시간에 계속하겠습니다. 기대하세요.
첫댓글 좋은 글 감사합니다 ... 혹시 원전을 읽고 싶어하시는 분들께서는 교수님의 안내 글이 매우 큰 도움이 되실 거라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