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청소노동자가 존중받는 사회로 나아가자
- 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들의 파업 투쟁을 지지하며
오늘(8/23) 오전 10시 광화문 광장에서 비정규직 업종 중 가장 치열한 투쟁을 벌이고 있는 청소노동자들이 뭉쳐 “청소노동자 연대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난 2014년 6월 16일 생활임금 보장을 요구하며 파업에 들어간 뒤 1,200일 가까이 계속되고 있는 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의 투쟁을 지지하고 연대하기 위해서다.
당시 학교 측은 시급 6천 원과 상여금 100% 지급이라는 최소한의 요구조차 거부하며 파업 중인 청소노동자들을 거리로 내몰았다. 재벌 총수 정몽준의 현대중공업이 운영하는 울산과학대는 3년이 넘는 파업 기간 동안 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들의 농성장을 네 차례나 강제철거하고, 청소노동자들을 업무방해로 고소했다. 학교 측이 제기한 가처분 신청으로 청소노동자들은 1인당 1억 원에 가까운 벌과금을 부과받고 가압류까지 당한 상태다.
울산지역연대노조 울산과학대지부의 청소노동자 조합원 수는 현재 8명이며, 평균연령이 66세에 이른다. 나이 들고 가난한 청소노동자들이 일자리를 빼앗기고 3년이 넘도록 현장으로 돌아가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무수한 탄압을 받고 있다.
결국 김순자 울산과학대지부장과 김덕상 울산연대노조 위원장은 더는 참을 수 없다는 심정으로 지난 12일부터 서울 상경 1인 시위에 나섰다. 이들은 “청소노동자의 인권은 죽었다”라며 상복을 입고 청와대, 국회, 방송국, 정몽준 사무실 등을 찾아다니고 있는 상태다.
최근 여러 대학에서 청소노동자의 시급이 인상되고 있고, 경희대는 최초로 청소노동자를 직접 고용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수십조 원의 사내유보금을 가진 현대중공업이 운영하는 학교이자, 대한민국 최고 재벌 중 하나인 정몽준이 명예이사장인 울산과학대가 청소노동자들의 요구를 거부하고 있으니 참으로 기가 막힐 노릇이다.
43만 명으로 추산되는 전국의 청소노동자들은 학교, 기업, 공공기관, 아파트 등 실로 다양한 현장에서 일하고 있다. 우리는 청소노동자가 쓸고 닦은 거리를 걸으며, 청소노동자가 쓸고 닦은 건물에서 생활한다. 청소노동자 없이 대한민국은 단 하루도 정상적으로 돌아갈 수 없다. 청소노동은 우리 사회에서 꼭 필요한 일이며 존중받아 마땅한 직업이다.
시급 몇백 원 올리자고 60이 넘은 노동자들이 3년 넘게 파업을 벌여야 하는 현실을 이제는 끝내야 한다. 생활임금 보장과 직접고용, 쾌적한 휴게실을 비롯해 모든 청소노동자가 존중받는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
울산과학대는 청소노동자에 대한 탄압을 중단하고 현장으로 복귀시켜라!
청소노동자 생존권을 박탈하는 민·형사상 고소·고발을 즉각 취하하라!
(2017.8.23.수, 평등 생태 평화를 지향하는 노동당 대변인 류증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