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최순실 판결 속에 숨은 세심한 삼성 봐주기
- 2/13 최순실 1심 선고에 부쳐
최순실. 징역 20년, 벌금 180억원, 추징금 72억 9,427만원.
신동빈. 징역 2년 6개월, 추징금 70억원. 법정구속
안종범. 징역 6년, 벌금 1억원, 추징금 4,290만원.
판결 자체는 다소 심심했다. 최순실 씨에게 징역 20년은 최소 형량이다. 세간의 평이 그렇다. 많은 사람들이 앞으로 재판을 통해 그나마 형량이 줄어들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최순실 씨나 이경재 변호사도 너무 억울해할 필요 없다. ‘죄는 지은 대로 가고 공은 닦은 대로 간다’고 하지 않던가? 또한 이미 100세 시대이니 옥사할 염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
무엇보다 이날 재판을 통해 드러난 것은 한국 사법체계의 난맥상이다. ‘법은 멀고 삼성은 가깝다’는 세간의 자조를 넘어서지 못했다.
안종범 수첩은 증거로 ‘인정되었다 → 안 되었다 → 다시 되었다’, 애꿎은 말들은 재판을 할 때마다 주인이 바뀌었다. 삼성 관련 뇌물 액수 또한 89억, 36억, 72억으로 널뛰기를 했다. 사실관계가 재판부마다 다르다. 이러니 누가 법과 양심에 따라 판결한다는 말을 믿겠는가?
준 사람은 36억을 줬는데, 받은 사람은 72억을 받았다는 마술을 연출하며 엉터리 재판을 한 서울고법 형사13부(정형식 부장판사)야 구제불능이니 그렇다 치자. 그나마 심심한 판결이라도 내린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또한 안종범 수첩을 증거로 인정했지만, 유독 삼성 관련 부분은 증거로 반영하지 않았다. 자가당착이다. 이재용 2심 재판이 우격다짐 봐주기였다면, 최순실 재판은 이재용에 대한 세심한 배려라는 정도가 차이라면 차이다.
엄정해야 할 재판에 국민의 법 감정을 고려하라는 기대 따위는 하지 않는다. 그저 법전에 쓰여 있는 대로라도, 일말의 양심에 따라 재판하기 바랄 뿐이다.
사법부 존립의 정당성이 앞으로의 재판과 대법원 판결에 달려 있다. 삼성 살리려다 사법부가 죽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길 바란다.
(2018.2.14.수, 평등 생태 평화를 지향하는 노동당 대변인 신석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