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그들이 있어야 할 곳은 굴뚝 위가 아니다
- 금속노조 파인텍지회 굴뚝 고공농성 100일째
오늘(2/19)은 금속노조 파인텍지회 노동자들이 공장 정상화와 노사 합의 이행을 촉구하며 75m 굴뚝 위에서 고공농성을 벌인 지 100일째 되는 날이다. 지난해 11월 12일 목동 서울에너지공사 열병합발전소 굴뚝에 올라 고공농성을 시작한 파인텍지회 홍기탁 전 지회장과 박준호 사무장은 2018년 새해는 물론 설 명절까지 차가운 칼바람을 맞으며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파인텍 노동자들의 고공농성 투쟁은 20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파인텍 공장을 인수한 스타플렉스가 공장폐업 및 공장 매각절차에 들어가자 당시 차광호 지회장은 이에 반대하며 2014년 5월 27일부터 2015년 7월 8일까지 408일간 공장 굴뚝에 올라 농성을 진행했다. 기네스북 최장 기록이라는 408일의 고공농성은 스타플렉스 김세권 회장이 새로운 법인을 만들어 고용 승계, 노동조합 승계, 단체협약 승계를 하겠다고 약속하며 중단됐다.
하지만 약속은 오래가지 않았다. 2016년 1월 해고노동자를 고용하기 위해 자회사 파인텍이 충남 아산에 세워졌지만, 공장 가동 8개월 만에 다시 문을 닫았다. 이것이 두 명의 노동자가 다시 굴뚝에 오를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이들의 고공농성이 100일째 이어지고 있지만, 지금까지 회사는 교섭 제의 한번 없이 나 몰라라 하는 태도로 버티고 있다.
이것이 ‘사람이 먼저’라는 문재인 정부에서도 겪을 수밖에 없는 한국 사회 노동자의 현실이다. 자본의 이익 앞에서 숱한 약속과 합의는 깨지고, 결국 배제되는 이는 노동자들뿐이다. 약속을 어긴 가해자는 떵떵거리고 살지만, 자본으로부터 배제된 이들은 목숨을 걸고 크레인에, 전광판에, 굴뚝에 스스로 올라 자신을 유배시킬 수밖에 없다.
파인텍지회의 두 노동자는 자신들의 생존권만이 아니라 ‘노동악법 철폐!’, ‘헬조선 타파!’, ‘수구야당 해체!’, ‘국정원 해체!’ 등을 외치며 굴뚝에 올랐다. 자본이 통제되지 않고 한국 사회 ‘악의 축’이 건재하다면 또 다른 배제된 이들이 크레인 위로, 전광판 위로, 굴뚝 위로 또다시 올라갈 것을 알기에 그러했으리라.
그들이 있어야 할 곳은 굴뚝 위가 아니다. 오늘(2/19) 저녁 7시 목동 서울에너지공사 열병합발전소 굴뚝농성장 앞에서 ‘굴뚝 고공농성 100일 집중 문화제’가 열린다. 연대의 힘으로 그들이 하루빨리 땅을 밟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노동당도 파인텍지회 동지들의 투쟁에 끝까지 함께할 것이다.
스타플렉스(파인텍) 김세권 회장은 즉각 합의사항을 이행하라!
문재인 정부는 노동악법을 폐기하고 적폐를 청산하라!
(2018.2.19.월, 평등 생태 평화를 지향하는 노동당 대변인 류증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