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의 후원 산행
연둣빛 봄날, 눈발이 흩날리는 산행이었습니다.
코로나19로 갇혀 지내던 답답한 마음을 잠시 벗어나
북한산 산길에서 봄과 겨울을 한꺼번에 맞았습니다.
진달래, 철쭉, 산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산길에서
오랜만에 만남을 기뻐하며 안부를 묻고 산을 올랐습니다.
높이를 더할수록 눈 아래 펼쳐지는 도시의 속살은
우리들의 삶이 맞닥뜨리고 있는 문제의 뿌리처럼 보였습니다.
그 속에서 삶을 이어가는 우리들의 마음을 달래주는
북한산의 존재는 얼마나 귀한 것인지 새삼 깨닫습니다.
하늘은 온통 먹장구름으로 덮이고 찬바람이 세차게 불어대는
봄날의 산행은 눈발이 흩날리는 겨울 산행으로 돌변하기도 했습니다.
움추러 드는 몸과 마음을 다독이는 연두빛 봄의 색깔 속에서
별말을 주고받지 않아도 서로에게 이어지는 마음은 따뜻했습니다.
둘러앉아 먹는 한 끼 밥상은 얼마나 맛나고 푸짐했는지요^^
단단한 바위를 딛고 오르고 내리면서 산행은 이어졌고
먹구름을 뚫고 비추는 햇살에 빛나는 산벚꽃의 아름다움과
투명한 연두빛 작은 잎새들이 바람에 팔랑이는 모습은
봄이 마련한 한바탕 춤판으로 여겨지기도 했습니다.
높은 곳에 서서 둘러보는 내 땅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이
희망으로 가득하기를 빌며 모두의 바램이 이루어지기를 빌었습니다.
우리들의 삶은 행복해야 하고 행복하기 위한 여정이라고 여겨집니다.
골짜기 따라 이어지는 산길에서 저녁 바람이 차갑게 와닿았고
봄은 왔으나 봄이 아닌 날의 산행이 갖는 특별함을 즐겼습니다.
저녁 식사와 후원금, 늘 받을 때마다 고맙고 잘쓰여지기를 다짐합니다.
더구나 지금처럼 어려운 때에 후원금은 더욱 무겁게 여겨집니다.
두루 뵙고 올 수 있기를 바램했으나 불편하시다는 소식에
빨리 쾌유되시어 함께 산행할 수 있기를 빌어 봅니다.
늘 고맙습니다!
첫댓글 모두! 고맙네유.
봄날에 대하여 여담 한 줄...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
오늘도 옷고름 씹어가며/
산제비 넘나드는 성황당 길에/
꽃이 피면 같이 웃고 꽃이 지면 같이 울던/
알뜰한 그 맹세에 봄날은 간다.'
가수 백설희의 데뷔곡 '봄날은 간다'는 대구에서 탄생했다고 하네유.
6·25전쟁이 막바지로 치닫던 1953년 어느 봄날의 애상이라...
전쟁의 참상 속에서도 너무나 화사하던,
그래서 더욱 슬펐던 봄날의 역설인데....
그런 꼭 같은 시기가 곧 다가올지 모른다는 생각...
자꾸 뇌리를 때리네유.
눈발 흩날리는 봄날의 산행 인상적이었습니다.
박선생님과 하는 산행은 항상 즐겁고 특별합니다.
하셔야 할 많은 일들에 건투를... 빕니다.
참석 못하신 언니님들깨도 건투를 빌며 사랑을 보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