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치 : 갈칫과의 바닷물고기. 몸의 길이는 1.5미터 정도이며, 띠처럼 길고 얄팍하다. 비늘이 전혀 없고 은빛을 띤 흰색의 가루 같은 것이 덮여 있음.
한국, 일본, 대서양 등지에 분포함.
갈치잡이
{갈치잡이의 어법과 어기} 조선왕조 효종(孝宗) 때 제주 목사 이원진(李元鎭)의 『탐라지(耽羅志)』 「토산(土産)」에 도어(刀魚)가 있다. 도어(刀魚)는 곧 갈치이다. 갈치는 바다를 가리지 않고 돌아다니는 물고기인데 이런 성격의
물고기를 두고 걸물궤기라고 한다.
제주도에서는 예부터 갈치가 많이 잡혔는데 주로 낚시로 잡았다. 전통적으로 갈치잡이는 펄바다에서 이루어진다. 펄바다는 닻을 드리우고 배를 조금씩 이동해가며 낚시질을 할 수 있는 바다다. 갈치를 ‘걸바다’에서 잡지 않는 이유는 걸바다는
바닥이 거칠어 닻을 드리우고 배를 흘려줘가면서는 갈치를 낚을 수 없기 때문이다.
갈치를 낚는 데는 두 가지 어법(漁法)이 전승되었다. 배를 거의 세워 낚는 묻음갈치술과
배를 어느 정도 이동시키며 낚는
흘림갈치술(끄림바리)이 그것이다. 묻음갈치술은 밤과 낮에, 흘림갈치술은
밤에만 이루어진다.
묻음갈치술은 줄낚시나 다름없다. 미끼는 고도리라는 고등어새끼와 갈치의 살을 발라낸 것으로 쓴다. 바다의 물때를 가리지 않고 배를 타고 먼 바다로 나가 닻을 드리운 채 낚는다. 갈치는 물리는 수심(水深)이 다르다. 그 지점을 리라 한다. 리를 잘 찾아야 많이 낚는다.
흘림갈치술은 배를 흘려가며 낚는 끌낚시이다. 어구는 제법 복잡하게 이루어져 있다. 갈치 끌낚시는 알봉돌이 돋보인다. 물 속에서 중심을 잃어버리면 낚시가 옆으로 눕거나 빙글빙글 돌아버릴 수도 있기 때문에 알봉돌들이 중심을 잡아준다. 알봉돌에 두 개의 낚시가 박혀 있다. 흘림갈치술에서 갈치 미끼로 갈치꼬리를 쓴다. 꼬리의 앞부분을 웃낚시에, 뒷부분을 알낚시에 끼운다. 끌낚시로 낚는 갈치는 가을에 달이 훤한 달밤이나 해가 기울어가는 어스름 무렵에 배를 이동시켜 가며 낚는다.
어스름 햇살이나 달빛에 반사되는 갈치꼬리인 미끼는 마치 멸치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갈치가 갈치꼬리 문다.”는 속담은 바로 이와 같은 어로 기술에서 비롯되었다.
제주도에서 전통적으로 갈치를 낚는 어기(漁期)는 봄과 가을로 두 번이다. 음력 3월에서부터 음력 5월 사이에 낚는 갈치를 봄갈치, 음력 7월에서부터 10월 상강(霜降) 사이에 낚는 갈치를 실갈치라고 한다. 봄갈치는 아침 일찍 먼 바다로
나갔다가 해가 질 때까지 낚고, 실갈치는 주로 밤에 낚는다.
실갈치보다 봄갈치가 굵고 크다.
몸이 측편되고 아주 길며 꼬리는 긴 줄과 같은 형태를 하고 있다. 비늘이 없고
살아있을 때는 푸른빛이 도는 금속적인
광택이 나지만 죽으면서 점차 회색조의 은색이 된다. 입에는 크고
날카로운 송곳니를 갖고 있다.
다 자라면 길이가 2m를 넘고 무게도 5㎏에 달한다. 최대 크기는 2002년 8월에 중국 복건성에서 잡힌 길이 4.6m, 무게 7.3㎏짜리로 알려진다. 크기가 25㎝ 이하인 치어는 곤쟁이와 같은 동물성 플랑크톤을 주로 먹지만, 그 이상으로 성장하면
다른 작은 어류나 오징어를 잡아먹는다. 군집하는 시기에는 서로 잡아먹는
공식(共食) 현상도 일어난다고 알려져 있다.
전세계 열대에서 온대지역에 걸쳐 널리 분포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연근해 전체에 서식하며 주로 서해 남부와 남해에 많다. 겨울철에는 제주도 서쪽 해역에서 월동하고 봄이 되면 북상해 가을철이 되면 다시 남하하는 계절회유를 한다. 낮에는 모래나 펄 바닥 깊은 곳에 있다가 밤이 되면 수면으로 올라오는 특성이 있어 낚시는 주로 밤에 행해진다.
머리를 위로 하고 꼿꼿이 서서 헤엄치는 특이한 유영 형태를 지니고 있다.
살이 연하고 담백한 흰 살 생선으로, 소금구이 · 조림 · 튀김 등 어떤 요리를 해도
맛이 좋아 누구나가 좋아하는
유용한 식재료이다. 제주도에서는 회로도 즐기고 갈치국도 유명하다
밤바다에 번쩍이는 값비싼 은장도
우리 식탁에서 귀한 대접을 받는 생선 중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주인공이 바로 갈치이다. 굵은 놈일수록 그렇다. 손가락 5개(五指) 정도 체고의 제주산 은갈치라면 은값이 아니라 그야말로 금값이다. 1990년대 말부터 목포를 중심으로 시작된 갈치 배낚시는 남해안 전역으로 확대되었고 서해에서도 시도되고 있다. 시즌 또한 여름은 물론 겨울철 심해 배낚시로까지 연장되어 갈수록 인기몰이다. 불 밝힌 낚싯배 위에서 용트림치는 갈치를 맛보는 것도 좋지만,
방파제 위에서 루어낚시로 간편하게 즐길 수도 있다.
Tip 갈치의 크기는 손가락으로!
<갈치의 크기 표현〉
낚시고기의 씨알은 길이나 무게로 우열을 비교한다. 그런데 납작하고 긴 갈치는 이것이 별 의미가 없다. 갈치는 손가락으로 씨알을 나타내는 방법이 퍼져 있다. 손가락을 나란히 펴 갈치의 폭(체고)이 손가락 몇 개의 폭에 해당하는지를
비교하는 것이다. 손가락 세 개, 즉 3지(三指) 이하면 풀치급이고 5지 이상,
7지에 이르는 갈치는 특대형으로 통한다.
한바다는 물론 내만에서도 가능
갈치가 낚시 대상어로 자리매김하게 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거문도 · 제주도 등지를 제외한다면 낚시 대상어라기보다는 어업 대상에 속했는데, 90년대 말 목포의 삼호방조제 부근에서 갈치 배낚시가 인기를 모으면서 점차 대중적인 장르로 정착하게 되었다.
또한 루어낚시 붐을 타고 여기에 갈치가 대상어로 포함되면서 동호인 숫자가
더욱 확산되었다.
뿐만 아니라 2000년대에 들어서는 본격 심해낚시로까지 발전하여 연안에서는
볼 수 없는 굵은 씨알을 올리게 되었다.
주요 낚시터는 제주도를 포함한 남해안 지역이다. 예로부터 목포가 유명하고,
완도 · 고흥 · 여수 · 통영 등지에서
전문 낚싯배가 출조객들을 모집한다. 서해 격포 · 군산 · 홍원항 지역에서도
갈치낚시를 나간다.
시즌은 바다의 수온이 올라가는 6월을 시작으로 수온이 가장 높은 가을철에 피크를 맞으며 12월까지 이어진다. 시즌 초반은 원거리인 제주도 주변이 포인트가 되고 수온이 상승함에
따라 점차 포인트가 북상해 한창 시즌인 9월 이후에는
남해안 연안에 포인트가 형성된다.
갈치 배낚시는 내만낚시와 한바다 심해낚시로 구분할 수 있다. 내만낚시는
배낚시라도 패밀리 피싱의 성격이 강하지만,
한바다 배낚시는 전동 릴과 어부식 채비를 사용하는 어업의 느낌이 강한 전문가의
영역이라고 볼 수 있다
낚시 지역
① 남해 여수, 고흥, 완도, 통영 ② 서해 목포 ③ 제주도
낚시 시기
심해 밤 배낚시 6월~12월, 연안 및 내만 낚시 8월~11월
Tip 갈치는 칼치(刀齒)다
갈치의 앞니는 마치 송곳니처럼 도드라져 있다. 아주 날카로워서 살짝 닿아도 자신도 모르게 상처를 입기도 한다. 낚시에 열중하다가 손에서 줄줄 피가 흐르는 것을 보고 나서야 갈치 이빨에 손을 베었다는 것을 알아차리기도 한다. 갈치낚시에는 장갑과 바늘을 빼기 위한 플라이어가 필수품이다. 또한 낚아 올린 갈치는 바로 목을 꺾어 즉사시키는 편이
여러모로 유리하다. 안전을 확보하고 신선도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은갈치와 먹갈치 따로 있나?
갈치도 종류가 있을까? 흔히 제주산 갈치를 '은갈치'라고 부르고 육지의 목포나 통영의 갈치는 '먹갈치'라 부른다. 생김새도 은갈치는 반짝이는 은빛이지만 먹갈치는 거무튀튀하다.
갈치는 비늘이 없고 만지면 은분이 묻어나는데, 이 은분은 구아닌(guanine)이라는 유기염 성분으로 인조진주의 광택 재료로 사용된다. 이 은분이 낚시로 잡은 갈치는 잘 떨어지지 않지만 그물로 잡은 갈치에서는 떨어져 나가게 된다. 그래서 주로 낚시로 잡는 제주산 갈치는 은분이 그대로 있어서 은갈치, 그물로 잡은 갈치는 은분이 떨어져 나가 상대적으로
어두워보이므로 먹갈치라고 부르는 것이다. (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