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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능전형 확대를 위해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을 활용하는 문제점 분석 보도자료(2018. 9. 7.)
교육부는 지난 8월 17일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방안 및 고교교육 혁신방향’을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이 발표의 주요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문재인 정부의 교육공약 중 고교혁신을 위한 방안이 통째로 폐기되는 문제점을 안고 있었습니다. 이에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2022학년도 대입개편 종합안이 현실에서 적용될 때 대입전형은 물론이고 공교육 환경이 어떻게 변화될 것인지와 어떤 문제점이 발생할 것인지를 정확히 알리기 위해 연속분석보도를 기획했습니다.
고교교육 정상화 아닌 ‘고교교육 퇴행 기여대학 지원사업’으로 전락하나?
▲ 교육부는 지난 8월 17일(금), ‘2022학년도 대학입학제도 개편방안 및 고교교육 혁신방향’을 발표함. 이 내용에는 수능전형 30%이상 확대를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의 자격 조건으로 한다는 내용이 포함됨.
▲ 이러한 결정은 고교교육 정상화가 아니라 고교교육 퇴행에 기여하는 대학에 재정을 지원하겠다는 뜻이나 마찬가지로 심각한 문제점을 안고 있음. ▲ 당초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은 수능 성적 중심의 대입선발로 인해 고교교육이 지식암기 중심, 입시 경쟁 위주로 운영되는 부정적 영향을 해소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작되었음. ▲ 수시에서는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완화 및 폐지하고 정시 수능위주전형 선발비율을 줄이고 학생부위주전형 비율을 늘린 대학을 지원사업 우수 대학으로 선정한 것이 그 근거임. ▲ 그런데 ‘수능전형 30% 이상 확대’를 지원사업 참여 자격으로 걸어 대입에서 수능의 영향력을 강화하라는 것은 교육부가 고교교육 퇴행에 기여하는 대학에 재정을 지원하겠다는 것과 다름없음. ▲ 수능 점수 위주의 선발에서 벗어나 고교교육 정상화를 위해 고교와 대학이 연계하는 입학전형을 설계하고 실시해온 대학에 심각한 혼란을 초래함. ▲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의 평가지표가 계획 위주이며 선발비율 중심으로 되어 있어 고교교육 정상화에 역행하는 전형요소를 운영한 대학에게도 큰 금액의 재정지원이 가는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해왔음. 그런데 사업 참여조건 자체가 고교교육의 퇴행을 조장하는 상황이 연출되었으므로 정부는 이 사업의 존폐를 고려해야 함.
교육부는 지난 8월 17일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방안 및 고교교육 혁신방향(이하 대입개편 종합안)’을 발표하면서 수능위주전형 비율 30% 이상 대학에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이하 지원사업)’ 참여 자격조건을 부여해 대학이 수능위주전형을 확대하도록 유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교육부의 이같은 정책 결정은 고교교육 퇴행에 기여하는 대학에 재정을 지원하겠다는 발표와 다름없어 심히 우려가 되는 상황입니다. 이에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하 사교육걱정)은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의 취지가 무엇이었으며 이 사업을 수능위주전형 비율을 확대하는데 사용할 때 어떤 문제점이 발생하는지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려 합니다.
■ 당초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은 수능 성적 중심의 대입선발로 인해 고교교육이 지식암기 중심, 입시 경쟁 위주로 운영되는 부정적 영향을 해소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작되었음.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은 교육부가 2013년에 ‘대입전형 간소화 및 대입제도 발전방안 시안(이하 대입제도 발전방안)’을 발표하면서 기획되었습니다. 당시 사회적으로 제기되었던 대입제도에 대한 개선 요구는 복잡한 대입제도를 간소화해 학생·학부모의 입시부담을 경감하고, 수능 성적 중심의 대입제도로 인해 지식암기 위주인 고교교육을 창의·융합적 사고력을 키워주는 교육으로 혁신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배경에서 교육부가 대입제도 발전방안을 발표한 것입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학교교육의 혁신을 담보할 수 있도록 교육부는 2015 개정 교육과정 작업에 착수했으며 고교에는 올해부터 새 교육과정이 적용됐습니다. 그리고 대학도 이런 흐름을 반영해 고교교육과정 운영에 기여하는 입학전형을 운영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당시 ’공교육 정상화 기여대학 지원사업)’을 실시한 것입니다.
교육부가 지원사업을 실시하면서 대학에 제시한 고교교육 정상화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핵심 평가지표를 살펴보면 가장 높은 배점을 차지하는 요소는 ‘학교교육 중심 전형 운영’에 해당하는 항목입니다. 즉 교육부는 대입에서 학생부 활용을 강화하라는 차원에서 학생부위주 전형을 확대하고 이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대학에 재정지원을 하겠다는 신호를 대학에 준 것입니다. 동시에 학교교육 혁신을 위해 대입에서 수능의 영향력을 낮출 것도 요구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수시에서는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완화 및 폐지하고, 정시 비율을 낮추면서 학생부위주전형 비율을 높인 대학을 지원사업의 우수 대학으로 선정했기 때문입니다.
2014년 지원사업 선정결과는 이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2014년에 지원사업에서 최고 금액을 받은 대학은 경희대, 중앙대, 한양대입니다. 이들 대학 중 한양대는 수시모집 전체에서, 경희대는 논술전형을 제외한 수시모집 전형에서 수능최저학력기준을 폐지해 우수한 평가를 받았습니다. 또한 최고 금액을 받은 3개 대학 모두 학생부위주 전형 선발인원’을 확대해 교육부로부터 우수한 평가를 받았습니다.
교육부가 직접적으로 언급을 하지 않았을 뿐, 지원사업 실시 이후 학교교육 혁신을 위해 정시 수능위주전형을 축소하라는 신호를 대학에 충분히 주었다고 판단됩니다. 교육부는 정시 수능위전형 선발비율을 감소하면서 학생부위주 전형 비율을 확대한 대학에 높은 금액의 재정을 지원했기 때문입니다. 지원사업이 시작된 2014년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높은 금액의 지원을 받아온 경희대(2014년 30억, 2015년 15억, 2016년 19.1억, 2017년 19.3억, 2018년 16.6억)와 2016년부터 높은 금액의 지원을 받은 고려대(2015년 6.5억, 2016년 16.6억, 2017년 22.3억, 2018년 15.6억)가 이러한 추세를 보여줍니다. 경희대의 정시 선발비율은 2014학년도 43.2%에서 2019학년도 26.2%로 40% 가량이 줄었습니다. 고려대의 정시 선발비율은 2017학년도까지는 큰 변화가 없지만 2018학년도에 15.1%로 대폭 줄이면서 많은 금액의 재정지원을 받게 됩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할 때 교육부는 지원사업을 실시하면서 학교교육 혁신을 위해 정시 수능위주 전형 선발을 줄이고 학생부위주 전형을 늘릴 것과 수시에서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완화 및 폐지하라는 신호를 대학에 보낸 것으로 간주됩니다.
■ 대입에서 수능의 영향력 낮춰 학교교육 혁신을 도모하기 위한 재정지원사업에 ‘수능전형 30% 이상 확대’를 참여 자격으로 걸었다는 것은 고교교육 퇴행에 기여하는 대학에 재정을 지원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임.
이처럼 대입에서 수능의 영향력을 낮춰 학교교육 혁신을 도모하기 위한 재정지원사업에 ‘수능전형 30%이상 확대’를 참여 자격으로 걸었다는 것은 교육부의 심각한 자기모순일 뿐만 아니라 고교교육 퇴행에 기여하는 대학에 재정을 지원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2014년 지원사업 시행 이후 줄곧 수능전형을 축소해 학교교육 혁신에 기여하라고 대학들에게 말해왔던 교육부가 돌연 입장을 바꾸는 현재의 상황은 쉽게 납득이 되지 않습니다. 교육부가 수능전형 비율을 30% 이상으로 확대할 것을 지원사업의 자격조건으로 확정해 2022학년도 상위권 대학의 실제 수능전형 비율은 현행(대입시행계획으로 발표된 2020학년도 기준)보다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연속보도① 참조) 그렇게 될 때 고교의 수업은 EBS 교재가 교과서가 되어 지식암기 중심으로, 문제풀이 중심으로 파행 운영될 것이 불보듯 뻔합니다. 따라서 수능전형 30% 이상 확대를 지원사업의 자격조건으로 건다는 것은 교육부가 수능전형을 확대해 고교교육이 혁신되는 것을 가로막는 대학에 수백억의 국고를 나눠주겠다는 의도라고 밖에 볼 수 없습니다.
■ 시험점수 위주의 선발에서 벗어나 고교 교육과정 운영과 연계하는 입학전형을 실시하려는 대학에 심각한 혼란을 초래함.
수능전형 확대를 지원사업과 연계한 교육부의 결정은 시험 점수 위주의 선발에서 벗어나 고교의 교육과정과 연계해 신입생을 선발하려는 대학에 심각한 혼란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포항공대는 교육부의 이번 결정을 따를 수 없다는 입장을 발표했습니다.(조선일보, ‘포스텍 "정시 30% 교육부 개편안, 수용 못한다"’, 2018.20.) 포항공대 김도연 총장은 수능 점수 위주로 학생을 선발하는 문제점을 지적하며 우수한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 포항공대가 지향해 온 학생부를 활용한 선발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입니다.
2020학년도에 학생부종합전형 100%로 학생을 선발할 계획을 밝힌 한동대의 경우 2018년 지원사업에서 약 7.8억원을 지원받는 대학으로 선정되었습니다. 대학의 선발 규모를 볼 때 상당히 큰 금액을 지원받는 것입니다. 이 역시 학생부종합전형 100%로 학생을 선발하는 것이 긍정적인 점수로 작용한 결과입니다. 그런데 2022학년도부터 수능전형 30% 이상으로 확대하지 않으면 지원사업 자격조차 얻을 수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같은 지원사업에 정반대의 기준이 적용되어 대학이 심각한 혼란을 겪는 상황입니다.
2018. 9. 7.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 송인수, 윤지희)
※ 문의 : 정책대안연구소 정책2국장 구본창(02-797-4044/내선번호 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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