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권 대물림 교육 실태 보도】 2019학년도 영재학교 입학시험 문제 분석 보도자료(2019.10.21.)
2019학년도 영재학교 입학시험 수학 문항의 55.2%가 중학교 교육과정을 넘어선 문제로 출제 되었습니다.
▲ 더불어민주당 신경민 국회의원실과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2019학년도 전국 8개 영재학교 입학시험의 수학 문항을 분석하였음.
▲ 전체 8개 영재학교 입학시험 수학문항 239문항을 △중학교 교육과정 준수여부, △학교에서의 학습 가능여부 등의 기준으로 12명의 현장 교사 및 교육과정 전문가가 참여해 분석함.
▲ 전국의 8개 영재학교의 수학문항 239개를 분석한 결과, 전체 문항의 55.2%(총 132문항)이 중학교 교육과정에서 벗어난 문항이었음.
▲ 영재학교 입학전형 수학 문제는 대학 수학과 전공 과정의 정수론, 조합론, 기하학과 이산수학, 대수학은 물론 올림피아드나 경시대회에 단골로 출제되는 문제들로 구성되었으며, 이는 중학교 정규 교육과정과는 전혀 무관한 분야이므로 특정 사교육이 아니고서는 해결할 수 없는 문항들임.
▲ 전국 8개 영재학교 입학생의 70.1%가 서울, 경기 지역 출신이라는 것도 고액의 사교육비를 부담할 수 있는 특권층만 영재학교에 입학할 수 있어 부와 기회의 대물림이 반복되는 꼭짓점에 영재학교가 존재함을 증명해주고 있음.
▲ 따라서 중학교 교육과정에서 벗어난 문항을 출제한 영재학교는 영재교육 진흥법 적용이 아닌 선행교육 규제법에 따른 제재가 필요하며, 영재학교 역시 과학고와 동일하게 과학인재 양성이라는 목적을 갖고 있으므로 [자기주도 학습전형]의 선발방식과 동일 법적용을 받아야 적절함.
더불어민주당 신경민 국회의원과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하 ‘사교육걱정’)은 2019학년도 전국 8개 영재학교 입학전형 수학문항 239개를 △중학교 교육과정 준수여부, △학교에서의 학습 가능여부 등의 기준으로 분석했습니다.
■ 전국의 8개 영재학교의 수학 시험 239문항을 분석한 결과, 전체 문항의 55.2%(132문항)이 중학교 교육과정에서 벗어난 문항이었음.
분석결과 전국의 8개 영재학교 중 한 학교의 예외도 없이 모두 중학교 교육과정을 벗어난 문제를 출제하고 있었으며, 전체 문항(239문항)의 55.2%(132문항)가 위반 문항이었습니다.
[그림1] 전국 8개 영재학교 수학 시험 문항 교육과정 위반 비율
영재학교의 입학전형은 주로 3단계로 진행됩니다. 1단계는 학생기록물을 평가하는 전형으로 학교생활기록부, 자기소개서, 관찰소견서와 같은 서류를 입학담당관이 검토하여 종합적으로 영재성을 평가하는 단계입니다. 2단계는 영재성, 사고력, 창의성, 문제해결력을 평가하는 전형으로 주로 지필 시험으로 진행됩니다. 3단계는 영재캠프 전형으로 1박 또는 2박을 하며 합숙과정에서 토론과 면접, 논술, 팀과제 수행 등 다양한 방법으로 종합평가를 진행합니다.
이 중에서 신경민 국회의원과 사교육걱정은 전국의 8개 영재학교로부터 각 전형에서 진행된 지필 시험의 수학 문항을 제출받아 중학교 교육과정 준수 여부와 중학교에서 학습 가능 여부를 분석한 것입니다. 분석결과 2단계 전형에서 영재성 및 사고력 검사, 창의적 문제해결력 평가와 같은 이름으로 모든 학교에서 20개 내외의 단답형과 서술형으로 구성된 수학 문제 풀이 시험을 치르고 있었으며 3단계 전형에서는 집중관찰 캠프를 진행하는 과정 속에서 면접과 다면평가라는 이름으로 또 다시 수학 문제를 푸는 시험을 보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출제되는 수학 문항의 다수가 중학교 교육과정으로는 해결할 수 없어 사교육기관을 통한 과도한 선행학습을 유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 세계적인 영재교육 전문가, 한국 영재학교 시험 위주의 입시환경 벗어날 것을 강조
우선순위가 중요합니다. 아무리 영재학교가 초법적이라고 하더라도 다른 학교, 즉 모든 중학교의 정상적 교육과정 운영을 방해할 수는 없습니다. 영재학교의 선발 과정이 중학교에 피해를 준다면 그것은 피해야 할 일입니다.
만약 영재학교 선발 과정이 불가피 중학교의 정상적인 운영에 피해를 준다면 이제는 영재학교의 존재 이유 자체에 대해서 의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영재학교가 없던 시절에도 영재들은 있었고, 각 학교에서 두각을 나타냈습니다. 영재들만 모아놓는 것은 오히려 창의성과 협력, 배려 등 21세기 미래 역량을 함양하는데 방해가 된다는 연구도 많습니다.
영재·창의력 교육 분야에서 세계적인 전문가로 손꼽히는 미국 윌리엄 앤 메리 대학의 김경희 교수는 올해 8월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다양한 능력을 가진 아이들이 모여서 교류해야 독특한 것, ‘혁신’이 나오는 것이라고 말하며 “미국인들은 ‘영재’를 한 학교나 한 집단에 모아놓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김 교수는 무엇보다 시험 위주의 입시환경에서 벗어나야한다고 강조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영재교육은 마치 사교육 기관의 생존을 보장해주고 있는 것 같은 씁쓸한 현실에서 매우 심각한 문제의식을 가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 돈 없으면 못가는 영재학교는 귀족교육의 결정체
‘영재교육 진흥법’은 영재교육의 목적을 ‘재능이 뛰어난 사람을 조기에 발굴하여 능력과 소질에 맞는 교육을 실시함으로써 개인의 타고난 잠재력을 계발하고 개인의 자아실현을 도모하며 국가와 사회의 발전에 이바지하게 함’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국가는 재능과 잠재력을 갖춘 학생을 발굴하고 계발할 의무가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현재 영재학교에 진학하기 위한 풍경은 법의 취지와는 완전히 거리가 멉니다. 영재학교 입시를 준비는 학생과 학부모들은 초등학생 때부터 살인적인 스케줄을 감당하며 중학교까지 쉴 틈 없이 달려야만 합니다. 영재교육원, KMO, 선행학습, 올림피아드 등등 끝도 없는 시험 준비에 학창시절의 모든 에너지와 시간을 집중합니다. 개인이 알아서 준비해서 갈 수 없다는 것은 이 바닥의 상식으로 통하는 문화 덕분에 사고력수학학원을 시작으로 영재학교 입시의 과정을 치열하게 준비합니다. 타고난 영재가 아니라 입학시험을 통과하기 위한 과도한 사교육으로 위장된 영재가 입학해 고등학교 졸업이후 연구 역량을 펼치지도 못하고 번아웃되는 학생들이 부지기수라고 KAIST 전 입학처장 이승섭 교수는 증언합니다.
또한 이렇게 영재학교 입시를 준비하는 모든 과정에서 과도한 사교육비를 지출할 수 있는 부모의 배경이 있어야 합니다. 서울시 5개 구와 경기도 5개 시에 집중된 영재학교 입학생 실적만 보아도 이 험난한 입시 트랙에서는 사교육 인프라와 입시정보가 영재학교 입시의 핵심 요소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것이야 말로 특권이 대물림 되는 비극의 현장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림2] 전국 8개 영재학교 수학 시험 문항 교육과정 위반 비율
강남 A 학원의 영재학교 대비반은 그 반에 들어가는 것부터가 이미 입시전쟁의 전초전입니다. 해당 학원의 레벨테스트를 통과하기 위한 소위 ‘새끼학원’까지 성행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초등학생 때부터 치열하게 준비하지 않으면 사실상 불가능한 시험범위로 입학고사를 치루고 있으며 이렇게 해야지만 영재학교 대비가 가능한 것이 현실입니다.
[그림3] A학원 2021학년도 영재학교 대비반 안내문 중 입학고사 내용
8개 영재학교 입학시험의 수학 문제들은 평범하게 중학교 생활을 하고 있는 영재보다 선행과 특별한 사교육으로 훈련된 학생들에게 유리할 수밖에 없는 문제들입니다. 이런 유형의 문제들을 계속 입학시험에서 내고 있기 때문에 학원의 대비반도 이에 맞추어 커리큘럼을 구성하는 것입니다. 이런 귀족교육의 끝판왕인 영재학교의 입시가 바뀌지 않는다면 우리나라의 영재교육의 전망은 암담하다 할 것입니다.
다음은 A 학원 출신 영재학교 입학생들의 인터뷰 내용 중 일부를 발췌한 것입니다.
“등교 길에는 수학 쪽 관련 책을 꾸준히 읽었어요.”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에 틈틈이 학원 숙제를 했어요. 그리고 집에 빨리 와서 학원 수업 듣기 전까지 예습했어요.”
“학교 마치고 바로 학원으로 와서 숙제를 하거나 복습을 하고 학원 수업이 끝나면 자습을 하고 새벽 2시쯤 집으로 들어갔고 3시쯤 잤어요.”
“주말에는 제가 더 발전시키고 싶은 과목을 집중적으로 공부했어요.”
“학교에서도 영재학교 시험이 있는 그 시간대에는 자지 않고 최대한 집중을 해서 고정된 패턴을 만들려고 노력 했어요.”
A 학원에서의 공부가 합격에 큰 도움이 되었다는 취지의 학원 홍보용 인터뷰 영상이었지만 합격생들의 인터뷰 내용을 통해서 영재학교를 준비하는 학생들의 하루 일과와 그들이 어떻게 공부를 하고 있는지를 대략적으로 알 수 있었습니다. 학교 가는 길, 잠깐의 쉬는 시간, 방과 후 자유 시간, 주말에도 공부를 쉬지 못하는 삶이 대한민국 영재학교를 준비하는 중학생의 삶입니다. 어린 나이부터 이렇게까지 공부하는 삶이 과연 영재의 삶일까요?
■ 특권 대물림 분리 교육의 피라미드 영재학교는 장기적으로 폐지해야
국가는 경제적 배경이라는 특권이 대물림되는 귀족 교육으로 전락한 영재학교 입시를 하루빨리 정상적으로 돌려놓아 합니다. 교육부는 영재학교가 만들어진 영재가 아닌 설립 취지에 맞는 진짜 영재를 발굴하고 개인의 타고난 잠재력을 계발하도록 돕는 교육기관으로 존재하도록 적극적인 관리 감독을 실시하고 각 영재학교 학교장과의 긴밀한 협의를 통하여 모든 문제들을 바로잡을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우리 사회는 특권이 대물림 되는 교육 체제를 공정성이라는 이유로 유지해 왔습니다. 이제는 영재학교도 특권이 대물림 되는 동질 집단 간의 교육 체제를 없애고, 계층과 성적, 가정 배경, 문화 등에서 이질적인 혼성 집단 속 교육 환경을 만들어야합니다. 영재학교는 장기적으로는 과학 영재성을 갖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위탁교육기관으로 전환해야하며, 단기적으로는 시험 문제로 선발하는 입시 제도를 폐지하고 과학고의 경우처럼 영재학교가 위치한 지역의 광역 단위 선발로 전환해야 할 것입니다.
■ 우리의 요구
1. 교육부는 전국 영재학교의 입학생이 특정 지역 출신으로 채워지는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특단의 대책을 세워 전국의 각 지역에서 골고루 인재를 발굴하도록 제도를 보완하기 바랍니다.
2. 교육부는 영재학교가 특권 대물림 교육 체제의 정점에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환경적?경제적 특권이 보장되는 시험 문제 풀이 방식의 입학전형을 획기적으로 개선하십시오.
3. 교육부는 지역별, 계층별로 분리된 교육의 상징인 영재학교를 장기적으로 폐지하고 위탁교육기관으로 전환하는 정책을 마련하기 바랍니다.
2019. 10. 21.
국회 교육위원회 국회의원 신경민
(사)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 송인수, 윤지희
※ 문의 : 더불어민주당 신경민 국회의원실 비서관 이소영(02-784-8950)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수학사교육포럼 연구원 고여진(02-797-4044/내선번호 513)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대안연구소 정책국장 구본창 (02-797-4044. 내선번호 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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