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개학 연기 및 원격수업 병행으로 등교수업 일수가 빠듯한 가운데 학교 현장에서는 지필평가와 수행평가를 치러야 하는 평가 부담이 큽니다. 이에 1학기 등교 수업에서는 평가에 대비하고 수행/지필평가를 치르느라 분주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습니다. 이에 교육부는 지난 6월 16일, 재난 시 학교 현장에서 수행평가를 생략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지난 7월 9일 ‘학교생활기록 작성 및 관리지침 개정안’에서는 지필평가 또는 수행평가 중 하나로만 평가해도 되도록 하였으며, 초등은 지필 및 수행평가를 실시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하는 훈령 개정안을 행정예고하였습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이에 앞선 7월 7일 기자회견에서 재난 시 평가 지침의 유연성 부족으로 수행평가가 지필평가처럼 시험식으로 치러져 평가 부담이 가중됨을 지적하였습니다. 이에 △수행평가를 ‘수행평가’다운 방식으로 내실있게 운영하고, △학교급·교과에 따른 평가 운영 지침의 유연성을 교육부에 주문했던 바, 교육부가 이를 반영하여 금번 개정안에서 평가부담 경감 및 평가 내실화를 도모한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합니다. ■[보완사항 ➀] 단편적 지식 확인에 그치는 시험식 평가 개선을 위해 ‘시험식 수행평가’에 대한 금지 지침을 마련하고, 과제형 수행평가 범위를 재조정해야 함. 다만, 학교 평가의 두 축인 지필평가와 수행평가 가운데 단순히 한 축을 없애거나 비율을 줄이는 것만으로는 학교 현장의 평가 부담을 덜어주는 데 한계가 분명합니다. 이는 지난 4월 교육부가 각 학교에 전달한 수행평가 축소 방침의 실효성이 저조했던 데에서도 드러났습니다. 교육부 지침으로 학교의 수행평가 비율이 수치상으로는 평균 39%에서 22%로 낮아졌지만, 학생들 입장에서의 평가 부담은 체감상 달라지지 못했습니다. 부족한 등교수업 일정 속에 지필평가는 지필평가대로 치르고, 수행평가는 비교적 간단히 치를 수 있는 시험 방식으로 치러지다보니 평소보다 오히려 시험을 더 자주 보는 것으로 체감되었던 것입니다. 이러한 점에서 평가 부담의 원인에는 평가 개수나 비중이 과중해서도 있지만, 단편적 지식 암기를 확인하는 시험식 평가 방식에도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원격수업과 등교수업을 병행하는 상황에서는 교사가 학습 과정에서 학생의 이해도를 관찰·확인하고 질의응답·피드백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제한되다보니, 자칫 시험 난이도나 범위가 학생에게 무리할 가능성이 큽니다. 게다가 개학 연기로 학사일정이 지연된 탓에 평가 시기가 학기말에 뒤늦게 몰리고 과목별 평가 범위가 늘어나면서 시험에 대한 학생들의 부담은 가중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과중한 시험식 평가는 학생들의 배움과 성장을 견인하기는 어렵습니다. 교육부는 이번 지침에서 언급되지 않았던 ‘시험식 평가 방식’에 대해 개선책을 보완하여야 할 것입니다. 특히 수행평가가 이름만 다른 지필평가로 변질된 채 지필평가나 다름 없는 방식으로 치러지지 않도록 ‘시험식 수행평가’에 대해 지침상 금지 규정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수행평가는 [그림 1]에서 지침상 ‘담당교사가 수업시간에 학습자들의 수행과정 및 결과를 직접 관찰하는 평가’라고 명시하였듯, 학생의 학습적 ‘수행’에 대한 평가입니다. OX퀴즈, 오지선다/단답형문항 등과 같이 오류를 골라내거나 사실적 지식의 암기 여부를 확인하는 방식의 시험식 평가는 평가 목적과 형태상 지필평가이지, ‘수행평가’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교육부는 이번 개정안에서 시험 방식의 수행평가에 대한 금지 지침을 마련하여야 할 것입니다. 다만, 학교급이나 교과 특성상 지필평가 방식의 수행평가가 적합한 경우가 있을 것입니다. 이를 위해 선택형 또는 단답형 수행평가는 가급적 지양하고, 학교 교육과정과 정규 수업활동 내에서 서·논술형 방식으로 실시할 수 있음을 단서로 명시하여 수행평가 내실화를 꾀해야 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