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뿔싸! 휴대폰을 욕실 바닥에 떨어트렸다. 액정이 이렇게 미세하게 산산 조각나다니…
망연자실했다. 수명이 다했다고 만족할 때까지 사용하고 싶었는데, 평범한 아줌마에겐 과분했던 아이폰6를 이렇게 보내야만하다니, 역시 세상은 마음먹은데로 안되는건가…
보급형 버전의 새 폰을 마련하면서 매장에서 사은품을 받았다.
이게 만약 내가 돈 내고 산다면 절대 살일 없는 그런 디자인의 케이스다.
일단 나는 내 감각보다 이 제품을 세상에 내어 놓기까지 부단했을 디자이너의 감각을 믿기로 했다.
역시 사용할수록 마음에 든다. 나도 많이 변했다. 호불호가 확실해서, 학창시절 "빨간잠바"라는 별명으로 불렸는데, 이런 고집 이제 조금씩 자유로워지니, 아… 이제 진정 50대란 말씀…
나는 돌아보면 내가 살아온 삶이 놀라운데, 나이 먹을수록 더 대단한 사람 너무 많아 당황.
마침 날이면 날마다 여섯식구 밥 걱정으로 바람잘 날 없던차에 <밥정>이라는 영화를 만났다.
주인공 임지호 세프는 내가 거울을 보고 "아 보석이구나" 하면 보석이 되고 "돌이네"라고 하면 돌이 된다고, 세상에 소중하지 않은 재료는 하나도 없다며, 그 이유를 전국 산천 떠돌며 하나하나 들려 주었다. 뿐 아니라 요리하고 대접하며 그리운 어머니의 자취를 더듬어 갔다.
무슨 밥을 차려도 "어, 엄마… 이거는 좀…" 심지어 아들 셋은 군대 밥을 먹으며 만세를 불렀다는 흑역사가 있는 내게 이 영화는 그동안 수고했다고 고맙다고(물론 내 맘데로) 다독여 주었다.
<멋진 신세계>를 읽고 글을 써야했는데, 아쉽게도 아직 읽지 못했다.
여러 답답한 고집과 프레임에 갇히지 않고 이웃의 경험에 귀 기울이고, 누구라도 환대하며 만나게 되는 세계가 참 멋지고 새롭다는 것을 기억하고 싶은 계절이다.
앞으로 더 분발해야겠다.
남의 의견 더 세심하게 듣고 나보다 남을 낫게 여기게 된 것 감사할 따름.
첫댓글 내 맘대로면 어때요, 수고했다고 고맙다고 나를 다독여주는 일, 우리에게 정말 필요합니다.
시간 내서 '멋진 신세계' 꼭 읽어보시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