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글 올리면서 엄청 딱딱한 내용입니다 ^^;;;;
[글 시작~]
세상에서 가장 풀기 어려운 것 중에 하나가 교육문제라고 생각한다.
제도권 교육이든 그렇지 않든 간에 우리 모두는 가정에서 배우고, 학교에서 배우는 교육시스템 안에 있다.
모두가 교육을 경험했기 때문에 100명이 갖고 있는 문제에, 100개의 답이 있다.
문제만큼 다양한 답이 있으므로 교육문제 해결에 하나의 정답이나 왕도는 없다.
그런 면에서 ‘프랭클린 W. 올린 공과대학교’를 미래의 교육이라고 당당히(?) 말하는 저자의 생각이 궁금했다.
책에는 프로젝트 수업, SCOPE 프로젝트, 실험 위주의 현장 중심수업 등 다양한 사례가 나온다. 솔직히 새롭지는 않았다. 이런 교육실험은 우리나라에도 있지 않았던가! 심지어 대학이 아니라 초중등에서 말이다. 우리의 경우 1997년 경상남도 산청에 설립된 간디청소년학교를 시작으로 여러 기관에서 혁신적인 교육활동을 하고 있다.
학년 구분 없는 통합형 교육과정 운영, 프로젝트 수업, 노작활동, 인턴십 프로그램 등 올린 공과대학교와 크게 다르지 않은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그래서 오히려 내가 궁금한 건, 어떻게 이런 교육실험을 현실에 정착시킬 수 있는가였다.
책에 작은 힌트가 있긴 하다. 변화를 위해서는 마음을 얻어야 하고, 그 마음을 얻기 위해 긍정적 감정변화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는 것. 그러기 위해 그룹별로 전략적 접근을 해야 한다는 것. 이 내용이 무엇보다 실용 있게 다가왔다. (구체적으로 이것을 활용할 수 있는지는 나중 문제지만.)
변화를 꿈꾸는 사람은 많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변화를 이뤄낸 사람은 적다. 꿈이 현실이 되는 그 과정이 궁금하다. 우리 각자가 변화의 씨앗이 될 수 있도록, 기회가 된다면 이에 대해 토론하고 싶다.
토론의 밑바탕으로, 교육의 본질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짚어보고 싶다.
교육이란 한자를 풀면 가르치고(敎) 기른다(育)이다. 즉, 인간 삶에 필요한 모든 행위와 지식을 가르치며, 키우는 것이 바로 교육이다. 교육의 본질이란 인간을 만드는 것 다시 말해 인간성을 계발하는 것이다. 인간을 만들기 위해서는 학교 뿐 아니라 삶의 모든 영역이 배움의 장이된다. 책, 사람, 관계, 공간 등 우리를 둘러싼 다양한 환경은 인간성 계발에 영향을 미친다.
한 인간을 키우기 위해 이렇게 많은 요소들이 상호 연관을 맺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면 교육의 본질에 한층 가까워 질 수 있다. 올린 공과대학은 그런 사실을 간파, 교육과정에 녹여냈다. 그것이 올린을 특별하게 만든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대다수의 교육현실은 삶과 교실이 분리되어 있다. 아이들이 배우는 내용은 교과서 속 죽은 지식으로만 남아있다. 그러다보니 배워도 배워도 부족하고, 졸업 후에 제대로 써먹지도 못한다. 그래서 몇몇 기업은 자체 기업대학을 만들기도 한다. 참으로 낭비가 아닐 수 없다. ‘언젠가 써먹을 날이 있겠지’란 막연한 기대가 아니라 지금 바로 삶의 문제에 연결된 교육과정이 필요하다.
특히 디지털 시대엔 더욱 그렇다.
현존 최고의 AI로 평가받는 GPT-3는 엄청난 데이터를 바탕인간 이상의 능력을 보여준다. 최근에는 GPT-3를 넘어 사람처럼 한정된 데이터를 토대로 스스로 학습하며 데이터를 쌓아가는 새로운 ‘자율성장 AI’가 개발 중이다. 이렇듯 기계가 사람의 영역을 넘보는 시대에 과연 우리는 어떤 교육을 해야 하는가.
과거엔 남보다 많은 데이터를 갖고(기억하고) 있는 사람이 우위에 있었다. 그러나 모든 정보가 평등하게 주어진 시대엔 AI와 경쟁하지 말고, AI와 다른 노선을 취해야한다.
그 다른 노선이 앞서 말했던 교육의 본질, 즉 삶과 통합된 교육이다. 우리들의 삶은 변화무쌍하다. 아침에 하루를 계획했다 하더라도 하루 중에 어떤 일이 닥칠지 아무도 모른다. 그만큼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게 필요하다.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다. 패턴이 읽히지 않으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 삶의 다양한 변주를 교육과 연결시켜 변화에 적극 대처하는 인간을 키운다면, AI는 결코 경쟁상대가 될 수 없을 것이다.
‘미래의 교육은 OOO이다’라고 딱 잘라 정의내리긴 어렵다.
그럼에도 발등의 불 보다 저 멀리 등대를 바라보라고 말하고 싶다. 지금은 희미해 보이지만, 먼 길을 비추는 등대의 불빛을 따라 가다보면 그 발걸음이 곧 미래의 길이 되어 있을 것이다.
첫댓글 변화를 추구하는 사람들은 많은데, 어떤 경우는 현실에 뿌리를 내리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저도 고민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