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우리나라 대학들은 공식적으로 IB 점수를 대입에서 요구하지 않아. 고등학교 과정인 IBDP를 이수하는 2년 동안 공부하고 활동한 내용을 학생부에 기록해서 수능 최저 등급 적용하지 않는 수시전형으로 입시를 치르지. 앞으로 IB가 파급력이 생긴다면 대학에서도 IB 전형을 만들 수도 있겠지?
Q2. 논술 사교육이 늘어나지 않을까?
비판적, 창의적 사고력은 연습과 반복에 의해 길러지지 않는다는 게 잘 알려진 연구결과야. 그러나 ib를 대비하는 학원들도 실제 존재해. IB를 지지하는 입장에서는 한 과목 만점인 7점을 받으려면 선생님과 끊임없이 토론하고 학생 스스로가 고민하고 연구할 수밖에 없다, 초중등 과정은 커리큘럼이 정해진 것이 아니라 가르치는 방법과 구조(framework)를 도입하기 때문에 각 학교마다 서로 다른 내용을 배우게 된다면서 사교육 증가에 대한 염려는 기우라고 말해. 그러나 우리나라처럼 뭐든지 사교육에 의존하는 습성이 있는 곳에서는 효과가 없다고 해도 사교육을 할 가능성은 클 수 있지.
Q3. 우수한 학생들만 이수할 수 있지 않나?
제주는 고등학교 1개교, 대구는 초중고 각각 1개교씩 지정했는데 모두 여건이 취약한 지역들이야. 이날 참석한 대구 교육청 장학사도 부유층이나 사교육 과열 지구에 사는 학생이 IB 교육을 받기 위해 취약 지역 학교로 전학 가진 않을 거라고 예상하더군. 특히 제주는 읍면에 위치한 정원 미달 학교 전체를 IB 학교로 신청할 예정이라고 해. IB 교육과정을 배운 후 IBO(IB 국제기구)에서 주는 학위 자격(Diploma)을 취득하는 데는 총 6과목과 보고서 등에서 점수를 얻어야 해. 총 45점에서 24점 이상을 맞아야 하니, 첫 해에는 전체 학생의 20%만 이수하게 될 수도 있어. 그렇지만, 나머지 80%의 학생들도 내 생각을 말하는 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이전과는 달리 자생력을 갖출 거라고 전망하기도 해.
Q4. 고등학교 과정의 경우 정해진 커리큘럼이 있는데, 각국의 역사적 관점을 어떻게 가르치나. 표준화된 교과서 내에서 전범, 독도, 신사 참배 등 논쟁적 부분을 어떻게 다룰까?
역사 문제의 찬반 논란은 반드시 수업 안에서 다루도록 미션에 포함돼 있어서 다름을 틀림으로 보지 않는 IB 교육이야말로 생각하는 힘을 기르게 한다고 강조하더군.
IB 도입을 위해 수년간 노력해온 이혜정 소장의 말을 듣다 보면 IB는 우리 교육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을 거 같은 도깨비방망이처럼 느껴져. 질문자들이 제기한 각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IB를 도입해야 하고, 쏟아지는 의문의 진상을 파악하기 위해서도 일단 IB를 도입해보면 알 수 있다는 주장이지. 심지어 이날 전교조 선생님이 여럿 오셨는데 IB가 추구하는 교육과정과 평가는 지난 30년간 전교조가 주장해온 참교육의 내용과 일치한다고 하시는 거야. 어떻게 해서든 수업을 바꾸고 평가 방식을 바꾸고자 노력해온 전교조의 열망은 무시되고, 지난 10년간 각광받아온 혁신학교 운동도 대학입시제도 앞에서는 무력해지는데, 부디 IB가 그 정신을 구현해주길 바란다는 당부를 들으니, 우리 공교육에 이제 4개 학교 보급돼서 어느 세월에 파급력을 갖겠나 싶은 조급한 마음은 다독이기로 했어. 대구 교육청 장학사의 말처럼 IB가 우리 교육의 해법이나 정답이 될 수는 없겠지만, 혁신학교의 또 다른 모델처럼 생각하면서 지켜보기로 말이야.
다음에 한 번 더 IB 토론회를 한다고 하니 더 깊게 이해한 내용을 다시 전할게. IB 정체를 파악하는 데도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드는구나.^^
2019년 4월 25일
잠자는 아이들을 깨운다면 도깨비방망이가 될지도 모르지,
여전히 IB를 알 듯 모를 듯한 송아 언니가
첫댓글 잠자는 아이들을 깨우는 도깨비 방망이가 정말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