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대입전형방법으로 학종에 의한 대학진학비율을 대폭 낮추거나 폐지까지도 검토할 수 있다는 안을 제시했다(노컷뉴스 2018. 02. 08). 이유는 학종을 불신하는 학부모들의 비율이 80%나 되기 때문이리고 한다.
교사들은 학종 찬성이 80%라고 하니 학부모와 교사들의 견해가 크게 상반되는데 그 중에서 학부모들의 견해를 취한 셈이다.
교육의 세 주체인 교사와 학부모와 학생 중의 한 부분 이기는 하지만 학부모들의 학종에 대한 불만도 반드시 해소되어야 하는 것은 틀림없는 일이다. 교사나 학생들의 불만도 물론 해소되어야 우리 교육이 살고 바로서게 되는 것 또한 틀림없는 일이다.
궁여지책일지는 몰라도 세 주체의 의견을 각각 1/3씩 반영하면 어떨까. 놀라웁게도 조교육감이 제시하는 해법은 그런 것같다.
학부모가 원하는 내신 비율 1/3과 교사가 원하는 학종 비율 1/3과 학생들이 원하는 수능 비율 1/3로 대입전형제도를 타협하자고 한다. 예로서 원전(원자력발전)위원회처럼 주요 이해관계자들을 모두 참여시켜 대타협을 하자고 주장하고 있는 것과 같은 방식이다.
상황이 복잡해 설명이 길어지긴 했지만 조교육감의 해법은 교육적이라기 보다는 정치적이라고 할 수 있다. 교육적 문제를 이해관계자의 현실적 득실에 따라 처리하자는 것으로 가장 교육적이어야할 교육책임자가 가장 비교육적인 해법을 제시하는 셈이다.
아이러니라고 해야하나. 오죽하면 그렇게 할까하는 안타까움도 있지만 학종과 내신과 수능에 대한 이해당사자의 득실계산이 달라지면 그때마다 또 대타협을 해야 하고 결국은 교육을 정치화하는 것밖에 안된다. 그런 의미에서 대타협도 대안이 되지는 못한다.
문제가 어려울 때는 원칙과 정도로 갈 수 밖에 없다. 그것은 교사와 학부모와 학생들을 대학입시의 세 주체로 인정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가 하는 점을 검토하면서 문제에 접근하는 게 어떨가 한다.
필자는 교사나 학부모가 교육의 세 주체이기는 하지만 그러나 입시의 세 주체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본다. 오직 학생들만이 대학입학이라는 운명개척의 주역일뿐 교사나 학부모는 조력자 이상이 될 수 없다고 본다.
학생들이 폭풍노도와 같은 사춘기 시절을 마감하고 사회적 책임과 자기운명을 기꺼이 인수하는 성인사회로 진출하는 게 대학진학이다. 물론 일부는 직접 직업전선에 뛰어들기도 하지만 직장이나 대학이나 일반사회이기는 마찬가지다. 우리는 일반사회인 대학에 진학하는 자들을 온전히 인정하지 않고 있는 게 아닐까. 그래서 대학입학문제에 교사와 학부모들이 각각 1/3씩 지분을 행사하려 하는 게 아닐까.
조교육감의 학종과 내신과 수능의 조합 가운데는 교사와 학부모에 대한 배려가 물씬 풍겨온다. 실은 우리국민 모두가 이런 타협에 익숙해 있고 현실적이고 정치적이고 타협적이지만 젊은이를 사회에 온전히 내놓는 자세는 아니다. 다시 말해 교육적이지는 않다는 말이다.
이자리에서 필자의 최적의 대학입학전형방법을 다시 한번 언급하고자 한다.
그것은 대학과 대학교육이수희망자 사이의 관계가 사적관계여야 한다는 말이다. 대학이 누군가를 선택하는 것과 대학교육이수희망자가 어느 대학를 선택하는가 하는 것은 당사자 이외의 그 누구도 간섭해서는 안된다. 왜냐하면 그 선택은 대학은 대학대로 운명을 건 것이고 지원자는 지원자대로 그의 운명을 건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대학입학이 사적으로 처리되면 결국 학종을 대학입학의 결정적이고 최종적으로 선택하게 될 것이라고 본다. 수능은 국가라는 제3자의 입시에의 개입이므로 제척될 것이고 내신은 학종보다 좁은 개념이므로 배척되리라 본다. 대학입학에 끈질기게 개입하는 국가의 배제야 말로 중등교육을 오랫동안 짓눌러왔던 숨통을 트이게 하는 게 될 것이다.
대학과 지원자가 사적자치의 원리에 따라 계약을 하고 그 계약내용만큼을 이행하게 했으면 한다. 대학과 지원자는 모두 훌륭한 시민사회의 구성원들이다. 그들이 자기의지로 살아가게 하고 그 결과에 대해 온전히 책임지게 하는 것보다 더 훌륭한 시민사회의 발전원리가 어디에 있을 것인가.
조교육감의 대학진학방식에 대한 대타협안이나 국민대다수의 입시에 개입하려는 의식 수준이 시민사회의 발전과는 한참 떨어져있어 보인다ko.
첫댓글 필자가 보기에 대학입학의 대원칙으로 이만한 게 없어 보이는데 호응이 전무하니 이해불가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