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둠수업을 진행할 때, 중요한 것 중 하나는 모둠을 선정하는 것입니다.
모둠을 아이들이 원하는 대로 앉게 하면 아이들의 교우관계를 아는 데에는 좋으나, 하는 아이들이 몰려 있는 모둠과 하기 싫어하는 아이들이 모여 있는 모둠간의 격차가 커지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모둠을 직접 짜고 학급 담임선생님의 의견을 듣는 것이 큰 무리가 없습니다. 물론, 바꿔 달라는 아이가 있을 때에는 그냥 바꿔 주는 것이 아니라 성적을 비롯한 몇 가지 요소를 고려하여 바꿔 주는 것이 그래도 문제가 덜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모둠을 성적 같은 한 잣대로만 편성하는 것은 학생들의 다른 특징을 제한할 우려가 있습니다. 남녀공학의 경우에는 남학생 모둠, 여학생 모둠이 나올 수도 있는 것입니다. 교과 내용과 성별 모둠이 밀접한 관계가 있을 때에는 성별을 바탕으로 짜기는 하지만, 섞어 놓는 것이 더 좋은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을 봅니다.
공부 못 하는 학생, 아니 공부 안 하는 학생이라도... 단적으로 친구들 눈치 보는 학생들은 많습니다. 저도 장기결석을 하는 학생을 상급학년으로 진급시킬 때 가정방문만 하지는 않았습니다. 가끔씩 학교에 비칠 때 좀 신경써 달라고 조회나 종례 시간에 강조를 했던 기억이 나기도 하고, 그 학생과 친해 보이는 학생들에게는 개인적으로 불러 당부를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몇몇 학생들이 그 학생을 붙들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고, 그러다 보니 그 학생의 결석 횟수가 줄어드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래서 무사히 진급을 할 수 있었고, 졸업까지 할 수 있었습니다. 잘 붙들어 준 학생은 학교생활기록부 행동발달사항에 약간의 언급을 했습니다.
다른 학부모님들 커뮤니티를 보다 보면, 다른 직업을 가진 부모님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모둠수업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를 듣습니다. 그 중에는 교사들의 미숙함을 말씀하시는 부분이 있기도 하지만, 모둠수업 자체를 불편해 하는 불만의 목소리도 들려 옵니다. 듣다 보면 강의식 수업에 지필평가로 이어지는 학습과 평가를 바라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사실 모둠수업의 문제점 중 하나로 공짜 승차를 하는 학생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모둠수업과 직접 관계된 수행평가는 과제형보다는 수업 시간에 직접 하도록 하는 방향으로 진행을 하고 있습니다. 최소한 제가 직접 관찰을 해야 무임승차하는 학생들이 줄어들고, 있을 때 다른 학생과 다른 점수를 직접 매길 수 있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과제를 내시는 분들 중에는 '인증샷'을 활용하시는 경우도 보았습니다. 단적으로, 학원 가거나 놀러 가느라(!) 모둠활동에 참여하지 않은(못한 이 아니고) 학생들에게 불이익을 줄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모둠수업을 비롯한 학생 참여형 수업은 학생들의 모습을 보다 다양하게 볼 수 있고, 성장하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학력이 차이가 나는 학생들이 소통하는 과정에서 전체적인 학력이 상승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성적 많이 오른 학생들 상을 줘 놓으니 공부 못 하는 학생들이 공부 잘 하는 친구들 붙들어 놓고 같이 공부하는 것도 볼 수 있었습니다.
요즘 드는 생각 중 하나가... 소위 영재고 자사고 특목고를 만들어 놓는 것이... 공부 잘 하는 애들만 모아서 모둠을 만드는 것과 다를 게 뭔가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특정 지역다양한 생각과 사고방식을 가진 친구들과의 소통이 필요없기도 합니다. 대학입시도 결국 그런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모든 제도에는 장단점이 존재합니다. 그런 생각이 들면서도...
잘하는 아이들끼리 모아 놓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학급에서 그야말로 성적순서대로 모둠을 만들어 버리면 하위 성적 학생들이 모인 모둠은 그야말로 엉망진창이 됩니다. 사회는 안 그럴까요...
물론 모둠과 학교의 모습이 다를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공통점이 없다 하기도 뭐하고, 생각이 들어서 적고 갑니다.
즐거운 명절 보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