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송인수입니다. 추석 명절, 잘 지내셨지요. 짧은 명절이어서인지 온몸이 피곤해서 어제는 하루 종일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아, 더위는 어찌도 심한지, 한 여름 폭염을 무색케 합니다. 그래도 여름 밀어내는 계절의 힘은 어쩔 수 없네요. 월요일, 처가가 있는 영동에 가서 본 갈색 대추 열매는 아무리 더워도 가을은 가을이야, 라고 말하는 듯합니다.
오늘 메일이 하나 갔지요? ‘가을초대’라고 해서 궁금했다가, 딱딱한 토론회 초대인 줄 알고 급 실망하셨을지 모르겠어요.^^ 하지만 어떻게 합니까? 본색을 드러내면 열어 보지도 않는 것을... 9월 23일 시작될 ‘영어 사교육 대책 연속 대토론회’... 영화처럼 재미있는 것은 아니지만, 영화 20편 보는 것보다 훨씬 중요한 일이라 생각해요. 나라 교육은 엉망이 되고 있고, 영어 사교육 경쟁은 살인적인 수준에 육박하는데, 씨름해야 할 과제가 한둘이 아니고...
정부의 지금 기세로 보아서 대들어도 어려운 일이라 낙담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지금 잘못 돌아가는 이 상황을 바로잡기 위해 제대로 씨름을 해내는 곳이 거의 없습니다. 그 부담에 대해 우리는 아직 초기라는 이유로 나 몰라 할 수도 없는 일이니 이만 저만 고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사실 마음 한 켠에서는, 우린 아직 걸음마 단계니 아직 아니야, 그렇게 외면하고 싶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을 시작할 것인가 고민하던 시절의 마음이 기억났습니다. 세상의 변화는 가능성이 있어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의 고통에 자기를 던져 대답하는 사람들이 있어야 찾아온다는 것, 그래서 그 과제에 자기 인생을 거는 사람 앞에 길이 열리는 것이라는 그 깨달음... 그 마음을 다시 회상해 봅니다. 그래서 무모하지만, 길이 열릴 것을 믿고 4차에 걸친 모험을 시작하려 합니다.
이제 거의 모든 것은 다 준비가 되었고, 남은 일은 얼마나 많은 분들이 참석을 해 주시느냐의 문제입니다. 우리 같이 아직 회원 구조가 취약한 모임은 한 번의 토론회도 제대로 해내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회원 3000명이 넘는 좋은교사운동 대표 시절에도 저에겐 한 번의 토론회 동원조차 참 피 말리는 일이었지요. 그런데 기반이 취약한 새 운동을 시작하는데, 사람들 도망가기 딱 좋은 토론회를 한 번도 아니고 4번이나 진행하는 참 무지막지한 일을 계획했으니 무모해도 이런 무모함이 없지요.
텅 빈 자리는 각오한 일입니다. 하지만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썰렁한 토론회가 되지 않도록 힘써 보렵니다. 저의 셈법은 이렇습니다. “4회에 걸친 토론회에 개근 참석하시는 우리 회원들 15분만 있으면 5부 능선을 넘게 됩니다.” 나머지는 부분 참석하시는 회원들이 일부 계실 것이고, 그리고 언론 등을 통해서 오시는 분들, 그렇게 되면 4회 토론회가 꽉 찬 객석으로 마무리되는 것이 전혀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선생님, 스케줄 표를 한번 열어 보시고, 가능하시면 9월 23일~10월 14일 매주 4회 화요일은 눈 딱 감고 사교육걱정없는세상 토론회 일정으로 표시를 해 주시고, 매주가 안되면 가능한 횟수를 표시해 주시고 ‘사전 예약 차원’에서 답장을 주세요. 나 없어도 되겠지 싶은 생각은 하지 마시고, 아무도 없다 생각하시고 이 토론회를 기억해 주세요. 실제로 상황이 그렇습니다. 만일 차고 넘치면 그래서 이제는 그만 해도 되겠다 싶으면 빨리 연락을 드리겠습니다.
20여년 운동을 해오면서 늘 깨닫는 것이지만, 발제와 토론으로 참여하는 마음 못지않게, 썰렁한 토론회에 내 하나 자리를 채워주지 하는 마음으로 토론장으로 오시는 것만큼 소중한 일도 없다는 생각입니다. 꼭 기억해 주세요.
2008. 9. 17.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송인수 올림
※답메일 형태로 참석 가능한 횟수와 날을 알려주세요.(9/23, 9/30, 10/7, 10/14, 6시~9시)
※오실 때 저녁식사는 하지 마시고 오세요. 김밥과 간식을 준비할게요.
※함께 오실 주변 분들 혹시 있으면 그분의 명단도 알려주세요.
※토론회 관련 자세한 내용은 www.noworry.kr 까페를 방문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