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재미있게 읽은 책이 있어서 그 소감을 바탕으로 상담넷 칼럼을 적어보려고 한다.
마크 맨슨의 <신경끄기의 기술>이란 책을 우연히 서점에서 보고 재미있는 제목이라 눈길이 갔다.
“신경을 끄다니.. 왜? 누구에게 향한 신경을 끄라는 거지? ”
심심한데 한번 읽어보자!
이 책은 쉽게 쓰여 졌고 내용이 내가 평소 고민하던 주제와 비슷하여 한번 손에 쥔 책을 놓을 수가 없었다.
책의 목차부터가 신선하다.
Ch. 1. 애쓰지마, 노력하지마, 신경쓰지마
Ch. 2. 해피엔딩이란 동화에나 나오는거야
Ch. 3. 왜 너만 특별하다고 생각해?
Ch. 4. ‘고통을 피하는 법’은 없어
Ch. 5. 선택을 했으면 책임도 져야지
Ch. 6. 넌 틀렸어, 물론 나도 틀리고
Ch. 7. 실패했다고 괴로워하지 마
Ch. 8. 거절은 인생의 기술이야
Ch. 9. 결국 우린 다 죽어
마크는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만을 남기고 나머지는 다 지워버리라고 한다. 제목처럼 신경을 끄라는 것이다. 요즘 너무나 많은 것들이 우리의 신경을 자극하고 신경 쓰이게 만든다. 그럼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이것 또한 어려운 문제이며 사람마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다 다를 것이다. 그런데 아래의 두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이 바로 당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지 알려준다.
당신은 어떤 고통을 원하는가?
당신은 무엇을 위해 기꺼이 투쟁할 수 있는가?
오늘 하루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생각해 보았다.
나는 교사이고 매일 매일 많은 고등학생들을 만난다. 난 그 학생들에게 좋은 교육을 하고 싶다. 그리고 올바른 교육을 위해서라면 그것 때문에 따라오는 고통도 감내할 수 있다. 좋은 교육...그것이 사람마다 다르다. 마크가 6번 챕터에서 말했지만 내가 맞다고 생각하는 것이 타인이 보기에는 틀렸을 수 있다. 내가 생각하는 올바른 것이 타인이 보기엔 바르지 않은 것일 수 있다. 교육이란 답이 없는 것이기에 참 어려운 주제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나의 지향이 좋은 가치를 향하고 있으면 된다는 것이다. 좋은 가치란 1. 현실에 바탕을 두고 2. 사회에 이로우며 3.직접 통제 할 수 있는 것 이어야 한다. 나쁜 가치는 이와는 반대로 1. 미신적이고 2. 사회에 해로우며 3.직접 통제할 수 없다.
한때 나는 학교의 관리자가 빨리 되어서 수업을 하기 보다는 (수업은 힘드니까) 선생님들을 관리하고 학교 행정을 보는 일을 하고 싶었다. 나의 교육적인 비전을 펼치려면 높은 곳에 빨리 올라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좋은 이상을 펼치고자 관리자가 되기 위해 노력을 한다는 것은 결과적으로 점점 학생들과 멀어지는 것이 되었다. 수업을 적게 하는 부장교사가 먼저 되어야 했고, 수업연구보다는 보고서를 만들고 기안문을 만들어 올리는 일에 집중해야한다. 때로는 전시행정도 해야 하는데 이것에 매달리면 매달릴수록 수업에서 학생들과 맺는 만남에는 소홀해졌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내가 이렇게 한다 해도 관리자들이 나에게 좋은 점수를 주지 않는다면 나는 관리자로 올라갈 수도 없다. 위에서 말한 직접 통제를 할 수도 없고, 나를 만난 학생들에게 좋지 못한 영향을 미치게 되며 앞으로 될지 안 될지도 모를 불확실성을 기반으로 한 직위에 매달리는 것이 얼마나 나를 지치고 힘들게 하는지 깨달았다.
나를 매일 만나는 학생들에게 미소로 응답하고 그들의 요구를 들어주며 그들의 어려움에 귀 기울이는 교사 본연의 일에 신경을 쓰는 것이 더 가치 있는 일이란 생각이 들었다. (왜 이것을 잠시 잊었던 걸까?) 매일매일 벌어지는 교실에서의 여러 가지 일들에 신경을 쓰고 수업을 어떻게 하면 잘 할지 고민하며 학생 한명 한명에 관심을 보이는 것..그 이외의 나머지는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교실에서 학생들과 함께 호흡하며 그 순간순간 최선을 다하고 내가 지지하고 있는 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활동에 관심가지고 적극적으로 후원을 하는 것이 교장이 되기 위해서 애쓰고 마음 졸이며 늦은 시간까지 교무실에서 보고서 만드는 일보다 더 가치 있는 것임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이런 통찰을 안겨준 책 <신경끄기의 기술>.. 삶에 버거움을 느끼고 너무 지치고 힘든 분들에게 강추한다.
첫댓글 최근에 열심히 읽었던 책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