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여름 청와대 국민 청원게시판에 청소년의 자해를 막아주세요 라는 청원 글이 올라왔다.
생각보다 빠른 속도로 번지고 있는 청소년의 자해의 문제에 경각심을 일으키는 청원 글이었다. 그런데 이러한 일은 마음은 아프지만 내 주변이 아닌 다른 이들의 일이라 생각을 했다. 그런데 이것은 다른 이들의 일이지만은 않았다. 일주일에 한 번씩 만나러 가는 아이들이 있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한 부모 가정이거나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 아이들이 특별히 다르거나 많은 문제를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보통의 그 또래들이 겪는 어려움이나 느끼는 기쁨, 행복을 느끼며 살아간다.
그런데 지난 주 중1 한 친구의 뜻하지 않은 소동이 일어났다. 얼마 전 자해를 한 사실을 알게 된 다른 친구들이 그 사실을 다른 친구들에게 이야기하면서 자해를 했던 그 친구가 소문을 낸 친구들과 말싸움이 시작되었고, 그것이 좀 격해지는 소동이 일어난 것이다.
그 소동도 문제였지만 더 큰 문제는 그 친구의 자해였다. 이 일을 계기로 청소년들의 자해에 대해 함께 있는 선생님들과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선생님들과의 이야기를 통해 청소년들의 자해에 관한 알지 못했던 여러 가지 사실들을 알게 되었다. 인터넷상에 자해계(자해 사진을 올리는 계정), 자해러(자해를 하는 사람), 우울러(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 등의 단어도 접하게 되었다. 이 단어들을 따라 들어가면 자신이 어떤 방법으로 자해를 하는지, 어떤 질환을 가지고 있는지 등을 sns를 통해 공개하고 공유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놀라우면서도 마음이 아픈 일이었다.
그런데 이들이 이렇게 sns를 통해 공개를 하고 공유를 하는 이유는 익명의 또래 친구들이나 친한 친구들에게 댓글이나 좋아요를 받고 또는 좋아요를 해주기 위해서이다. 그러면서 걱정스럽게 여기는 마음도 전하고, 자해를 한 친구는 누군가로부터 위로를 받는다는 것이다. 가정, 학교 등에서의 답답한 마음을 자해라는 행위로 표현을 하고, 그 마음을 누군가로부터 위로를 받고 싶은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 자해가 한 번의 단순한 자해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두 번 세 번 더해간다는 것이 문제이고, 경우에 따라서는 가장 소중한 목숨을 잃는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왜 청소년들은 자해라는 극단적인 행위를 택하는 것일까에 대한 고민을 우리 어른들은 하지 않을 수 없다. 아니 고민을 하고 이 문제를 아이들과 함께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나가야 할 것이다.
그래서 고민해보았다. 생각만 해도 끔직한 아픔이 느껴지는 그 행위를 왜 할까? 아무리 생각을 해도 그 고민의 끝에 떠오르는 단어는 공감, 사랑, 이해, 관심 등이다. 마음을 헤아려주지 못하는 부모를 비롯한 어른들... 대신 sns을 통해 자해인증을 올리고 같은 아픔을 가진 또래를 찾고, 서로에 대한 걱정을 좋아요로 나타내며 공감과 위로를 받고 있는 것이 지금 청소년들의 현실인 것 같다. 결국 어른들이 쉽진 않겠지만 우리가 그들의 부모이고 우리가 그들을 도와야하는 어른들이기에 아이들의 입장에서 그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관심을 가지고 그들의 마음을 같이 느껴주는 공감이 더 필요하고, 청소년들의 마음을 알아주는 이 방법외의 더 좋은 방법은 없는 것 같다.
지난 주 그러한 소동이 있은 후 그 친구는 현재 병원에 입원을 한 상태이다. 다음 주 그 친구가 퇴원을 해서 만날 수 있다면 그 친구에게 그러면 된다 안된다를 이야기하기보다 먼저 무엇이 자해라는 극단적인 행동을 선택하게 하였는지 물어보아야 겠다. 그리고 그 친구의 마음이 어떤 마음이였는지를 먼저 느껴보아야겠다 라고 다짐해본다. 그리고 그 친구가 따뜻함을 느낄 수 있도록 꼭 안아 주어야겠다 라고도 다짐해 본다.
첫댓글 이 일은 정말 남의 일이 아닙니다. 우리는 당사자가 될 수도 있지만, 목격자가 될 수도 있고 방관자가 될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상처입을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과거에 우리가 당했던 소외를 더 이상 당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이것은 요즘 아이들의 문제가 아니라, 과거에도 있었지만, 우리는 그것에 관심을 가지지 않았습니다. 과거보다 더 나은 세상이 되었으면 합니다.
ㅜㅜ 청소년 아이들의 상황이나 그들의 외로움, 힘겨움등이 느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