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에서 산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우리는 마을에서 살고 있나요? 집에서 살고 있나요?
저는 ‘마을’하면 이런 풍경이 떠오릅니다. ‘응답하라1988’에서처럼 골목에 함께 사는 이웃들이 왕래하며 서로의 살림살이가 어떤지 알고 반찬을 서로 나누는 모습이 떠오릅니다.
또는 고즈넉한 시골의 밥 짓는 구수한 냄새와 아이들이 시끌벅적 노는 소리가 어우러지는 세상 고민할 것이 없을 것만 같은 풍경도 떠오릅니다. 생각만으로도 정겨움이 느껴집니다.
지금 저는 이런 풍경의 마을은 아니지만, 아파트가 많은 곳이지만, 유입된 인구가 예전부터 살아온 인구보다 훨씬 많아진 곳이지만, ‘마을’이라는 공동체를 만들고자 네트워크가 형성된 곳에 삽니다.
제가 사는 곳은 용인시 수지구입니다. 수지구 내 동천동과 고기동의 옛 이름은 “머내”입니다. 1919년 3월 29일 머내만세운동이 일어났던 곳이기도 합니다. 마을 역사지리 연구모임인 <머내여지도>에서 마을의 역사를 찾는 과정에서 만세운동이 일어났던 곳임을 알게 되었고, 작년 마을주민들이 협력하여 만세운동을 재연했습니다. 올해 100주년을 맞아 ‘대한독립’의 뜻을 기리기 위해 또 다시 마을주민들이 모여 준비하고 참여를 이끌고 있습니다. 그리고 3월30일 만세운동을 합니다.
어떤 의미가 있냐고 질문을 하시는 분에게, 저는 잠깐 고개를 숙이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역사책에서 텍스트로 읽는 것보다 몸으로 알아가는 것, 함께하는 모습으로 각인될 수 있다는 것이 의미 있을 것 같다 말씀드렸습니다. 아이들이 마을 곳곳에 있는 도서관에 모여 나만의 태극기를 그리고, 참여하는 사람들과 나눌 태극기를 준비하며, 십시일반 쌀을 모아 군중과 나눠먹을 가래떡을 준비하고, 각자의 재능기부를 통해 홍보물과 깃대를 제작 하는 일련의 활동들은 그야말로 함께라서 가능한 것이라 하겠습니다. 마을 동아리모임으로 풍물과 합창, 밴드, 연극, 댄스 등등의 퍼포먼스가 있을 예정입니다.
정말 역동적이고 활기차게 느껴지지요? 맞습니다.
예전처럼 밥냄새 나는 골목의 풍경은 아니지만, 고즈넉한 마을을 풍경은 아니지만, SNS로 소식을 주고받는 시대지만, 시대의 흐름을 받아들이며 공동체가 나아갈 길을 모색하고, 함께 하고자하는 마을에서 산다는 것은 축복이라 생각합니다.
여러분은 어떤 마을을 꿈꾸고 계신가요?
오늘도 좋은 하루되시기 바랍니다.
3.29머내만세운동 기사입니다.
https://news.v.daum.net/v/20190326185600506
첫댓글 우와~ 부럽네요. 제가 부러워 하는 부분은 살고싶은 마을을 꿈꾸며 그것을 함께 만들고자 하는 모습입니다. 특히 아이들과 함께 하는 모습이 참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