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지난 4월 [어느날 갑자기 가해자 엄마가 되었습니다]를 출간했어요. 공저가 아닌 단독저자로 첫 책입니다. 신문사, 출판사 인터뷰를 하고 서평단을 모집해서 서평글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저의 학교폭력 경험이 다른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쓴 의도를 잘 알아주고 누구든 피해자도 가해자도 될 수 있음을 알았다고 하네요. 교사, 상담사뿐 아니라 학부모들도 읽으면 좋을 책이라고 추천도 해주고 저를 지지해주니 더욱 감사한 날들이에요.
첫 책을 쓰며 학교폭력전화상담도 하고 법원에서 수강명령을 받은 아이들과 집단상담 코리더(보조)로 참여도 하며 비행 청소년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 없을까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을 직접 만나서 상담을 하려면 청소년상담사가 필요할 것 같아 3급 자격증 시험도 봤습니다. 그러다 보호관찰소를 통해 아이들을 상담하려면 자격증이 아닌 각당복지재단 등의 기관에서 1년간의 교육을 받아야만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1년 동안 교육을 받고 나야 자원봉사로 상담을 할 수 있다고 하니 그것보다 제가 할 수 있는 책을 도구로 하는 것이 좋겠다 싶었습니다.
2019년 우연히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서 매년 초 교정시설 독서 강사 지원을 받는다는 것을 모집 기간이 지나고서야 알았습니다. 올해는 꼭 지원하려고 12차시 커리큘럼을 염두에 두고 저와 개인 수업을 하는 중학생의 의견도 듣고 함께 책 읽고 토론을 했습니다. 어떤 책은 막상 해보니 생각보다 별로여서 바꾼 것도 있습니다. 교정 시설이라 함은 성인은 교도소를, 청소년은 소년원을 말합니다. 저는 서울소년원 남학생을 대상으로 1지망으로 지원했습니다. 거리상으로 가까운 것도 있고 아들을 키운 엄마이다 보니 여학생보다 남학생이 나을 것 같았습니다. 코로나19로 모집공고가 늦어져 4월 초에 지원서를 제출했습니다. 지원동기부터 한 차시의 강의안 작성까지 해둔 상태였기에 바로 제출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판 쇠이유인 2인3각이라는 프로그램에 참여해 제주도를 8박9일 위탁보호기관의 아이와 걸었던 경험, 푸른나무재단(구 청예단)에서의 집단상담 코리더 경험으로 비행 청소년의 특징을 알게 되었습니다. 힘과 돈, 안정적인 가정에 대한 욕구들이 많다는 것을요. 그 부분을 책을 보며 토론하고 글을 쓰며 생각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구성했습니다. 교정시설 강의 경험이 전혀 없어 선정될까 싶었는데 감사하게도 선정이 되었습니다. 8월 말부터 시작될 예정입니다.
더불어 7월부터 영천시립도서관에서 인문독서아카데미로 그림책 원작이 있는 영화 강의를 5차시 하게 되었습니다. 기존의 독서 강의에서 매체 세대를 위한 통합독서, 미디어로 확장하고 있던 터라 적절하게 잘 맞았습니다.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강의입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100인강사로 경기도 초등학교 1학년 학부모를 대상으로 미디어를 통한 자녀와의 소통을 주제로 zoom을 이용한 화상 강의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 또한 독서, 미디어, 통합독서와 일맥상통하는 내용입니다.
교정시설 독서 강의는 [낮은 인문학], [희망의 인문학]처럼 인문학 강의를 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소년원에 있는 아이들은 너무 어렵거나 두꺼운 책보다 쉽지만 생각할 꺼리가 있는 책, 영화가 있는 책 등이 좋을 것 같습니다. 책을 보고 글을 쓰는 것은 구본형변화경영연구원 활동을 하며 배웠던 것들도 포함했습니다.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활동했던 내용을 묶어 각자의 문집 형태로 책을 만들어주려고 합니다.
단순한 독서권장과 책 추천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미디어, 매체를 활용한 통합독서와 인문독서이길 바라지만 그렇게까진 어렵고 생각을 키우는 독서쯤으로 주제를 잡고 있습니다. 강의 진행하며 느꼈던 것들, 수강생들의 반응들을 소개할 기회가 있으면 공유해보겠습니다.
첫댓글 선생님의 경험과 지식이 점점 발전해서 새로운 프로그램으로 탄생했네요. 교정시설 남학생들과의 소통이라니;;; 생각만해도 떨릴 거 같은데, 도전하시는 용기에 박수 보냅니다!
사실 저도 떨려요. 설렘의 떨림도 있지만 잘 할 수 있을까의 떨림도 있어요.
선생님, 응원 감사해요.^^ 기회가 된다면 후기 들려드릴게요~~
샘의 행보에 관심이 가고 응원드리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