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주 전부터 JTBC에서 학교폭력 문제를 다루는 아름다운 세상이라는 드라마를 시작하였다. SKY캐슬 드라마를 볼 때만큼 드라마에서 그려지는 아이들과 어른들의 모습에서 섬뜩함이 느껴질 때가 있다. 이 드라마의 영향이기도 하지만 특히 아이들에게 미치는 어른, 특히 부모의 모습에 관심이 높다. 그러던 중 교육청에서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의 연수가 있어 참석을 하였다. 연수가 진행되던 중 어느 학교인지 알 수는 없으나 학부모위원 한 분이 질문이 있다며 손을 들었다.
“장학사님! 학교폭력이 줄어들지 않고 늘고 있으며, 그 수준도 심해지고 있는 것은 인성교육이 부족해서 그런 것 같은데...... 학교에서 인성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에 의구심이 듭니다. 교육청에서 학교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인성교육에 대해 어떻게 확인을 하고 지도를 하고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
이것이 그 학부모위원 질문의 요지였다. 물론 학교에서 인성교육이 어떻게 행해지고 있는지에 대한 궁금증은 가질 수 있다. 하지만 학부모의 질문은 학교에서 인성교육을 제대로 하지 않아 우리 아이들의 인성에 문제가 있고 그로 인해 학교폭력이 점점 심해진다는 것이었다. 얼핏 들으면 맞는 말인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그러면 되묻고 싶었다. 아이들의 인성이 이리 문제가 되는 동안 부모들은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이 질문을 듣는 순간 당혹스러움에 그 학부모위원을 다시 한 번 다시 쳐다보았다. 어떻게 저리 당당하게 부모가 학교에다 아이들의 인성교육과 관련된 부분을 왜 제대로 하지 않느냐고 이야기 할 수 있는지가 매우 궁금했다.
우리 아이들이 주인공이 되어 살아가야 하는 세상에서는 사람의 인성 즉 됨됨이가 더 중요하다고들 이야기 한다. 지식만 가득한 됨됨이가 아닌, 나를 알고 타인을 알아 사람을 이해하고, 그들과 소통할 수 있고, 그래서 더불어 함께할 수 있는 됨됨이가 필요하다. 거기다 무엇보다 자기 스스로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아 스스로 움직이는 주도성과 함께 자신의 생각 말, 행동 등 자신을 돌아보아 자기를 성찰하는 됨됨이가 꼭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많은 부모들은 여전히 아이들에게 일단 머리만 키우면 된다고 강요한다. 머리만 키우고 나면 다른 됨됨이는 저절로 뒤따라오거나 나중에라도 갖출 수 있다고 믿는 것 같다. 이러한 생각에서부터 많은 문제가 야기되는 것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사람의 좋은 됨됨이가 그리 호락호락하거나 쉽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부모교육을 위해 부모들과 시간을 보낼 때 특히 초등학교 부모들과의 만남 때 물어본다. 초등학교 2학년만 되어도 말로 하는 훈육이 잘 통하느냐? 라고 물으면 100이면 100다 통하지 않는다고 한다. 즉 이미 말로 이래라 저래라는 아이들에겐 그저 스쳐지나가는 바람이란 것이다. 다시 말해 어찌 보면 우리 아이들에게 꼭 있어야 하는 됨됨이를 우리 아이들은 제대로 갖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럼 우리 아이들의 인성, 됨됨이를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하여야 할까?
우리 아이들의 인성, 됨됨이가 바르게 자리를 잡을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은 부모들이, 어른들이 바른 인성과 바른 됨됨이로 살아가는 모습을 삶 속에서 끊임없이 보여 주고 끊임없이 경험할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 그리고 아이들의 인성, 됨됨이를 위한 교육은 초등학교를 들어오기 전부터 가정에서 이루어져야 하고, 물론 학교와 선생님들의 몫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초등학교를 들어오고 난 이후라도 아이들의 인성교육의 주체와 책임은 가정이고 부모라는 것을 우리 부모들은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어른들과 부모들이 아이의 인성, 됨됨이를 논하기에 앞서 더 늦기 전에 우리 어른들이 어떠한 됨됨이로 이 세상에 영향을 주고, 아이들에게 무엇을 요구하고 있는지에 대해 각자 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면 왜 우리 아이들의 인성, 됨됨이가 조금씩 무너져 내리고 있는지를 알게 되지 않을까 싶다.
첫댓글 질문한 그 학부모는 나는 잘 시키고 있는데, 남의 집 애들이 문제다, 그 부모한테 가서 따지지는 못하니까 학교와 교육청이라도 나서라, 뭐, 이런 의도였을까요? '인성교육'이란 말 생길 때부터 거부감 들었는데, 말만 있고 실체는 없는 게 인성교육 인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