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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치루는 고3들의 입시 결과는 고등학교 교사 및 학생들, 학부모들에게는 중요한 이야기 거리가 된다. 또 예비고1 학생들에게도 자신이 가고자 하는 학교의 입시 결과는 중요한 선택의 기준이 되어왔다. 수능시험 한번으로 장래에 공부할 학교가 결정되었던 입시를 치뤘던 필자에게 오늘날 다양해진 입시는 새롭고 신선하다. 낯선 것을 접하면 늘 그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공부를 하는 습관이 들어 이 부분에 대해 공부하고 경험한 것을 나누고자 한다.
국가 주도의 대학수학능력시험의 비중은 점차 줄이고 대학이 중심이 된 논술 시험도 줄이면서 새롭게 등장한 전형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학생부종합전형이다. 고등학교가 중심이 되어 3년간의 학교생활을 기록화 하여 그것을 평가의 기준으로 활용하고 자기소개서, 추천서를 참고하여 학생을 평가한 뒤 면접도 본다. 왜 이렇게 절차가 복잡하고 까다로운 입시 과정을 대학은 실시하는 것일까? 그것은 바로 대학이 원하는 인재의 유형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시간과 돈, 에너지가 많이 들더라도 그만큼 우수한 학생을 뽑을 수 있다면 기꺼이 그것들을 투자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그간 학교에서 근무를 하면서 다양한 학생들을 만나왔는데 내신 등급 및 수능점수 몇 점으로는 대변할 수 없는 좋은 능력과 자질을 갖춘 학생들을 보아왔다. 단순한 점수 하나로 그 학생이 누구이며 어떤 능력을 가졌는지 알릴 수 없어 아쉬웠었다. 내신 점수는 다소 낮지만 잘 하는 분야에 대한 역량과 태도를 보일 수만 있다면 좋았을것이란 아쉬움을 남겼던 학생들이 이 전형을 통해서 구제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학생부 종합전형에 어울리는 학생들은 이런 특성을 가지고 있다.
1. 지적 호기심을 느끼는 분야가 확실하고 이 부분에 대한 지식이 많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3년동안 수업을 통해 접한 다양한 지식 중 자신의 가슴을 울린 한 대목을 잡고 깊이 있게 탐구를 한 흔적이 많은 학생들이다. 책을 읽고 관심을 더 확장하거나, 동아리를 만들어 이 부분을 더 구체화 시키거나, 유명 석학의 강의를 들어보는 등의 지적인 탐구의 시간을 갖는다.
2. 인성이 훌륭하다.
인성이라고 할 때 참 다양한 요소를 포함해서 다소 와닿지 않는데 더 좁히면 나눔의 정신이 있다. 경쟁에 몰입되어 있으면 남이 안보이게 마련이다. 그런데 주변 사람들을 인식하면서 자신이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찾고 나누는 것을 습관처럼 하는 학생이 있다. 아주 작은 것이긴 하지만, 에를 들면 이런 것이다. 청소당번이 청소시간에 청소를 대충 하고 급한 마음에 청소도구를 정리하지 않고 달아난 것을 목격했을 때, 그것을 어떤 학생은 차곡차곡 정리하여 청소도구함에 넣는다. 어떤 학생이 커피를 쏟아서 책상 위 책들이 다 커피에 젖어가고 커피를 쏟은 학생은 휴지를 찾으러 혼미백산 뛰어갈 때 묵묵히 책을 들어 치워주고 자신의 휴지로 닦아주는 학생이 있다. 조별 과제를 할 때 일부러 제일 성취가 낮은 학생과 파트너를 하고 자신이 그 친구를 거의 다 도와줘가면서 조별 활동을 마치는 헌신적인 학생도 있다. 이건 누가 하라고 해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 조용히 그러나 지속적으로 일어나는 실천들이다. 이러한 장면을 목격한 교사는 그것을 기록하여 이 학생이 어떤 따뜻한 내면을 갖고 있는지를 쓰는 것이다. 이것은 사실을 기초로 하지 않고는 진정성 있게 기록할 수 없는 부분이다.
3. 글을 읽고 쓰고, 표현하는 것에 재주가 많다.
초등학교를 거쳐 중학교, 고등학교로 학생이 진급을 하면서 습득해가는 지식의 양이 커진다. 이러한 지식을 대부분 활자를 통해 흡수하게 되는데 활자가 낯선 학생들이 있다. 글을 읽고 이해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면 걸릴수록 고등학교 공부는 더 힘들어지는 측면이 있다. 한국말로 된 글도 마찬가지이고 영어로 된 글도 마찬가지이다. lexile(영어읽기능력) 지수가 급격히 올라가는 것을 따라가지 못하면 영어과목도 힘들어진다. 그런데 어려서부터 꾸준히 독서를 해서 글을 받아들이는 것이 자연스러운 학생들이 있다. 이 학생들은 표현력도 좋아서 자신의 생각을 글로도 잘 표현할 수 있다.
이러한 특징 이외에도 다양하고 독특한 학생들이 학생부종합전형으로 대학 입시를 준비하고 통과하고 있다.
학생부종합전형이 아직 공정하지 못하고 학생과 교사, 학부모에게 대단히 많은 부담을 준다는 비판도 있다. 하지만 이 전형은 2019학년도 입시에서 더 확대가 될 예정이다. 전체 대학 입학 정원의 76.2%는 수시로 선발이 되고 23.8%는 정시로 선발이 된다. 이 수시모집 인원 중 24.3%가 학생부 종합 전형으로 선발된다. 학생부 교과 41.4% 다음으로 가장 많은 수치이며 논술과, 실기, 기타가 각각 3.8%, 5.6%, 1.2%인 것을 감안할 때 이것은 대세라고 부를 만 한 수치이다.
그러면 학생들은 어떻게 준비를 하는 것이 좋을까?
1. 사교육발은 NO!
다른사람이 떠먹여주는 밥을 먹는 식의 공부는 더 이상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 자기소개서 1번 문제인 “고등학교 재학기간 중 학업에 기울인 노력과 학습 경험에 대해, 배우고 느낀 점을 중심으로 기술해주시기 바랍니다.(1,000자 이내)”를 사교육으로 공부를 연명해온 학생은 뭐라고 적어야 할까? “저는 학교 수업시간에는 많이 잤어요. 본 게임은 하교 후 대치동에서 시작되었거든요. 학원은 **를 다녔고 족집게 선생님의 강의를 들으면서 요약 정리를 하니 공부가 잘 되었어요. 특히 ## 선생님의 직전 보충은 참 약발이 잘 들어서 내신을 1등급 유지하는 비결이 되었어요(이하중략).”
이렇게 쓸수는 없는 노릇이다.
2. 학교 생활을 열심히 하자.
본인이 의미를 두고 해볼만한 교내활동을 찾아 열심히 활동하고 그것에서 보람과 성취감을 느껴보는 것이 좋겠다. 학교라는 공간을 나의 놀이터라고 생각하자. 선생님과 친구들이 머물고 공간과 지식이 있는 학교는 다양한 실험의 장이 될 수 있다.
3. 나의 생활 태도 및 가치관을 점검하자.
웃는 얼굴을 보면 덩달아 보는 사람도 웃음이 번지듯 나의 감정과 나의 태도는 내 주변 사람들에게 어떠한 영향력을 미친다. 학생들 중 늘 우울한 얼굴로 매사 불평을 하는 학생들이 있다. 이 학생들이 아무리 좋은 성적을 갖춘 학생들일지라도 주변에 사람이 모이지 않는다. 외로움을 이겨가고 힘든 수험생활을 할 때 나와 같은 상황에 처한 친구들이야 말로 좋은 자원이 될 수 있으련만 참 안타깝다. 부정적인 태도는 선생님들의 손길도 거두어들인다.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적극적인 태도로 학교 생활을 하면 좋은 친구, 좋은 선생님들과 만날 기회는 더욱 늘어난다.
4. 내가 그리고 싶은 미래를 자주 생각하라.
꿈을 강요하는 사회에 살고 있는 느낌도 들만큼 요즘 진로 결정을 빨리 해야 한다는 압박이 많이 있다. 그래서인지 장래 희망이 없는 학생들에겐 늘 안타까운 마음을 갖게 된다. 자신의 미래를 직업을 가지고 생각하기 보다는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살아가면 좋을지를 자주 그려보는 것이 어떨까? 자신에 대한 이해, 그리고 직업 세계에 대한 이해가 종합적으로 이뤄져야 진로 결정이 수월하다는 것을 생각하면서 직업 세계에 대한 글이나 간접 경험 등을 해보길 권한다.
다양한 이유로 대학 진학에 대한 요구가 높은 우리 사회에서 입시에 큰 변화가 생겼다. 어느 정도 정착을 하기 까지는 많은 갈등과 시련이 있겠지만 명백한 단점 (한 번의 시험으로 학생의 성취가 평가되는 것이 공정한 것인가? 수능성적이 그 학생의 인성 및 전공 적합성을 말해줄 수 있는가? 어떤 배움의 열망이 있는지 확인하지 않고 성적순으로 선발을 해서 중도 이탈을 하는 학생들이 많아지는 상황 등) 이 드러난 과거 입시 제도는 받아들이기 더 어려운 상황이다. 방식은 좀 더 간소화 되거나 수정이 되더라도 몇 년에 걸쳐 학생부 종합 전형은 큰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란 생각이 든다. 학생부 종합전형에 대해 관심이 있었던 학생과 학부모님들에게 이 글이 조금의 가이드가 되길 기대해본다.
첫댓글 위에서 언급하신 것 처럼, '내신 점수는 다소 낮지만 잘 하는 분야에 대한 역량과 태도를 보일 수만 있다면' 원하는 학과로 진학할 수 있음 좋겠습니다.
잘하는 분야에 대해 관심도 많고 역량과 태도도 갖추고 있지만, 국영수 내신을 2점대 내로 찍지 못하면 모든 교내 대회나 시상에서 제외되고 동아리 등 비교과 활동에서도 소외되며, 학교에서 수시 원서조차도 써주지 않는 것이 현실이네요...ㅠㅠ
정말 순수하게 그 학문에 대한 열정과 역량만으로 원하는 공부를 할 수 있는 날이 올 수 있을까 걱정입니다.
안타깝습니다. 사실 아주 조밀한 성적차이로 등급이 갈리고 있는 상황에서 무자르듯 특정 내신점수대 아이들만 특혜를 받는다면 그건 억울한 일이네요.. 그런데 동아리는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조직하고 운영하는 형태 아닌가요? 정규동아리는 선생님들이 주도하여 만든다고 하더라고 자율동아리는 관심있는 친구들이 모여서 자발적으로 만들고 운영할 수 있는데요. 좀 더 이 부분 알아보시고 활용하셔도 좋을 것 같아요.
@정이지연 자율동아리도 내신이 좋은 아이들이 주도하면 친구들도 서로 참여하려고 하고 반대의 경우엔 같이 하려는 친구가 잘 없답니다. 성적에 따라 학생부의 두께가 달라지는 걸 아이들이 가장 잘 아니까요. 지도교사 선생님도 계셔야 하는데 학생부를 꼼꼼히 잘 써주시는 선생님들은 인기가 높아서 동아리마다 서로 지도교사가 되어달라고 줄을 서는 모양입니다. 아이들도 선생님도 빈익빈 부익부네요.ㅎㅎ
아이를 고등학교에 보내고 보니, 아이를 바라볼 때마다 입시라는 큰 벽 앞에서 기를 쓰고 기어오르는 담쟁이 덩쿨을 보는 것 같아 하루하루가 안타깝습니다...
'한 번의 시험으로 학생의 성취가 평가되는 것이 공정한 것인가? 수능성적이 그 학생의 인성 및 전공 적합성을 말해줄 수 있는가? 어떤 배움의 열망이 있는지 확인하지 않고 성적순으로 선발을 해서 중도 이탈을 하는 학생들이 많아지는 상황 등'에 동의해요^^
내신이 되야 저런 학생들도 좋은 기회를 얻을 턴데요.무엇보다.성적이되야 원서 써주시잖아요